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 이야기Ⅱ...우리가 알지 못한 아랍인(9), '카팔라와 아랍인'
[칼럼] 중동 이야기Ⅱ...우리가 알지 못한 아랍인(9), '카팔라와 아랍인'
  • 김선규
  • 승인 2020.11.02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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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팔라 제도, 해외이주노동자관리법
카팔라 개혁의 신호, 사우디의 카팔라 폐지 선언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이전 기사에서 여전히 많은 아랍국가, 특히 GCC 국가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엄청나게 열악한 처우와 환경 속에서 끔찍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시간에는 GCC 국가들에서 만연한 카팔라, 즉 이주노동자 관련법과 이에 관련한 아랍인들의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 지체 높은 아랍인이 어찌 일을 하겠는가 – 카팔라

체면이 밥보다 중요한 아랍인들의 문화에서, 그리고 현대 산유국인 GCC 국가에서 아랍인들이 일하는 것은 “나 거지가 되었소”를 선언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랍인은 죽으면 죽었지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 물론 과부나 고아, 혹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노인들의 경우, 이슬람 사회에서는 ‘자카드’라고 하여 자선을 위한 기금, 그리고 여러가지 정책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최소한 이들 GCC 국가에서는 구걸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눈에 많이 띄지는 않으며, 또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스크에서는 엄청난 자금과 물자를 풀고 있다.

그럼 이들 아랍인들의 일은 누가 하는가? 바로 이주노동자들이 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 이주노동자들을 들여오는 시스템이 바로 해외이주노동자관리법, ‘카팔라’가 되겠다. 카팔라는 사우디, 카타르, UAE,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의 GCC 국가만이 아니라 중동 북아프리카 (MENA) 지역의 모든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통적인 외국인 관련법인데 이 법의 문제는 바로 이주노동자들을 노예 수준으로 부려먹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일단 이전에 이야기한 대로 스폰서링을 아랍인 혹은 그 아랍인을 대리하는 그 지역의 이까마를 가진 외국인이 스폰서가 되는데 이 스폰서의 허락 없이는 출국, 이직이 불가능하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이직은 바로 스폰서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 스폰서 (전 직장)의 동의 없이는 이직을 할 수가 없다. 출국을 할 때도 스폰서의 출국 허가를 받지 않으면 출국할 수가 없다. 즉, 스폰서의 허가 없이는 죽기 전까지 그 나라를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제도 때문에 이전 70-80년대의 한국 근로자, 동남아시아나 후진국에서 온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그래도 자국과 비교할 수 없는 돈을 벌기 위해서 오늘도 가혹한 노동을 하며 하루를 버텼고 또 지금도 보내는 것이다.

70-80년대 중동 파견 한국 근로자 / 사우디 근무 중인 인도 근로자 (사진:김선규 제공)

■ 카팔라 개혁의 신호 – 사우디의 카팔라 폐지 선언

그런데 사우디에서 이 카팔라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온라인 경제매체 마알에서 카팔라 제도를 사실상 없애는 노동개혁안을 11월 중에 발표한다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 스폰서 제도는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출국 비자 제도의 폐지 여부이다. 출국비자 제도는 자신의 근무지 (직장 혹은 소속 가정의 아랍인 세대주)에서 허가를 받지 못하면 출국이 되지 않는 제도이므로 스폰서 제도가 사라지더라도 출국비자 제도가 존재한다면 이것을 그냥 제도를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사우디에서 카팔라 제도를 없애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유가로 인한 경제 악화와 실업률 증가를 커버하기 위해 더 이상의 외국인 노동력을 받지 않고 현지의 사우디 평민들 중 저임금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여 그들의 일을 대체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도 있다. 물론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여러가지 개혁적인 정책을 펴고 있으므로 이런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노동개혁안 역시 서구 국가들에 준할 만큼의 노동법과 여러가지 혁신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으므로 아직까지는 사우디의 노동개혁안에 대해서는 확정된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말할 수 없도록 가혹한 환경과 처우 아래에서 노동을 하고 있고 갖가지 폭력과 임금체불, 그리고 여권의 압수 등의 인권 유린 상황 하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므로 이를 개혁하려는 노력 그 자체는 높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카팔라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으며, 앞으로 저유가 시대를 맞으며 이러한 카팔라 개혁 혹은 철폐에 관련한 아랍권 국가들의 움직임을 더욱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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