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북철(南轅北轍)’.... 목표가 어긋나면 가고자하는 길에서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질 뿐
[컨슈머와이드-이정민]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의 사생활이 나라를 뒤집어 버렸다. 모두들 모이면 조국 후보와 그의 가족들 얘기로 분노를 표출하기 바쁘다. 와중에 조후보를 감싸는 사람들도 생겨나 참으로 자유민주주의의 다양함을 보게 된다. 누군가를 옹호하고 비난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 다름을 잘못이라 말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다. 다르기 때문에 발전이 있는 것이다. 단지 그 다름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면 심판을 받아야한다. 그래야 진정한 자유민주국가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이중성은 사회를 좀먹고 국가를 송두리째 말아먹을 수 있다.
전국시대 북쪽 변경에 살던 한 사내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남쪽에 있는 초나라에 가려고 했다. 사내는 잘 손질된 말과 수레를 살피고 실린 짐을 확인한 뒤 마부에게 소리쳤다.
“가자, 북쪽 초나라로.”
사내는 가던 길에 만난 사람들에게 떠벌였다.
“나는 지금 남쪽에 있는 초나라로 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 말을 들은 늙수그레한 사람이 지적했다.
“길을 잘못 든 것 같소이다. 초나라로 가려면 당신이 건너 온 바로 저기 남쪽으로 가야지요. 이곳은 북쪽으로 이어진 길이랍니다.”
사내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상관없습니다. 내게는 아주 잘 달리는 준마가 있으니까요.”
늙은이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지적했다.
“당신의 말이 아무리 잘 달려도 그렇게 북쪽으로 가면 초나라에는 결코 도착하지 못할게요.”
“아무려나, 내겐 여비도 넉넉하니까 문제될 게 없습니다.”
“여비가 많다한들 아무 소용이 없지요. 그렇게 북쪽으로 향하면 당신이 가려하는 초나라에는 끝내 도착하지 못할 테니까.”
“걱정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보다시피, 내게는 아주 유능한 말잡이가 있답니다. 말을 다루는 마부의 솜씨는 누구도 따를 수 없답니다. 그러니 내가 초나라에 도착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이 고사(故事)에서 나온 ‘남원북철(南轅北轍)’은 '수레는 남쪽을 향하고 바퀴는 북쪽을 향해 간다'는 의미로 목적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거나 의도와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잘 달리는 좋은 말과 유능한 말몰이꾼처럼 뛰어난 자원과 자질이 있다 해도 방향이 어긋나면 어찌되겠는가. 목표가 어긋나면 가고자하는 길은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중요한 것은 아집을 버리고 정상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방향을 정하는 건 처한 환경을 철저히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모두가 의혹을 가진다면 분명 의혹이 있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최소한 조후보 본인과 가족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 정도(正道)인지. 또한 길을 잘못 들었다면 과감히 방향을 선회하여 수정해 가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청년들이 분노하면 이길 수 없다. 이겨도 진 것이다.
어디 국가의 정책뿐이겠는가. 혹시 나와 내 가정, 내가 속한 조직은 남원북철의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지 않은지 둘러 볼 일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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