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너마저 안된다고 하는 거냐 – 해외 상장 길이 막히다
너, 회계해라 – 사우디 아람코, 회계투명화를 시작하다

[컨슈머와이드-김선규]  ■ 일본, 너마저 안된다고 하는 거냐 – 해외 상장 길이 막히다

마지막 희망을 안고 일본 IB들을 만나러 간 MBS, 미즈호를 비롯한 수많은 IB들을 다시 만났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측도 한결같이 시총 2조 달러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아래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화체로 내용을 기술했다)

- 일본 IB들: 왕세자 저하. 우리 도쿄에 사우디 아람코를 상장하고 싶으십니까?
- MBS: 이젠 니들 말고는 되는 데가 없을 거 같어. 정말 나 하나, 아니 우리나라 살리는 셈 치고 좀 해주라. 응? 기름 많이많이 퍼 줄께.
- 일본 IB들: 기름은 많이많이 주시면 아리가또이무니다. 그런데 왕세자 저하, 시가 총액 2조 달러는 좀 무리입니다. 

- MBS: 하…  진짜 안되는 거니? 나 왕세자야 얘들아. 이번 건 안된다고 하면 내 체면은 다 무너지고 백성들이 난리치는데…  우리나라 폼생폼사인거 너 다 알잖아? 지금 종교지도자들부터 다른 친척들이 날 얼마나 까대고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는지 아는 거니, 응?
- 일본 IB들: 왕세자 저하,  홍콩 애들이 못한다고 하면 우리도 안돼요.
- MBS: 아니, 이런 놈들을 보았나! 니들 진짜 기름 안 받아도 된다 이거야 앙!
- 일본 IB들: 지금 이란에서 또 유전 마냈어요. 기름 많이 나와요. 살 데 많은데 그런 말 하는거 아니예요.
MBS: 아오 이것들이 진짜. 그래 니네랑도 끝이다, 끝!

결국 해외 상장을 위한 시장조사에서 MBS는 전세계적으로 IB들에게 개망신을 당하고 만다. 하다하다 지친 MBS, 이번에는 이웃에 있는 그래도 외국 (그래봐야 유럽은행들이지만)을 잘 아는 아랍계 은행들에 간다.

- MBS: 아쌀람 알라이쿰 친구들.
- 아랍계 은행: 와 일라이쿨 아쌀람 친구. (담당자가 왕족이다. 얘네는 급이 맞지 않으면 어지간해서는 안 만나준다.) 
- MBS: 보자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고…
- 아랍계 은행: 하비비, (‘친구 혹은 짜샤’ 같은 뜻. 여자가 남자한테 하면 ‘자기야’라는 뜻…), 소문 다 났어. 아람코 시총 2조달러 만들어서 상장한다고 했다며? 양키 애들이 얼마나 비웃고 다녔는데.
- MBS: 아니, 시총 2조 달러, 그거 그냥 서류로 만들면 되는 거 아냐. 그거 하나도 못 만들면서 무슨 IB라고 하는 거냐 솔직히.
- 아랍계 은행: 야, 니가 맨날 말만 하면 다 되는 세상에 살아서 그런 건 생각도 안해 봤냐? 주식판은 전쟁터야. 니네 집 안방이 아니라고!
- MBS: 아니, 아람코가 솔직히 뭐가 빠지는게 있어? 그런데 이것들이 그걸 몰라주는 거 아냐!
- 아랍계 은행: 야, 솔직히 아람코 통장에서 돈 빼내가는 니 형제친척이 한둘이야? 그런데 주식하는 애들이 그런 회사에서 자기들 배당금으로 빼갈 돈이 있는지 확인하는 거 당연한 거 아냐. 나 같아도 니네 아람코 못 믿어. 차라리 우리집 회사라면 모를까. ADNOC (아부다비 석유회사)이라든가 QP (카타르 석유공사)라든가…
- MBS: 야이씨, 니네 우리 사이즈에 비하면 뭣도 아닌 주제에 돌려까기 하는거야!
- 아랍계 은행: 아아 그러니까… 니가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거라고. 뭔가 일을 하려면 형식과 절차라는 걸 만들어야 되잖아. 그런데 넌 말만 하면 다 되는 상황이었으니 그걸 모르는 거고. 그걸 아는 애를 찾아가서 시키라고 이 친구야. 
- MBS: 누구한테 가면 되는데?
아랍계 은행: 니네 아람코 CEO 말야. 일가친척인 회장 말고. 걔가 보통내기 아냐. 그런 애라면 절대 고스톱 쳐서 그 자리 간 거 아니라고. 걔한테 준비작업을 시키라니깐…  해외 상장은 회계장부 3년치가 깨끗해야 한다는 거 있지 말라규~~~. 

