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 이야기Ⅲ ...중동의 이방인들(8), '중동의 한국인들'
[칼럼] 중동 이야기Ⅲ ...중동의 이방인들(8), '중동의 한국인들'
  • 김선규
  • 승인 2021.01.18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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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와이드-김선규]  이번 주는 중동에 있는 교민들과 여러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중동에서 머무르는 외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거기서 장기 비자를 받거나 혹은 현지인과 결혼해서 사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경험이 주가 되므로 이것을 무조건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고 단지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봐 주시면 되겠다.

■ 생각보다 오래된 한국과 중동의 관계 – 바실라와 코리아

경주에 가서 경주 국립박물관과 왕릉을 둘러보다 보면 왕릉을 지키는 석상들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석상이 어째 우리가 아는 한국인의 인상이 아니라 영 다른 동네 사람의 모습이 있다. (아래 사진 참조)

흥덕왕릉 무인상과   원성왕릉(괘릉) 무인상 (사진:김선규 제공)

왼쪽 무인상은 어째 중앙아시아의 돌궐계를 닮았다. 그리고 오른쪽은 암만 금강역사니 어쩌니 해도 뭔가 아랍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거기에 경주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 좀 둘러보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근본이 없는, 그야말로 저 멀리 물 건너온 분위기의 유물들이 꽤 존재한다. (아래 사진 참조)

경주 계림로 보검과 금령총 수정목걸이 (사진:김선규 제공)

게다가 경주시내에서 공사한다고 땅을 파다 나온 물건을 보면 전부 멘붕 상태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고유한 우리나라 양식이라고 볼 수 없는 근본 없는(?) 유물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 참조) 

남분 유리병잔과 금령총 유리잔 (사진:김선규 제공)

이런 유물들은 보통 중앙아시아, 오리엔트 지역 혹은 지중해 지역까지 넘어가야 볼 수 있는 물건이며 특히 유리는 그 당시에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보았을 때, 신라에서 이런 유물이 나오려면 셋 중 하나 혹은 두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가설이 성립된다.  가설의 첫번째는 지배층이 중앙아시아나 지중해 지역에서 넘어왔다는 것(속어로 객물이 끼었다고 한다), 두번째는 중앙아시아나 지중해 지역 사람들이 넘어와서 많이 살았다는 것,  세번째는 신라가 중앙 아시아나 지중해 지역과 교역이 활발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택한 가설은 '두번째와 세번째가 같이 있었다'는 것이다. 근거는 2가지인데 우선, 지배층이 넘어왔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고고학적 증거자료가 적고, 또 건축물 자료를 볼 때 서양식보다는 역시 동양적인, 전통적인 고대 한옥양식을 가지고 있는 유물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배층이 정말 물을 건너왔다면 어떻게든 서양식의 건축 유물이나 유적들이 남아있어야 하고, 특히 석재를 많이 쓰는 서양의 특성상 경주에 그런 집터나 유적이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따라서 필자의 의견으로 신라의 지배층은 어쨌든 중앙아시아를 넘어가지는 못하나 원래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과는 확연히 외모가 다른, 서양인 비스므리한 동양계 혹은 다른 배달족이었다고 본다.

두번째로는 중동 언어, 특히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에 남아있는 신라와 고려의 이름이다. 신라는 아실라 (السيلى) 혹은 바실라라는 이름으로 페르시아와 아랍어에 남아있으며 황금으로 덮여 있는 섬나라로 알려져 있다. 즉, 여러가지 황금 유물이 나오는 것을 볼 때는 이미 우리나라는 황금이 많이 나는 동네였다는 뜻이다. 또한 아랍어에서 한국을 뜻하는 쿠리(كوريا)가 바로 고려, 혹은 고구려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을 볼 때 신라와 고려는 이미 그 당시에 실크로드 및 바다길을 미리 개척하고 무역을 했던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 말고도 우리의 고대 기록에 처용가의 처용이나 쌍화점에 나오는 회회인 등 중앙아시아, 아랍지역, 심지어 지중해 쪽 사람들이 넘어왔던 기록이 너무 많이 있다.

■ 그럼 지금 아랍 지역의 한국인은? – 중동의 한국인

그럼 이렇게 열심히 해외를 개척하던 진취적인 기상을 가졌던 조상님들을 가진 지금의 우리 모습은 어떠한가 보면 ‘글쎄올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가 중동에서 만난 한국인들의 경우는 정부 관계자, 건설회사 직원, 국내 회사의 중동 지사 근무직원, 그리고 현지인과 결혼하거나 현지에서 장기 비자를 받아서 사업을 하는 개인들이었다. 그런데 현지에서 너무 외국인에 대한 견제와 차별이 심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의 삶이 절대 녹녹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신들의 보신만 생각하고 자기 임기 중에 전쟁만 나지 않기를 원하고 있는 복지부동하는 공무원이고, 프로젝트를 하는 건설회사 직원들은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나는 공사들만 수주하고 진행하고 있으며 (물론 그 대가로 정부에서 기름과 가스를 싸게 가져오기는 한다) 국내 회사 사람들은 중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덤비는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들이고, 현지 교민은 그런 사람들에게 붙어서 먹고 사는 중이다. 진취적인 사람들이 아닌, 그저 그 척박한 동네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참으로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거기다 무슬림으로 개종도 안하고 아예 무신론자거나 중동에서 싫어하는 교회를  많이 다니다 보니 대기업 직원이 아니면 제대로 대접도 못 받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중동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중동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합자하여 (그것도 그 동네의 스폰서 룰을 지혜롭게 피해가면서) 사업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백인들은 이미 자신들의 터전을 옛날부터 닦아놨기 때문에 아무리 무능해도 몇 십만불은 받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중동 사람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금주는 사진자료가 많았고 또 그만큼 아쉬운 일도 많은 칼럼을 내놓게 되었다. 다음 주의 마지막 칼럼에서 좀 더 진취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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