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 이야기 Ⅳ ... 사우디 아람코 상장 이야기 (8)
[칼럼] 중동 이야기 Ⅳ ... 사우디 아람코 상장 이야기 (8)
  • 김선규
  • 승인 2021.03.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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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캡처)

[컨슈머와이드-김선규]  ■ 기름값아 왜 안 올라가니 – OPEC과의 공조, 그리고 따르지 않는 행운

그렇게 해서 열심히 사우디 아람코 상장 준비를 하면서 한편으로 조금이라도 더 쉽게 시총 2조달러를 만드는데 혈안이 된 MBS, 유가의 정상적인 조정(이라고 쓰고 '담합'이라고 읽는다)을 위해 OPEC+ 회의를 하러 갔는지만 산유국들의 회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그 중에서 GCC 국가들의 불만이 더 컸는데 이유는 러시아와 그 동맹국들, 그리고 아프리카의 못사는 산유국들이 자꾸 감산 목표를 어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도 서로 자기들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난리를 치고 있었고 감산 쿼터에서는 자기들은 한방울이라도 더 퍼내서 기름을 팔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회원국들, 그 중 러시아는 얄미운 존재였다.

그런데도 사우디 아람코 시총 좀 올려보려고 OPEC+ 회의에 나온 MBS는 좋게좋게 자신이 통크게 감산을 크게 진행했지만, 결국 배신하는 회원국 때문에 자기 살을 깎아 먹어가며 (어떨 때는 자신의 감산쿼터의 3배 가까이 감산하기도 했다) 유가를 지키려니 속은 썩어 문드러졌다. 

그런데 여기서 유가를 올릴 호재가 터졌으니, 2019년 5월 러시아의 동서 송유관 오염사태가 터진 것이었다. 시베리아의 야매 정유업자가 송유관 기름을 도둑질하려고 기름을 빼면서 거기에 몰래 염화 화합물을 넣은 것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 염화 화합물은 정유공장에 들어가면 정유과정에서 염산이 되면서 기계들을 전부 녹여버리기 때문이었다. 푸틴과 석유장관, 황급히 파이프라인 잠그고 청소를 들어갔는데 그 구간이 물경 800km. 최소 4개월 동안은 시베리아 기름을 쓸 수 없는 상황에 갔다. 푸틴은 뭐 씹은 얼굴이 되었고 MBS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는데 문제는 기름값이 잠깐 오르다 말았다는 것이다. 기름값이 오르자 미국 셰일업체들이 때는 이때다 하고 채굴한 기름을 시장에 풀어버리는 것이었다. 정말 MBS 입장에서는 하늘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하늘이 MBS를 버리지 않아서 9월에 이번에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라고 추정)들이 드론을 띄워서 아부카이크 유전 터미널에 자폭테러를 한 것이었다. 이렇게 되니 MBS는 웃으면 안되는데 웃음이 절로 날 수 밖에.  ‘알라가 날 버리지 않았구나’ 하고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기름값이 갑자기 붕 떴던 것이다. 그런데,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연락을 해 온다. (아래는 내용의 이해를 쉽게 돕기위해 대화체로 기술하였음)

- 트럼프: 어이 왕세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소. 저 꼴통 후티 반군 시아파 애들이 드론으로 유전에 공격했다고 들었는데?
- MBS: 아이고 대통령 각하. 위로의 말씀에 제가 감동입니다. 며칠 안에 곧 고칠 겁니다.
- 트럼프: 에이, 보니까 정유탑이랑 터미널 터졌던데? 터미널 복구 땜에 고민이겠네? 내가 도와줄까?
- MBS: 아, 아닙니다. 어떻게든 저희가 정리해 보겠습니다. 얼마 안 걸린다니깐요.
- 트럼프: 언론에 대충 이야기한 거 말고 솔직히 말해. 이미 우리 CIA 애들이 나한테 다 이야기했어. 그거 고치는데 몇 달 걸린다며? 그거 우리한테도 좋지 않은 소식이야. 내가 아주 통 크게 도와줄께.
- MBS: 아니 안 도와주셔도 되는데… (그거 도와주면 아람코 시총 올리는게 도루묵이 된다고요 이 영감아 하지 말라고…)
- 트럼프: 아아, 걱정말고, 내가 우리 전략비축유 화끈하게 풀어줄께. 내가 우리 왕세자 얼마나 사랑하는데 말야! 말만 하라고 말만! 대신 외국원조로 주는 거니 시세대로 돈은 줘야 된다. 알지? 뭐, 어차피 지금 석유 싸잖아.
- MBS: ㅠㅠ (아니, 내가 보내준 전략비축유 석유로 생색내는 거야?)
- 트럼프:  언제든 문제 생기면 말만 해. 우리가 막 밀어줄께.
- MBS: ㅠㅠ (야 이 영감아!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니깐!!!)

