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 이란의 설 '노루즈' 풍경도 바꿔
이란의 경제에 가장 큰 타격 입힌 것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노루즈의 상차림 하프트 신 (Haft sin) (사진: 네이버 백과사전 )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이슬람권은 이슬람 절기인 라마단, 이드 알 피트르, 이드 알 아드하나 예언자 무함마드의 생일 등 주요 명절을 지금도 자체적인 음력을 가지고서 계산해서 지내고 있다. 이란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기본적인 절기는 지키지만 이전 페르시아 제국 시절의 서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일대, 즉 시아파 무슬림들과 그 주변국, 아프가니스탄과 페르시아계 무슬림들이 많은 지역, 터키나 아제르바이잔 등은 우리의 구정과 같은 '노루즈'라는 절기를 지키고 있다.

노루즈는 새 날이라는 뜻이다. 이슬람이 들어가기 전에 있던 조로아스터 교를 믿던 시절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을 새해의 첫날로 여기는 전통을 지금까지 지키는 것이며, 순니파 무슬림들은 이교도의 명절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루즈를 치를 때는 우리의 설날과 마찬가지로 새 옷을 입고 목욕하고 가족이 모여서 덕담과 인사를 하고 우리의 제사상 차리듯이 여러 음식과 상징물로 상을 차리는 하프트 신(Haft sin)을 하는 등 우리의 설날과 유사한 것이 굉장히 많다. 일반적으로 노루즈 절기는 2주를 지킨다고 하고 있으나 실제로 현지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면서 그보다 더 길게 3주 가까이 혹은 아예 한달을 통으로 노는 경우도 가끔 보이는, 그야말로 페르시아 시절의 전통풍습이라고 할 수 있다.

■ 코로나바이러스가 바꾼 '노루즈' 풍경

이란은 지난 40년 가까운 미국의 독자 경제제재 및 유엔 경제 재재로 인하여 현재 경제가 완전히 피폐해진 상황이다. 거기에 작년 5월에 발동된 원유수출 제재 때문에 이란의 경제는 완전히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의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이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이다.

이란은 최근 중국과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던 지역이며 한때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나라이다. 이란은 지난 3월 25일자로 이동금지령을 발령했는데 이때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는 2000명을 돌파하였다. 이란 역시 아랍권 사람들의 인사인 카슘-마흐 같은 접촉성 인사를 많이 하는 데다 대가족이 모여 사는 것 때문에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쉽고 거기다 경제의 낙후로 인하여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는 거기다가 노루즈로  가족방문, 관광 등을 목적으로 집을 떠난 국민은 자신들의 거주지로 신속히 복귀하라는 요청을 내리게 되었다. 이란은 각 주(州) 별로 자동차 번호판 앞의 숫자가 다르므로 등록지를 식별할 수 있으며, 이들 차량들이 타 주를 들어갈 수 없게 막은 것이다. 이는 노루즈 기간 중에 가족들이 대단위로 이동하면서 여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하여 3월 19일에 시작한 노루즈를 맞는 이란 국민들은 참으로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여러가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아닌 일반 서민들이다. 이들은 장기간 일하지 못하게 될 경우 가정경제가 황폐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실업률이 엄청나게 높은 이란에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부를 수 있다. 이란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란 보건부는 어쩔 수 없이 지역폐쇄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슬람 지역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추이는 이들의 생활과 관습, 그리고 종교까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선규 

美 미시간주립대 경영대 졸업 (Marketing)
주한 미군사업 11년, 중동사업 15년 경력

현) 주식챔피언 SC 글로벌센터 소장
현) MTN <굿모닝 글로벌 530> 출연 (해외 선물 가이드), <이슈앤뷰> 출연

현) 이데일리TV <빅머니>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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