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 '너는 나의 임금이 아니다 '
[칼럼] '말(馬)이야기' ..... '너는 나의 임금이 아니다 '
  • 이정민
  • 승인 2019.07.29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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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쓴 말도 귀기울여 듣는 지혜
(사진:네이버)
안자(晏子)(사진:네이버)

[컨슈머와이드-이정민] 언로(言路)가 막힌 권위주의 사회는 발전이 없다. 독재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간언과 언로가 막힌 상황을 이른다. 리더의 일방통행이 용인되는 독재국가나 기업조직은 시끄러운 정쟁과 퇴보를 부른다. 국가든 기업이든 먼 길을 가려면 아집과 독선을 버리고 민의에 귀를 기울이는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필요하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실천하는 리더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제나라 임금 경공이 한낮에 머리를 풀어헤친 채, 예쁜 부인들을 거느리고 육두마차에 올라 대궐 정문을 나섰다. 그때 갑자기 다리 잘린 자가 임금의 말을 가로막고 지팡이로 마차를 두드리며 거친 목소리로 경공에게 말하였다.
  “너는 나의 임금이 아니다.”
  경공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럽게 여겨 궁궐로 돌아간 뒤 조회에도 나오지 못하였다. 그러자 재상의 지위에 있으면서 경공의 정신적 지주였던 안자(晏子)가 예관이라는 신하를 만나 물었다.
  “임금이 어찌하여 조회에 나타나시지 않는 거요?”
  예관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임금께서 대낮에 머리를 풀어헤친 채 여섯 필의 말이 끄는 수레에 올라 부인들을 거느리고 대궐문을 나섰지요. 그런데 다리 잘린 형벌을 받은 자가 그 말 수레를 두드리며 ‘너는 나의 임금이 아니다’라고 비난하는 말을 들었다 합니다. 임금께서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며 되돌아와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까닭으로 조회를 열지 않는 것이라 합니다.”
  안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경공에게 갔다. 안자를 본 경공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제 과인이 죄를 지었소. 머리를 풀어헤치고 여섯 마리 말을 타고 정문을 나섰더니, 마침 다리 잘린 자가 꿇어앉아 내 말을 두드리며 ‘너는 나의 임금이 아니다’라고 합디다. 과인은 선생의 가르침에 힘입어 백성을 인솔하여 사직과 종묘를 지키고 있소. 지금 다리 잘린 자에게 비난을 당하여 사직을 욕되게 하였으니, 내가 이러고도 과연 여러 제후들 앞에 나란히 설 수 있겠소?”
  이 말에 안자는 이렇게 안심시켰다.
  “임금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니 무엇보다 축하의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제가 듣기로 아랫사람이 직언도 할 수 없거나, 윗사람이 악을 숨기게 되면 백성들은 어떤 말이라도 내뱉기를 꺼리게 됩니다. 임금은 이를 모른 채 행동이 교만해질 수밖에 없지요. 예로부터 명석한 임금이 윗자리에 있을 때에는 아랫사람의 직언이 많았고, 임금이 윗자리에서 어진 행동을 하면 백성은 꺼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지금 임금의 그릇된 행동을 보고 다리 잘린 비천한 죄인조차 곧바로 직언을 해서 임금께서 나쁜 짓을 못하게 말려주니, 이것이야말로 임금의 복입니다. 그 때문에 제가 와서 축하해 드리는 것입니다. 청컨대 그에게 상을 내려, 임금께서 선(善)을 좋아한다는 것을 천하에 알리십시오. 그리고 그를 정성을 다해 우대하여 임금이 그 어떤 간언도 들어준다는 사실을 보여주십시오.”
 경공은 그 다리 잘린 형벌 받은 자에게 생활비를 두 배로 주고 세금과 부역을 면제해 주었다. 그러자 일시에 조정이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해졌다. <안자춘추( 晏子春秋)>에 전하는 일화다.

능력 있는 지도자라 하더라도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다. 뛰어난 리더는 경공과 같이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 아울러 옳고 그른 것을 기탄없이 말하는 백성들의 직언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반대로 못난 리더는 아집에 갇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간언하는 자를 미워하고 못살게 군다. 또한 이런 유형의 리더에게 직언하는 것은 자칫 큰 화를 돋울 수 있다. 그러니 누가 함부로 옳고 그름을 말하겠는가?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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