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김선규] ■ '이제는 코로나, 너마저' –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

일단 상장을 끝내고 시총을 2조달러를 넘긴 사우디 아람코를 보게 되자 MBS는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일단 자기 한 말을 제대로 지켜준 IB들이 이뻐서 죽을 지경이었고 아민 나스르와 함께 아람코의 여러가지 사업을 쥐고 있는 야시르 알 루마얀 회장 (왕실재산관리위원회 회장. 엄청난 빽과 집안을 가지고 있다)도 아람코 상장 이후에 관련된 여러가지 사업에 대해 낙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코로나19가 왔다.

(아래는 내용의 이해를 쉽게 돕기 위해 대화체로 기술하였다)

- 아민: 저하 큰일났사옵니다. 코로나가, 코로나가…
- MBS: 아니, 코로나가 뭐? 코로나 맥주? 아니면 코로 뭐가 나와?
- 아민: 아니, 그게 아니오라…  중국에서 생전 듣도보도 못한 병이 막 창궐해서 전 세계에 퍼지는 중이랍-    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지금 막 죽어나가는 중입니다.
- MBS: 뭐?! 그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중국제 전염병! 메르스보다 더 무섭다며?!
- 아민: 지금 전세계가 난리이옵니다. 저하. 중국 인도 전부 공장 싹 다 닫았다고 합니다.
- MBS: 아 놔… 간신히 지금 시총 2조달러 만들어 놓고 혼이 담긴 작전 좀 펴 볼려고 했더니…
- 아민: 지금 작전이 문제가 아닙니다. 리야드에 있다가는 언제 죽을 지 모르오니 얼른 피신하시옵소서!

이리하여 MBS, 80이 한참 넘은 아버지 살만 왕에게 갔다.

- MBS: 아바마마, 큰일났사옵니다. 코로나가…
- 살만 왕: 그래, 나도 들었다. 메르스보다 더 독하다며…
- MBS: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아바마마.
- 살만 왕: 일단 알았다. 움직이는 게 맞겠지. 여봐라, 우리 피난갈 별장으로 모든 걸 준비시켜라~ 그리        고  아들, 넌 딴데 가 있어라.
- MBS: 네?! 아바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 살만 왕:  만에 하나 네가 코로나 확진자면 난 어떡하라구? 나 80이 넘었어 80이! 요새 숨도 잘 안쉬어      지 고 얼마 전에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너 나하고 같이 있다 내가 골로 가면, 네가 그거 노리고 왕 되려    는 거 아냐?
- MBS: 아바마마 그런 말씀하시면 소자는 섭섭하옵니다.
- 살만 왕: 야, 너 3월달에도 종친들 잡아넣고 두들겨 팬다고 소문 다 났어 임마! 내가 지금 너 실드쳐 주      는  게 한계가 오고 있다고! 내가 종친들한테 용돈 좀 집어주면서 그냥 좋게좋게 이야기해서 넘어가서      그렇지, 너 지금 노리는 왕족들이 한둘이 아냐. 어쨌든 지금 그런 상황이니, 일단 팬데믹 피난길에서는      우리 찢어지자.
- MBS: 그럼 소자 어디로 가오리까?
- 살만 왕: 너 신도시 세운다고 하던 홍해 쪽으로 가거라. 나는 서쪽으로 가련다.

이렇게 해서  MBS는 네옴이 세워질 홍해 근처 사막별장으로 가고, 살만 왕은 제다 쪽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푸틴이 MBS의 속을 긁었다. 이들이 OPEC+ 회의에서 만난 것은 2020년 4월이었다.

(아래는 내용의 이해를 쉽게 돕기 위해 대화체로 기술하였다)

- 푸틴: 안녕 왕세자, 우리 할 말이 있다.
- MBS: 무슨 일이셔, 푸 짜르 선생?
- 푸틴: 나, 아무래도 이 달에는 더 이상 기름 감산 안될 거 같다. 이해해 주라.
- MBS: 야! 너 우리 몰래 기름 퍼서 팔아먹어서 내가 기름값 유지하느라 얼마나 기름을 감산했는지 알아?! - 넌 2배나 더 푸고, 난 3배나 줄이고 이게 말이 되냐고!!
- 푸틴: 어허, 누가 그런 국가기밀을…  KGB를 풀어서 알아봐야겠군. 
- MBS: 야! 너 자꾸 그딴 식으로 하면 나도 그냥 안 있는다 엉?!
- 푸틴: 해볼테면 해보시든가…  나는 감산 못한다고. 지금 돈달라고 하는 애들이 한둘인 줄 알아?
- MBS: 그래 해보자 이거지, 그래 좋다 해보자!!

