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동 이야기 Ⅴ ... 신(新)재생에너지와 중동 산유국 (6)
[칼럼] 중동 이야기 Ⅴ ... 신(新)재생에너지와 중동 산유국 (6)
  • 김선규
  • 승인 2021.06.0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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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실제로 중동지역 리비아에서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사업 하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지난 시간에 우리는 태양광발전을 진행하면서 생긴 여러가지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시간에는 필자가 실제로 중동지역 리비아에서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 친구, 우리는 자네가 해줬으면 좋겠어 – 태양광 사업의 시작 동기

2012년 9월, 필자는 다니던 회사를 나와서 리비아로 향했다. 여전히 내정은 불안했지만 2011년 리비아내전 때 카다피가 사망한 뒤 내전이 정리되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상태에서 필자는 신재생에너지 자료를 과도정부에 보냈고 정부의 인사들은 필자를 초청했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리비아 벵가지에서 있을 때 만났던 어제의 전우가 오늘의 장관이 됐기에 이 초정이 이뤄졌다.

 필자가 리비아 정부 인사들에게 태양광과 소수력발전을 동시에 진행하고 거기다 대수로를 따라서 농지를 만드는 프로젝트, 그리고 해안선에 태양광 가로등을 까는 프로젝트를 설명하자 그들이 말했다. 
“하비비(친구), 자네가 이 일을 해줬으면 좋겠어...”  갑자기 이게 무슨 말? 필자는 당황했다.
필자 -  “나는 태양광과 LED 제조사를 소개하고 물건을 수출하는 일은 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는 할 수 없다. 그러기에는 너무 큰 일이다”
리비아 정부 - “나도 안다, 친구. 그런데 다른 이들은 못 믿겠다. 난 우리와 같이 목숨 걸어준 친구가 이 일을 해 주기를 원한다”
필자 - “말은 고마운데 나는 돈이 없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다.”
리비아 정부 - “친구, 우리 석유 많다. 돈은 석유 팔면 나온다. 그 돈을 줄 테니 일을 해 달라.”

이러한 리비아 사람들 이야기에 필자는  귀국해서 사업자를 내고 덜컥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이 사람들이 얼마나 대책 없는 사람들 인지 필자는 정말 몰랐다. 

■ 여러분, 다시 전시회를 진행하세요 – 방해자들에게는 총알이 약이다

어찌어찌하여 리비아에서 파트너를 만들고 나니 대형 전시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결과 필자는 벵가지와 트리폴리에서 태양광 전시회를 나가게 되었다. (아래 사진)
  

벵가지 신기술전시회 현장 /  트리폴리 리비아빌드 2013 현장 (사진:김선규 제공)

필자가 '트리폴리 리비아빌드 2013' (우리나라 동아전람회 수준의 국제 박람회다) 에 참여했을 때,현지 무장세력이 전람회장에 들어오려고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었다. 총성이 오가고, 잠시 박람회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열렸다. 당시 필자는 아랍어를 못하는 상태였으므로 영어가 되는 현지 파트너에게 무슨 일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별거 아냐. 총 든 문제아들이 돈이 좀 필요했나 보지. 그냥 총 몇 발 쏴주면 조용해져”
그리고 전시회 스탭이 와서 다시 뭐라고 이야기하자 다시 전람회가 재개되었다. 정부측 경호원 (이 아닌 정규군 소속의 민병대)가 처리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필자는 이래서 전시지역의 전람회는 할 것이 못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목숨걸고 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어찌되었든 필자는 2건의 전시회를 통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것에 성공했고 또 많은 상담과 주문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중동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었다. 당시에 나가서 받았던 상담과 주문은 30건이 넘었는데 그 중에서 실제 계약에 연결된 것은 단 1건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이야기는 간단했다.  “너무 비싸다” 였다.

사실 이 부분은 그 당시에 신재생에너지가 활성화되기 전인데도 영세한 국내 태양광 부품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려고 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진데다가  또 현지인들이 그렇게 돈이 많은 것이 아니었기에 가격 문제를 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제대로 된 태양광프로젝트는 결국 인맥으로 알게 된 사람의 소개로 별도로 상담을 가진 뒤에야 비로소 국립호텔의 조명등 교체에 대한 국책계약 1건을 수주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동에 가면 무조건 국책사업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데 거기도 사람사는 곳이다. 절대 어중이떠중이가 가서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다고 떠들고 해도 그 말만 믿고 멋대로 국책사업을 주거나 하지 않는다. 거기다 철저하게 자료를 준비하고 실증모델을 준비하여 검증하지 않는다면 그냥 당신은 수많은 사기꾼 중의 하나가 될 뿐이다.

중동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그들의 의심을 풀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의 여력'이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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