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 이야기 Ⅳ ... 사우디 아람코 상장 이야기 (6)
[칼럼] 중동 이야기 Ⅳ ... 사우디 아람코 상장 이야기 (6)
  • 김선규
  • 승인 2021.03.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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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의 상장 준비
(사진출처:로이터/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컨슈머와이드-김선규]  ■ 시총 2조 달러, 무조건 만들어!! – 초장부터 삐걱거리는 상장 준비

이제 IB(Investment Bank, 투자은행)들까지 부른 MBS(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우리, 사우디 아람코 상장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뉴욕, 런던, 도쿄, 홍콩 등등 돈 되는 데는 다 상장하겠다!”고 일단 거하게 언론에 발표했다.

언론 발표의 파급력은 대단해서 전 세계의 투자은행들은 전부 아람코 상장에 발을 담그려고 TF를 꾸리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을 한 게 있던 MBS는 일단 먼저 미국 IB들부터 불렀다. 정확히 말하면 초청장을 보내려 하니 벌써부터 알고 지내던 IB들이 알아서 사람들을 보낸 것이었다.

일단 미국에서 유수의 IB들이 몰려온 후, MBS는 이들을 융숭히 대접하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원래 이런 일이 있으면 의뢰인인 사우디 정부보다는 오히려 IPO를 하는 은행들이 몸이 달아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놓고 해야 하는데, 이놈의 미국 IB들은 오히려 고자세였다. 아니, 그야말로 고객 알기를 어디 건너 마을 똥개보다 더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었다. MBS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질을 죽이면서 이들 IB에서 온 인물들을 잘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아래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화체로 기술했다)

- MBS: 웰컴, 늑대 같은, 아니 돈 관리하는데 능한 양키 투자은행 여러분!
- 미국 IB들: 영광이옵니다.  최고의 고객이신 왕세자 저하!
- MBS: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겠소. 아바마마께서 구국의 결단을 하셔서 마침내 우리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사우디 아람코를 상장하려는 계획을 세우셨소. 이에 돈을 다루는데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여러분들이 이 일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주기를 바랐기 때문에 여러분들을 불렀소.
- 미국 IB들: 살만 왕께서 결단하셔서 참으로 세기의 대역사를 만들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럼 상장하려는 시장은 어떻게 되는지요?
- MBS: 세계에 있는 대형 증시에는 모조리 상장할 계획이오. 우리 아람코가 꿀릴 게 뭐가 있소? 덩치가 작아, 매출이 작아, 아니, 이윤이 작기를 해! 거기다!! 아무리 사우디에서는 기름이 바닥났다는 가짜 뉴스들이 난무해도 지금 우리에게 기름은 엄청나게 많이 있어서 아직도 쌩쌩하게 유전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다 아실 것이라고 봅니다.
- 미국 IB들: 왕세자 저하, 저희는 저하의 꿈은 잘 알지 못합니다만,  이 역사적인 상장 사업이 서로 돈 벌자고 하는 일인데, 일단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심이 어떠하실지요.
- MBS: 아니 이 양키들이 근본을 못 버리고 벌써부터 돈타령이야 돈타령은! 니들 중에서 말 안 듣는 넘들은 이번 IPO에서 안 끼워 줄거야!
- 미국 IB들: 아 말이 헛나왔습니다. 고정하시옵소서 왕세자 저하.
- MBS: 일단 중요한 거! 우리 아람코! 절대 싸구려로 만들 수 없다! 니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조건 최소 시총 2조 달러는 만들어야 된다. 
- 미국 IB들: 지금 석유값이 똥값인데 무슨 개꿈 같은 소리를 하십니까, 저하. 지금 상태에서는 아람코는 암만 봐도 잘 쳐줘봐야 1조 5천억 달러인뎁쇼.
- MBS: 뭐야! 니들이 지금 암만 기름값이 떨어졌기로서니 우리 아람코를 싸구려 취급해!
- 미국 IB들: 그런데 지금 유가가 60달러를 넘지 않는데 언제적 기준으로 시총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그 값으로는 시총을 튀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시총은 이전에 유가가 120달러 하던 시절 이야기하시는 거 아닙니까.
- MBS: 에잉! 당장 다 꺼져버려! 니들하고는 이야기 안할란다!
- 미국 IB들: 그러시면 저 우리 트럼프 대통령한테 가서 다 불어버리겠습니다. 왕세자께서 아람코 상장 안한다고 했다고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께서 아마 카슈끄지 건으로 다시…
- MBS: 아이 그냥 해본 소리야. 내가 니들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 미국 IB들: 어쨌든, 우리는 대충 뉴욕 증시에만 상장하는 거죠?
- MBS: 얘들아, 그래도 체면이 있지,  대한민국도 포철인가 뭔가 하는 회사 지네 나라에 상장시켰는데, 우리도 하는 김에 우리나라 증시에도 상장해야 되는 거 아니겠니? 이름도 좋잖아 국민주라고, 일단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 미국 IB들: 아유, 일단 가시려면 뉴욕에 직상장하시는게 낫죠. 그 쥐꼬리만한 타다울 (사우디 증권시장)에 상장해봤자 무슨 도움이 된다고 그러십니까. 
- MBS: 이것들이 정말 보자보자하니까! 니네 지금 우리 증시를  우습게 본다 이거냐. 야, 다 꺼져. 니들 말고 딴 IB들 부르겠다.
- 미국 IB들: 후회하실 겁니다, 왕세자 저하.
- MBS: 꺼져 이 잡것들아.