이렇게 MBS는 친구들한테까지 호구 잡혔던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만난 세계 유수의 IB들의 명단이 다음과 같다.

 

이들 IB들은 추후 아람코 IPO의 역할을 표와 같이 수행하게 된다.

■ 너, 회계해라 – 사우디 아람코, 회계투명화를 시작하다

MBS는 무너지는 억장과 친구들로 인해 뚫어진 지갑과 마음을 들고서, 피눈물을 머금은 채 어쨌든 친구들 말을 듣고 난 뒤에 아람코 본사가 있는 담맘으로 간다. 그리고 아람코 CEO인 아민 나스르를 부른다. (아래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화체로 내용을 기술했다)

아민 나스르/ 사진: 페트롤륨 이코노미스트 제공<br>
아민 나스르/ 사진: 페트롤륨 이코노미스트 제공

- MBS: 아민, 잘 지내고 있지? 
아민: 아유,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그저 아람코의 발전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또 무슨 트집을 잡으려고….)
- MBS: 내가 제대로 된 일을 좀 주려고 하는데 할 수 있어?
- 아민: 무슨 일이신가요? (어려운 거만 주지마라…  특히 니 용돈 달라는 거…)
- MBS: 아람코 회계장부, 누가 봐도 믿을 수 있게 할 수 있어? 양키 넘들이든 누구든 간에 봐도 납득가게 말이지.
- 아민: 이전에 지시하셔서 하다가 살만 왕께서 빠꾸시키셔서 정지했잖습니까. 지금 당장은 어렵고 다시 가동하는데 시간을 주셔야죠. (그런 거는 왕실에서 돈만 안 들고 가면 개꿀이지)
- MBS: 얼마나 걸리는데?
- 아민: 정말 모릅니다. 다 확인해 봐야 하거든요. 왕명으로 우리 회계 발표 안 하는 거 아시잖습니까. (장부는 다 가라라규. 왕족들이 우리 회사 와서 어디 한 두푼 들고 갔어야지.)
- MBS: 이제 그거 안해도 돼. 상장하려면 무조건 투명경영이야. 우리도 국제규격 그 머시기냐..  IF…
- 아민: IFRS 말하시는 거죠? 지금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그거 땜에 빵꾸난 돈 숨기기 얼마나 힘든지 아냐규!!)
- MBS: 이제는 아람코 상장하고 진짜 제대로 국제적인 신뢰 받아야 되니 왕족들 돈셔틀 그만하라고. 그 동안 돈셔틀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어?
- 아민: 아유, 말도 마십쇼, 지난 주도 다른 왕자들 라스베가스 카지노 대금 갚느라…  아 죄송.
- MBS: 뭐 됐고. 알고 있으니 종친들은 내가 얘기 잘 해서 돈 아껴쓰라고 할께. 돈 막 집어가는 애들 있으면 말해. 내가 리츠 칼튼에 또 한번 보내줄께. (여러분은 아실 것이다.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 아민: 그렇게 막가지는 않으셔도 되고…  기한을 언제까지라고 하셨습니까? (아니 그렇게 말하면 불안하잖아.)
- MBS: 올해안에 3년치 만들어라.
- 아민: 죽여주십시요 저하. 때려 죽여도 그건 못합니다. 1년치라면 모를까… (그냥 내 배를 째라.)
- MBS: 네 입으로 1년치라고 이야기했겠다. 그럼 올해 장부부터 그렇게 하도록 하라. 빵꾸난 돈은 어느 정도 보전할 테니 이야기하고.
- 아민: … 해보겠습니다. (괜히 1년이라고 했네… 아 짜증…)

이리하여 불쌍한 아람코 CEO 아민 나스르는 회계팀에 IFRS와 각종 장부를 다시 가동을 했다. 그리고 부랴부랴 2019년 3분기 자료까지 만들어낸다. 그리고 나서 MBS는  나름대로 공모주 상장 같은 것들을 열심히 배우기 시작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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