중동지역 사업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아랍인 스폰서'

두바이 국제 공항 (사진:김선규 제공)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지난 시간에 아랍인들이 체면을 중시하여 남들에게 좋은 모습을 잘 보이기를 원하고 손님접대에 체면을 차리는 모습을 이야기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중동지역 사업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아랍인 스폰서'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특히, 중동 브로커들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아는 왕족' 이야기도 겸해서 진행하겠다.

■ 아랍인 스폰서, 왜 필요한가?

우리는 처음 GCC 지역 아랍 국가에 나가게 되었을 때, 그 지역에서 사업이든 활동이든 무엇을 진행하려면 거기에 따라서 현지인이 보증(스폰서링)을 해 줘야만 적법한 비자 및 거주허가 (이까마)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다. 거기다 사우디의 경우는 아예 스폰서가 없으면 입국 비자신청 자체가 안 된다. 현지인의 스폰서링이 없다면 입국 공항에서 3주짜리 관광 비자를 구입해서(카드만 받는다) 움직여야 하며, 일정이 길어져서 비자 연장을 할 때마다 이민국에 가서 연장하면서 수수료로 생돈과 시간이 깨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나중에는 3개월이 지나면 1박 2일로 이웃국가에 갔다 와야 하며, 그리고 나서 재입국할 때 다시 3주 비자를 돈을 주고 사서 입국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야 그냥 출장비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나 다른 빈국의 경우 이 비용은 끔찍하게 큰 돈이다. 따라서 현지에 출장을 가는 사람이면 모를까, 장기간 체류하며 여러가지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현지인 스폰서는 무조건 갖춰야 하는 필수요소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아랍인 스폰서 이외에도 현지 외국인이 다른 외국인을 스폰서링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스폰서를 둘 경우에는 아랍 스폰서만큼의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사기의 위험이 농후하므로 절대! 이들을 스폰서로 두면 안된다. 현지 사업은 현지 스폰서와 진행하는 것이 철칙이다. 문제는 이 아랍인 스폰서가 그야말로 나의 조력자가 되면 좋은데 현실은 애증의 관계 (사실은 증오의 관계)가 되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는 것이다. 아랍인 스폰서들의 경우, 스폰서링을 해주는 외국인이 많다는 것이 곧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스폰서는 당연히 대기업, 다국적기업 및 영미권의 유수의 기업을 자신의 스폰서링 아래에 두기를 원하며 이는 평민부터 왕족, 심지어는 국왕까지도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주목하여 우리의 형편과 처지에 맞게 아랍인 스폰서를 찾아야 한다. 우리가 별 볼일 없는 중소기업일 경우, 스폰서가 너무 급이 높으면 우리를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고 파토내는 경우도 흔하며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알고 보니 현지에서 아무것도 아닌 평민인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스폰서를 찾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괜히 자신이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왕족 스폰서를 찾겠다고 떠들고 다니다가 나중에 아라비아 사막에서 흔적도 찾지 못하게 되는 수가 있다. 여러분은 절대 이런 스폰서 브로커를 믿지 말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여 적절한 스폰서를 재주껏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 스폰서 간의 경쟁

중동국가 현지의 사업에서는 스폰서들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부여된다. 지사의 소유권에도 스폰서가 더 큰 권한을 가지며 필요 시 스폰서는 외국인과 지사를 추방하고 그 자산을 몰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아랍인 스폰서들은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의, 혹은 자기 급보다 더 높은 외국업체를 잡아서 한몫 잡으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아랍인도 상당히 흔하다. 실제로 예전에 토요타가 현지 평민과 스폰서링을 하여 왕족이 빼앗으려 했으나 토요타 측에서 의리를 지켜서 그 왕족이 망신만 당하고 스폰서는 지역의 재벌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스폰서 제도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특히 어떤 글로벌 회사가 스폰서를 찾는데 왕족들과 경쟁이 붙을 경우, 그 나라에서 그 회사는 핫 이슈가 되며 그야말로 온갖 인종의 사람들이 영혼을 끌어내서라도 그 회사의 스폰서가 되기 위해 줄을 서게 된다. 이들에게 있어서 외국계 회사는 그야말로 자신의 팔자를 고칠 수 있는 '로또'가 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큰 돈을 들이고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 간신히 계약한 스폰서가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그냥 매월 스폰서 수수료만 꼬박꼬박 떼어먹는 존재가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설상가상으로 스폰서가 다른 아랍인 스폰서와 수수료 경쟁이 붙게 되면 하는 일 없이 매달 나가는 스폰서 수수료를 올려달라고 하는 사태도 발생하며, 실제로 아랍인들은 자신이 스폰서링 하는 회사를 그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위신을 높여주는 수단으로만 보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왕족들끼리 싸움이 붙을 경우 이 수수료는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을 다 피해가면서 스폰서를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백사장에서 보석 찾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상태로 중동에 나가는 기업들은 온갖 사기와 협잡의 희생양이 되어 작게는 돈을, 크게는 회사의 직원을 볼모로 잡아둔 채로 그 지역을 철수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중동사업을 진행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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