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김선규] 지난 시간에 우리는 중동 산유국이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를 원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시간에는 산유국이 벌이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 우리 도시는 기름 안 땐다 –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

칼리지(아라비아 반도)에서 혁신을 하는 것은 보통 UAE 지역의 두바이가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짜 돈 되는 혁신은 오히려 아부다비에서 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 중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프로젝트로는 마스다르 시티가 있다. 

(좌) 마스다르 인스티튜트_마스다르 시티, 아부다비, UAE / (우) 냉각탑, 마스다르 시티, 아부다비, 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소속이면서 혁신기술에 투자하는 무바달라에서 발주한 이 신도시 프로젝트는 '탄소제로 도시'를 표방한다. 즉,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통방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각종 혁신기술을 이용한 냉각탑으로 도시를 식히며, 전기차가 굴러다니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 자유사업지대, 교육기관,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사막에서의 농경신기술 등 각종 첨단기술을 이용한 볼거리와 여러가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신도시를 만든 이유는 이 도시에서 사용한 기술의 검증을 통해서 자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서 타국에 기술과 물자를 수출하는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여기서 사용한 기술이나 제품들이 획기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아부다비 정부는 관련하여 합자회사를 만들자고 제안하거나 아니면 특허권을 막대한 자금을 주고 구입하는데, 이를 통해서 그들은 에너지 부문의 탈석유 및 앞으로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 우리도 맘만 먹으면 한다 – 사우디의 네옴 신도시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사우디의 눈에 별로 이뻐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우디가 남이 먼저 하는 걸 곱게 본적은 없었다…) 아부다비가 돈지랄로 에티하드 항공사를 세운 이후, 신재생에너지 부문까지 선점하게 되자, 이를 눈꼴시게 생각한 사람이 바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즉 MBS였다. 사우디가 성지의 수호자이면서 동시에 무엇이든 다 앞서가야만 한다는 자부심이 넘쳐났는데 이런 분야에서 두바이도 아니고 아부다비에게 밀렸으니 문제였다. 아부다비는 이전에는 돈만 벌면 아무 말이 없던 나흐얀 왕가가 ADIA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통해 각종 글로벌 투자사업을 하는 거 말고는 혁신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그런 곳이 갑자기 최첨단 기술, 그것도 중동에서 목을 매는 기술인 신재생에너지로 도시를 운영한다고 하니 얼마나 배가 아팠을지 짐작이 간다. 오죽하면 그가 아람코를 상장시킨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네옴 신도시였을까. MBS는 네옴 신도시 건설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좌) 네옴신도시 조감도 / (우) 네옴 태양열 발전소 (예상이미지)

 

네옴 도시 단면도. 지하도시로 건설할 모양이다.

네옴은 신재생에너지로 도시가 운영되는 것에 추가로 전기차와 AI로 모든 것이 운영되는 스마트시티를 표방하고 있다. 즉, 죽어도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보다는 더 새롭고 더 좋은 것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문제는 예산이 아직까지 받쳐주고 있지 못하고, 거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이므로 네옴 신도시가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2020년 후반에 들면서 네옴 프로젝트를 위해서 엄청나게 좋은 조건을 걸고서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 웃어넘길 수 없는 프로젝트이다. 

이처럼 산유국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미래의 먹거리에 필사적이며, 또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이러한 첨단기술과 친환경 기술에 대해 정교하고 치밀하게 오랜 기간동안 준비해온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들과 발맞추어 우리의 기술들을 접목하고 중동 지역에서 이들과 공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우리의 이익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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