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동 이야기Ⅲ...중동의 이방인들(6), '외국인 종교지구의 명과 암'
[칼럼]중동 이야기Ⅲ...중동의 이방인들(6), '외국인 종교지구의 명과 암'
  • 김선규
  • 승인 2020.12.29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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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건 괜찮은데 포교는 안된다 – 외국인 종교지구 이야기
눈가리고 아웅하는 종교 자유지역 – 전통과 현대의 눈물겨운 조화
걸프지역 국가들 지도 (사진:구글 캡처)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이번 주는 중동, 특히 산유국이 많은 걸프 지역에서 벌어지는 외국인 종교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한다. 이 지역은 이슬람이 대단히 강세이고 타 종교에 배타적인 곳이지만 이곳도 현대국가의 대열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변화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산유국에서 진행중인 외국인 종교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다.

■ 믿는 건 괜찮은데 포교는 안된다 – 외국인 종교지구 이야기

GCC국가들, 특히 걸프지역 국가들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같은 국가들은 엄격한 이슬람을 지향하는 한발리 학파 국가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독교는 물론이요, 힌두교나 불교같은 종교는 '듣보잡인 사이비 잡것들' 이라는 취급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서 이슬람 이외의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바로 생존을 위협받는 행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정이 바뀌게 된 것은 2차대전 이후였다. 석유가 나오고 하나하나 걸프 국가들이 독립하게 되면서 수많은 외국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사막에서 유목하고 장사하고 강도짓(?!) 하던 아랍인들이 오일머니로 떼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산업단지에서 석유생산을 위한 여러가지 시설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이전에는 개념도 없던 집이 생겼고, 차가 생기고, 현대화된 시설들이 하나 둘 들어왔다. 그리고 외국인들의 숫자는 원주민인 아랍인들보다 3배에서 5배, 심지어 지금은 10배 이상 들어오게 되면서 이들 국가들은 완전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사실 다인종은 오스만 제국 시절부터 겪은 것이라 큰 문제가 없었지만 다문화는 충격이 컸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UAE나 카타르 같은 국가에서는 드디어 2000년대 말에 이르러 외국인 자유지역을 만들고 그 안에 종교자유지역을 만들게 되었다. 

그 결과 이 지역에는 자유롭게 이슬람 외의 종교사원 (기독교만 아니라 힌두교, 조로아스터, 불교 등등 다 들어간다) 이 들어서는 것이 허락되었고, 또 현지인들에게 이 지역은 이교도의 불결한 땅이 되었다. 이 부분은 이전에 이야기한 카타르의 미군부대와 돼지고기 이야기에서 했던 것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책사업이나 혹은 경제자유구역에 관련하여 일하는 현지인들의 경우 이곳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서구문물이나 다른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 눈가리고 아웅하는 종교 자유지역 – 전통과 현대의 눈물겨운 조화

사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현대 국가에서 종교 자유지역이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이슬람 종교지도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왕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귀족들 때문이다. 이들은 입만 벌리면 '우리의 전통'을 주장하고 이것을 깨뜨리려는 어떠한 것이라도 거기에 대해 지하드(성전)을 벌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지하드라는 것이 단순히 영적인 것이라 실제 폭행 및 자폭을 포함한 테러까지 동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로 인한 유혈사태를 부르는 종교적 갈등이 이전부터 많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국가 현대화를 해야 하는 왕실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기존의 종교지도자들의 말만 듣다가는 국가 이미지가 손상되고 더 이상 발전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왕실은 궁여지책으로 자국 내에 외국인 지역을 설정하고 그 안에 종교 자유지역을 따로 설정하여 현지인들이 거기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으로 우선은 내부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는데, 최근 몇 년 들어서 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가 경제와 현지인들의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일부 현지인들이 이 곳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랍인들은 손님 접대를 융숭히 한다는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그들은 이방인들에게 너무 가까이 가는 것을 꺼리며 자신의 사회 전통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그다지 좋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현지인들이 이들 외국인 지역에서 다른 종교에 연루되는 것, 즉 여기서 '안 좋은 물이 든다'는 것이 바로 현지인들의 고민이다. 그렇다고 비행기 타고 다른 나라에 가서 술 먹고 놀다 오기에는 지금 경제사정도 안 좋기 때문에 전통을 추구하는 주류 아랍인이 아닌, 서구문물을 좋아하거나 자유로운 삶을 사랑하는 일부 현지인들에게는 이 외국인 지역은 그야말로 해방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랍인들의 신구 갈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으며, 그 와중에도 아랍인들의 사고는 조금씩 현대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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