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이야기'... '중동의 위성방송, 이슬람권을 변화시키다'
[칼럼] '중동이야기'... '중동의 위성방송, 이슬람권을 변화시키다'
  • 김선규
  • 승인 2020.05.11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은 위성방송 통해 서서히 변화 중
(사진:CGN TV캡처/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이번에는 위성방송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슬람권 국가들은 대부분이 하루에 다섯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기도하는 독실한(?) 무슬림들만 모여 살고 다른 종교인들을 탄압하는 경직된 국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것을 단박에 깨뜨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5억 중동인과 북아프리카인들을 꿰고 있는 위성방송이다.

중동권 국가들을 가보면 집집마다 위성안테나들이 빼곡히 창문에 걸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의외로 위성방송 사업은 중동권에서는 '알짜 소비시장'이다. 국가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최소 2000개 이상의 채널, 2~3개 위성에서 송출하는 채널들이 존재하며, 물론 전세계 200여개 국에서 몰려온 수많은 인종들의 요구를 다 충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어쨌든 이들 채널은 고국을 떠나서 온 수많은 뜨내기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 이 위성방송이 도입된 이후 중동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 이슬람과 위성방송, 그 애증의 관계

중동 국가에서 처음부터 위성방송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이들이 위성방송을 금지한 이유는 종교중심 국가들이 의례 그렇듯이 '이슬람적 가치에 어긋나는 방송들이 고유의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였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이유야 그렇지만 실상은 언론통제를 받는 자국의 방송들이 경쟁력이 없는 데다 외부의 소식들이 여과없이 위성방송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더 이상 언론통제를 통한 여론의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동 국가들은 결국 위성방송 허가를 내주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석유가 나지 않는 국가들은 스포츠, 특히 축구 관련한 프로에 대해서는 위성방송을 개방하는 것이 경제불안에 따른 내부불만을 줄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산유국의 경우, 더 이상 자신들이 폐쇄적으로 국가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이기 위해서 이들 위성방송을 개방했다.

거기다 산유국의 왕실조차 이런 위성을 띄우는데 자본을 대고 수수료를 챙기거나 아예 직접 위성을 띄우고 거기에 대한 위성대여료 및 송출료를 받아서 짭짤한 수입을 올리게 된 것 또한 큰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이슬람 종교지도자들도 왕실과 정부가 이들 위성방송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종교에 지원하는 현실적인 수입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위성방송을 승인하였다. 

■ 위성방송이 가져온 변화

그런데 문제는 이들 위성방송을 통하여 그들이 적대시하는 기독교 계통의 선교방송들이 물밀듯이 들어오게 되었다. 이슬람권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그들의 휴일인 금요일마다 위성방송으로 유명하거나 권위있는 이슬람 종교지도자들이 설교하는 채널들을 각 나라별로 설치했다. 그러자 지금 위성방송에서 나오는 중동권 이슬람 방송은 그야말로 중동권의 이슬람 종교지도자들이 국가별로 서로의 종교적 지식과 학술을 경쟁하는 장이 버렸다. 현재 중동 위성방송은 수많은 종교들의 포교의 장이 되어서 최소 500개 이상의 종교 채널이 존재하고 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개방된 위성방송은 중동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신세계를 제공했는데 그들이 알지 못했던 다른 나라의 뉴스채널들이 기본으로 제공되어 고국을 떠나서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과 수많은 범 이슬람권 사람들이 고향소식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중동권은 더 이상 언론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가게 되었다.

거기다 중동의 위성방송은 헐리우드 영화 (검열을 받기는 하지만)나 F1 그랑프리 경기, 중동 낙타 경주, 매사냥 경주, 경마, 유럽권 축구경기, 영미권 영화채널 등등 수많은 오락거리들을 제공하면서 험악한 기후와 거친 환경, 그리고 팍팍한 일상을 견디게 해 주는 피난처가 되었다. 그 중에서 중동권이 가장 열광했던 것은 2010년대에 터키에서 제작한 사극인 “무흐테솀 유즈이을” (위대한 세기)이었는데 터키의 소프트파워가 중동권을 휩쓸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중동의 폐쇄적인 이미지는 이러한 소소한 개방을 통해서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