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이야기'... 중동 항공사들의 경영난, 국가를 흔들다
[칼럼] '중동이야기'... 중동 항공사들의 경영난, 국가를 흔들다
  • 김선규
  • 승인 2020.05.2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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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항공 라운지 (사진:김선규 제공)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오늘은 중동의 항공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에미레이트 항공, 카타르 항공, 에티하드 항공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산유국들의 항공사들은 갖가지 고품질의 호화로운 서비스와 엄청나게 많은 노선으로 세계 항운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가 폐쇄된 상황에서 이들 항공사들은 지금 엄청나게 많은 돈을 소비하고 실업률까지 높이는 애물단지로 변해버렸다. 오늘은 이들 항공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한다.

■ 왕실의 자존심, 국적 항공사

중동에도 수많은 국적기 항공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의 항공사는 에미레이트이다. 이들은 고급서비스와 저가 운송정책을 펴서 수많은 미국, 유럽 항공사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고 출혈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중동 국적 항공사들의 이러한 행보의 이면은 다름아닌 국부펀드가 버티고 있는데 이들은 항공사의 소유주이며, 또한 산유국 왕실에서 2015년까지 일었던 고유가 시대에 오일머니를 퍼부어서 석유 이외에도 제2, 3의 수입원을 창출하여 석유고갈이나 저유가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노력하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의 공격적이고 성공적인 항공산업 장악을 보면서 옆나라인 카타르도 이에 질세라 카타르항공의 고급화를 진행했고 심지어는 기존의 공항을 폐기하고 두바이공항을 능가하는 규모의 신공항까지 만들어서 두바이공항과 허브공항 경쟁을 하고 있다. 카타르 신공항과 비행기들을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걸쳐서 비교하면 그 급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들 두 나라는 지금도 국제교육, 의료,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경쟁관계를 가지고 있다. 

UAE 항공산업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아부다비 왕족인 만수르 (전 멘시티 구단주 맞다)는 에미레이트 항공사 방문을 했던 다음날에 아예 형에게 이야기하여 왕명을 발행하여 에티하드 항공사를 만들고 수 천 만원짜리 특1등석을 그것도 가격대 별로 (제일 비싼 것은 제네시스 g80 한 대 값을 한다) 나눠서 제공하는 등 서비스와 가격에 대해서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다. UAE에서 석유는 아부다비가 거의 다 퍼서 돈이 제일 많은데 '왜 우리는 두바이 같은 국적기 항공사를 가지고 수익을 내지 못하느냐'라는 만수르의 질시와 분노에 싸인 돈지랄(?)이 두바이의 에미레이트 항공의 상업적 성공에 대한 간접적인 시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즉, 산유국 왕실에 있어서 국적 항공사는 단순한 국가의 수입원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국의 자존심을 과시하는 수단으로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뿐만이 아니라 터키항공의 경우에도 역시 대규모 노선과 적절한 가격으로 수많은 영미권과 유럽권, 아시아권의 여행객들을 유치하였고 특히 터키는 대규모 관광수입과 나름 갖춰진 산업기반으로 인해서 항공산업에서도 이전 오스만 투르크의 영광을 다시 뽐내고 있다.

그에 비해 쿠웨이트나 오만 등의 국가들은 별달리 항공사 쪽으로는 투자를 하고 있지 않으나 쿠웨이트의 경우 1차 걸프전 때 이라크 군이 자국을 침공하여 도시를 파괴한 트라우마가 있어 자국 내의 개발보다는 오히려 해외투자 쪽을 더 많이 개발하는 중이었다가 최근 들어서 다시 자국 인프라 구축사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

■ 코로나19, 중동의 항공산업에 직격을 날리다

그랬던 중동의 항공사들은 최근 들어서 엄청난 시련에 직면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항공노선이 폐쇄되어 더 이상 항공여객으로는 수입을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항공여객 및 운수사업의 피해는 중동지역에서는 엄청난 피해다.  왜나하면 이들 GCC 국가들은 단기 체류 비자를 공항 입국 시에 구매하는데, 이 때 벌어들이는 비자수입이 국가의 또다른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움직임이 없으니 이들 비자수입도 끊어졌고, 항공수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규모 공항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수많은 인력들에 대해서도 급여 등 비용이 나가게 되면서 이들 산유국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카타르항공의 경우 3만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에티하드 역시 그 막강한 아부다비 국부펀드조차도 수입없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 자지라에서 언급하였다. 에미레이트와 터키 항공도 사정은 비슷하여서 두바이 신공항 증축은 중단되려 하고 있으며 현재 24시간 돌아가는 면세점도 유령 상가가 되어가는 중이다.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도 사정이 비슷하여 중동과 유럽을 잇던 상당한 항공편이 다 폐쇄되고 지금은 화물기들만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터키항공은 기존 중동의 산업자재 관련 수요가 있어서 나쁘지만은 않은 편이다.

이제 우리에게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폐쇄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동지역도 변화를 맞게 되었다. 중동국가들은 지금부터 언택트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수입을 창출하는 것에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은 이들이 과연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인지 지켜보고 또 많은 도움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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