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동 이야기Ⅱ...우리가 알지 못한 아랍인(5), '존중받기 원하는 아랍인'
[칼럼]중동 이야기Ⅱ...우리가 알지 못한 아랍인(5), '존중받기 원하는 아랍인'
  • 김선규
  • 승인 2020.09.28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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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들의 기본적인 생각과 이들을 대할 때의 주의점 중심으로 각종 관습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비지니스를 위해 아랍인들을 만나야 한다면 '부족간의 이해관계'를 잘 파악해 미팅을 잡아야

식사자리에 초대받았다면 '먹방'찍을 각오로 가야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아랍인에 대한 기본 생각으로 '이들이 타인에게 존중받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위신이 남들에게 높아지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유대인들도 마찬가지이며 중동지역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여러 편에 걸쳐서 아랍인들의 기본적인 생각과 이들을 대할 때의 주의점을 중심으로 각종 관습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 '지금 누가 다른 부족 사람을 만났는가?'

알왈리드 빈 탈랄, 킹덤 홀딩스 회장 (사진:김선규 제공)

수많은 아랍국가들, 특히 이슬람이 주류를 이루는 국가들에 가보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부족간의 이해관계이다. 중동지역이나 GCC국가에서 내가 만나는 사업 파트너, 친구, 혹은 국가 공무원의 경우 그들의 부족이 그 국가 안에서, 혹은 그 주변 국가들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가 대단히 중요한 경우가 많다. GCC 국가의 아랍인들은 오랫동안 보수적인 문화와 관습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자국 내에서도 자기들끼리 가문과 부족에 대해 따지는 것이 심하다. 단순히 친분으로 만나는 경우는 큰 상관이 없지만 이익, 즉 사업관계로 만나게 될 경우 아랍인들은 따지는 것이 매우 많아진다. 특히 당신의 아랍인 사업 파트너 이외에 그 사람과 사이가 안 좋은 라이벌 가문의 파트너와 이해관계가 엮이게 될 경우, 당신의 사업은 그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의 사항들을 주의해야 한다. 

우선, 비즈니스 파트너는 가능하면 하루에 한 사람만 만나야 하며, 하루에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가능하면 서로의 사업 분야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 이들의 이해관계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여러 업체를 만나서 인사하고 잘 지내는 것은 중요하지만 중동지역의 경우 이것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만일 출장 기간 동안 여러 명의 동종 업계 벤더들을 만날 때 이들이 어떤 지역에서 가문이나 부족이 다른 사람들일 경우,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한 사람과 사업을 하다 일이 잘 안 되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진행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중동지역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신의 없는 업체로 찍힐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지에 사는 외국인들과 스폰서링 혹은 사업계약을 할 경우는 상관이 없지만 일단 아랍인들을 만나서 이들을 스폰서로 두고 진행하는 경우, 이들에게 사업은 곧 신의요 생명이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기존 파트너의 동의 없이 다른 바이어를 만나게 될 경우, 이는 사업파트너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되므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작은 사업은 작은 사업대로, 국가사업은 왕실 인맥 간의 문제로 인해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둬야 한다.

■ '네가 감히 내 밥상을 거부해?'– 아랍인의 접대문화

수크 알 와끼프의 어느 식당, 카타르 도하 (사진:김선규 제공)

또한 아랍인과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게 되는데 이게 우리 상식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꼭 알아두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저녁식사를 하게 되면 고급 식당에서 술을 마시거나 각종 사업 전용의 장소(?)에서 접대를 진행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는데 아랍인들의 경우, 이런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일단 사업 파트너에게 저녁식사를 초대받았다면 그 날은 무조건 낮 시간에 미리 잠을 자둬야 되고 또 아침부터 굶고 가야 된다. 아랍인들의 저녁식사는 9시부터 시작하여 새벽 2시 전후할 때까지 진행된다. 거기다 손님 접대가 융숭한 아랍인들의 특징상 술이나 알코올 음료는 나오지 않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식사가 나오게 된다. 이럴 때 절대 먹는 것을 빼서는 안되며 정말 먹다 지쳐서 포기의 만세를 부를 때까지 최대한 많이 먹는 자가 바로 초대한 주인의 체면을 살려주고 존중해주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아랍인 사업파트너가 초대하는 사업상 식사는 그야말로 '먹방'이 된다.

따라서 초대받은 집에 저녁 늦게 가게 되면 먼저 손을 씻고, 자신의 자리를 물어보고 거기에 앉아서 오른손으로 열심히 먹어야 한다. 차와 커피가 무제한으로 나오므로 만일 먹기 힘들면 잔을 가볍게 흔들어줘야 한다. 음식이 뜨겁다고 불어 먹으면 안되며 덜어낸 음식은 무조건 다 먹어야 된다. 싫은 음식을 싫다고 이야기할 수 없고 표를 내도 안된다. 그 와중에 서로의 선물이 오간다면 주인이 얘기하지 않는 한 나중에 뜯어보는 것이 예의이다. 너무 많이 먹어 주체할 수 없는 트림을 한다면 시크하게 ‘비스밀라~’ 하고 이야기해주면 주인이 아주 좋아할 것이다. 그만큼 접대를 잘 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면 다시 차와 끔찍하게 달디단 과자들이 어우러진 다과회의 향연이 새벽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먹을 것이 귀했던 아랍 지역의 특성상 이러한 융숭한 대접과 이를 받아주는 손님의 케미(?)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당신의 사업이 잘 이뤄지게 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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