이렇게 하여 MBS는  동생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 (건국의 아버지 아니고 MBS 동생) 에게 지시한다. 기름밸브 있는대로 열고 최대출력으로 석유를 증산하라고.

■ '온 천지가 석유로 넘쳐나다' –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

그동안 참다참다 결국 터져버린 사우디아라비아, 드디어 미친듯이 기름을 퍼내기 시작하면서 국제유가는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마침내  WTI 4월 인도분 선물의 가격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다. 즉, 돈 받고 기름 받는 상황이 온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의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기름탱크, 정유소, 심지어는 유조선까지도 기름이 가득찬 채로 저장소를 찾지 못해 해상에 표류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결국 푸틴은 MBS에게 협상을 제안한다.

(아래는 내용의 이해를 쉽게 돕기 위해 대화체로 기술하였다)

- 푸틴: 저기 왕세자, 우리 만나서 이야기 좀 할까?
- MBS: 얘기는 무슨 얘기, 맨날 기름 퍼내서 몰래 팔아먹고 재미 봤으니 이번에는 나도 돈 좀 만져야 될      거 아냐. 야 동생아, 기름밸브 다 풀었냐? 당분간 그냥 둬라 둬.
- 푸틴: 아이, 저하, 왜 그러십니까. 우리 사이에. 저기, 우리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하자니깐요…
- MBS: 오~~ 존대말씩이나. 천하의 푸짜르가…  
- 푸틴: 이대로 1주일만 가면 기름값은 엉망이 되고 우리 다 같이 거지 되고 나는 우리 애들 손에 죽습니    다. 러시아 마피아가 얼마나 무서운데…  저하,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 MBS: 대통령께서 그렇게 이야기하신다면야 그럽시다. 이야기해야죠, 근데 맨 입에 그게 되지가 않아서    말이죠.
- 푸틴: 누가 그냥 한답니까. 도의적인 배상금도 드려야죠.
- MBS: 배상금으로 끝날 일이 아닌데, 잘 아시면서 그러네.

이리하여 전세계에 기름이 넘쳐흐르게 되는 사태는 6개월을 더 가게 된다. 그 후 2021년이 되어서 코로나 백신접종이 계속 진행되면서 기름값이 다시 상승하는 상황이 오자, 사우디 아람코는 다시 시총이 올라가게 되었고 지금 또 다시 새로운 도약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일단 이번화까지 소소하게 사우디 아람코의 이야기를 해 보았다. 우리가 접했던 뉴스 뒤의 일들이 알고 보면 사실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또 이런 여러가지 모습들은 결국 스케일만 달랐지 일반 서민들이 사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가 회복되면 사우디 아람코는 다시 주가가 회복되고 다시금 국제상장을 준비할 것이다. 필자는 이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이야기했던 중동의 이야기들을 녹여서 이번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중동은 분명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세상에서 그 동안 벌어놓고 또 투자하여 불려놓은 오일머니로 더욱 더 발전해 갈 것이다. 그럼에도 중동 국가들에는 그들의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과 함께 폐쇄적인 사상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중동 여러 나라들의 움직임과 정서를 미리 살펴서 우리의 생존전략에 맞춰서 그들과 교류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신재생에너지가 대세가 되어간다고 할 지라도 화학제품 원료로서, 그리고 그린에너지의 과도기 및 미래 수소산업을 책임지는 주자로서 석유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며, 앞으로 우리가 더욱 연구하고 같이 교류해야 할 자원이다. 그리고 이들을 가지고 있는 중동 국가들 역시 우리가 같이 가야할 전략적 동반자이다.

다음주부터는 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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