결국 유가는 2주도 안되서 다시 이전 가격대인 50달러대로 돌아가 버렸다.

■ 누가 아람코를 싸구려라고 했어! – 심기일전, 다시 외치는 시총 2조 달러

아민 나스르 CEO를 열심히 갈구고 이렇게 알라도 안 도와주는 유가를 어떻게든 올리려고 버텨가며 악전고투로 나름대로 아람코 상장을 준비한 MBS는 다시 이전의 미국 IB들을 불렀다.  (아래는 내용의 이해를 쉽게 돕기위해 대화체로 기술하였음)

- MBS: 여봐라, 다 모였냐?
- 미국IB: 예 왕세자 저하. 이번에는 뭐 하시려고 부르셨습니까?
- MBS: 일단 우리 사우디 아람코, 회계서류 좀 제대로 만들려고 목표를 잡았다. 아직 작업 중이다. 
- 미국IB: 그럼 3년치 회계자료를 다 만든 것으로 보아도 되겠습니까? 그럼 이제 IPO 이야기가 되겠군요. 감축드립니다.
- MBS: 아냐!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올해 것만 했다고 올해 것만. 아직 제대로 만든 건 3분기 치라고 (이때가 2019년 9월이다.)
- 미국IB: 에이, 그럼 국제상장 못한다니깐요. 이전에 다 알아보셨다고 친구가 그러든데…
- MBS: 그 친구한테 삥을 뜯겨가며 배워서 여기까지 왔다. 당장 꿇어 이것들이! 니들 지금부터 툴툴거리면 IB 명단에서 뺀다고 했다 분명히.
- 미국IB: 아유, 알겠습니다. 그러면 요구사항이 무엇이신지…
- MBS: 일단 상장, 2단계로 한다. 우선 사우디 선 상장, 후 국제 DR (직접등록. 기존 증시에 상장한 주식을 다른 나라 증시에 직접 등록하는 방식임) 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DR 발행 시점은 타다울 상장 후 회계 3년이 차서 등록요건 갖추면 그때 진행하겠다.
- 미국IB: 아유, 완전 괄목상대이십니다. 왕세자 저하! 이전에는 완전 아무것도 모르시는 거 같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어려운 거까지 다 이야기하십니까!
- MBS: 너 누구야? 메릴린치야? 여봐라 쟤 IPO 감사기관 자리에서 빼라 빼!
- 메릴린치: 아유, 왜 그러십니까 저하. 엄청난 지식에 제가 감복할 지경이라니깐요.
- MBS: 한번만 더 돌려까기만 해봐라, 전부 없던 일로 할테니까,  알겠어?
- 미국IB: 얘 저하.
- MBS: 일단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내가 아람코 시총 무조건 2조 달러 만들어서 상장한다고 했지? 근데 애들이 전부 다 그거 안된다고 한 것 안다. 그래서 나도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 미국IB: 어떻게 말씀입니까?
- MBS: 니들이 이야기하는 게 유가가 너무 낮아서 그런 거잖아. 그러니 일단 앞으로 기름값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결정하자. 그리고 정 안되면 상장하고 시총 2조 달러를 만들 계획을 해봐라.
- 미국IB: 네?! 그럼 IPO 안하시는 겁니까? 지금 기름값이 폭등할 조짐은 없습니다. 셰일오일이 너무 넘쳐나고 있는데 어느 세월에 가능하겠습니까? 상장해도 시총 2조 달러로 끌어올리는 거는 지금 상황에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 MBS: 누가 그거 모른대? 내 말은 일단 지금보다 기름값 올랐을 때에 어떻게 할 것인지 보자는 것이지. 이미 말한대로 국내 상장은 금년 내에 무조건 진행이니 우리 CEO하고 진행해라.
- 미국IB: 그럼 바지사장, 아니 아민 나스르 사장님하고 이야기하면 되는 건가요?
- MBS: 너, 우리 아민을 바지사장이라고 했다간 빼 버릴 거다. 우리 CEO가 보기보다 엄청 야무지고 일 잘한다고. 아민, 누가 너보고 핫바지라고 하면 당장 빼버려라. 네가 나보다 이쪽 일을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일 진행하고 문제 생기면 이야기해라. 
- 아민: 예 저하. 자, IB 여러분, 이쪽으로 모여서 타다울 상장 회의합시다….

이리하여 MBS와 아민 나스르 콤비는 IB들을 휘어잡으면서 서서히 제대로 된 상장 준비를 진행하게 되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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