이렇게 결국 상장을 위한 1차 회합은 깨져버리고 왕세자는 성명을 발표한다.

“ 양키넘들 꼴보기 싫어서 우리 일단 뉴욕증시는 안 나간다. 유럽이랑 홍콩, 니네부터 상장할 테니 니들 빨리 와라!” 이런 식으로. 

이번에는 유럽과 홍콩, 일본의 유수 IB들이 몰려가게 되었다.

■ 도대체 왜 2조 달러가 안되냐고! – 이상과 현실 사이

이리하여 사우디에 오게 된 영국과 유럽계 은행, 홍콩 은행들은 다시 MBS를 만났고 MBS는 다시 유럽과 홍콩, 일본 은행들에게 많은 대접을 하면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들 IB들도 당연하겠지만 미국 애들이랑 똑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죽어도 시총 2조 달러는 못 만들겠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거기다 문제는  서류를 더 깐깐하게 요구하는 것이었다. (아래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화체로 기술했다)

- 유럽IB: 왕세자 저하, 죄송한데 아람코 재무제표 원본 좀 보여주시죠.
- MBS: 아, 재무제표, 그거 보내줬는데 니들 안 봤니?
- 유럽IB: 보내주신 건 약식입니다. 거기다 문제가 심각한 게, 너무 이해가 안되는 계정들이 많습니다.
- MBS: 니네가 이해할 게 뭐가 있냐? 어쨌든 이익도 많이 나고 매출도 많고, 적립금도 빵빵하고…
- 유럽IB: 그 적립금이 이게 어찌 된 것이 별도 각주가 왜 이리 많사옵니까?
- MBS: 아니, 적립금에 각주 붙는 거야 한둘이야? 우리 아람코가 자회사 계열사가 몇 개인데 말야.
- 유럽IB: 그 자회사 계열사가 문제입니다. 이게 연결재무도 아니고, 무슨 국제기준 (IFRS)도 맞지 않고  덩   치에 비해 너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헐렁합니다.
- MBS: 아니, 우리나라 법으로는 그런 거 안 해도 되는 거였다고. 아 글쎄 그냥 보고나서 유럽 쪽으로 상장 어떻게 좀 안될까?
- 유럽IB: 바클레이, 로이드, 영국 측은 전부 코웃음치고 다 나갔네요.
- MBS: 뭐야! 이것들이 또 장난하냐! 감히 우리 아람코를 뭘로 보고. 아람코가 무슨 동네 호떡집인줄 아는 거야!
- 유럽IB: 솔직히 우리 입장에서도 영국이 못한다고 하면야 더 하기 힘듭니다.
- MBS: 그럼 유럽 니네도 꺼져.  압둘아지즈 할배 이전에도 우리가 니네랑 엮여서 좋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어. 흰둥이들은 양키든 유럽이든 다 똑 같은 넘들이야.

이렇게 유럽 증시도 아람코의 희망 리스트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 홍콩IB: 그런데 폐하, 동네 호떡집도 이거보다는 회계장부를 더 잘할 거 같은데요.
- MBS: 너 어디 소속이야? 스위스야 프랑스야? 동양에서 온 것이 어디서 멋대로 떠드는 거야!
- 홍콩IB: 저 홍콩인데요? 왕세자 저하, 우리가 영국으로부터 배운게 100년이 넘어서 중국마냥 가짜로 하는 기장은 없습니다. 홍콩에서 사업하려면 회계기준은 전부 국제기준 맞추고 영국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아람코의 상장은 홍콩 증시도 힘들 거 같습니다. 시총 2조로 해서 보고서 올렸다가는 염정공서(홍콩 감사원)에서 제 모가지를 쟁반에 담아갑니다.
- MBS: 알았어! 홍콩, 니네도 나가리야

세기의 IPO를 만들고 싶었던 MBS, 그러나 아람코 시총 2조 달러 하나도 못 만드는 현실이 너무나 야속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일단 시작한 이상 썩은 무라도 베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자신이 내뱉은 말도 있으니 시총 2조 달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증시를 찾아서 이번에는 일본 증시를 두들길 수 밖에 없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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