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의 경제와 그 동안의 행보에 관한 이야기

(사진:김선규 제공)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이번에는 오만의 경제와 그 동안의 행보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 오만, 개혁정치와 산유국의 영향력의 조화

오만은 원래 이전부터 노예무역으로 성했던 오만 제국에서 파생한 나라였다. 실제로 동아프리카에 있던 상당 수의 흑인들을 납치 혹은 해적질로 포획한 후 주변국에 노예로 팔았던 오만 제국 시절의 오만은 주변국들에 미움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란과 사우디, 그리고 주변 국가들의 분쟁을 조절하는데 절묘한 역할을 하는 국가가 되었다.

그래서 오만의 별명은 '중동의 스위스'이다. 지금은 카부스 국왕의 사촌 동생인 하이쌈 국왕이 통치하고 있지만 카부스 국왕의 강력한 통치력과 개혁정책으로 말미암아 오만은 상당히 자유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이 나라가 수니파도 시아파도 아닌 이바디파라는 또 다른 종파의 이슬람을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 이바디파의 교리는 다른 종교에 대한 자유를 인정하고 이교도들이 이슬람을 믿지 않아서 지옥에 가는 것은 자기들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방임하는 것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오만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교회, 카톨릭, 아랍 정교회, 불교 등등의 여러 종교시설들을 아예 국가가 지원해서 지어주고 있다. 물론 속으로는 이교도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 별다를 것이 없지만 미군과 영국군이 같이 주둔하고 있는 것을 보면 수니파나 시아파 국가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현실감각이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또한 GDP의 75%가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산유국이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경제다변화를 시도하여 그래도 국내 산업을 어느 정도는 육성을 해낸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고, 채굴단가조차 주변국들에 비해 비싼 편이라 저유가가 오게 되면 타격을 크게 입는 편이다. 

■ 산유국 적자의 현황을 보여주는 '오마나이제이션'

지난 4월29일 오만 언론국에서는 자국의 노동력을 개발하기 위한 일환으로 국영기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오만 국적 내국인으로 대체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추가로 오만 정부는 일반 사기업에서 오만 국적인의 해고를 금지하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영구적 해고'를 권고하는 명령을 발표하여 46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추방되고 오만인의 실업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의 '오마나이제이션', 즉 귀화정책의 일환으로 오만 국민 중 취업자 수와 직업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문제는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발생한 '저유가' 상황이다.

아랍에미리트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서 국채를 발행할 때 최소 A 혹은 AA의 신용등급이 나오는 것과는 달리 오만과 바레인은 국채의 신용등급이 정크등급으로 나왔다. 그것도 주요 신용평가사 3개사에서 매긴 신용등급이 한결같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오만은 산업다변화를 애쓴다고 했음에도 실제로는 석유산업에 너무 안주하고 주변 산유국들 같이 국부창출 창구의 다변화를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카부스 빈 사이드 전 국왕의 외교력과 통치력에만 의존하였기 때문이다. 오만은 지난 2015년도부터 저유가로 돌입하면서 적자재정이 커져갔고, 거기다 카부스 전 국왕의 건강도 이 시점부터 나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경제로도 내리막으로 들어선 상태였다. 금년 오만은 10~12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려고 하는데 이는 15%의 적자재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일 이 국채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팔리지 않을 경우 주변 국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주변국들이 오만을 보는 시선도 영 곱지는 않다. 이들 산유국들도 국채를 발행하면서 허덕거리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자원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인광석으로 부자가 되었다 인광석이 고갈되자 최빈국으로 떨어졌던 나우루의 이야기를 할 때 쓰는 말이다. 과연 오만은 나우루의 전철을 밟는 첫번째 산유국이 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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