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것을 얻으려거든 크게 투자해야

순우곤(사진출처:네이버)

[컨슈머와이드-이정민]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그러나 누구를 먹여 살리자는 것인지는 가끔 헷갈린다. 국가는 국민을 먹여 살려야 하고 가장은 가족을 먹여 살리고 회사 사장은 직원들을 먹여 살리면 된다. 그런데 과연 국가가 국민의 먹거리에 관심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들 살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평생 자영업 하다 최근에 망한 지인들이 많아지는 현실은 남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어려운 사람이 많아지면 머잖아 나에게도 그 어려움이 닥칠 것임을 누구나 안다. 탈원전처럼 잘못된 정책들은 과감히 포기하고 국민들 먹거리를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않겠다는 각오로 경제에 올인하는 리더를 보고싶다.    

초나라가 제나라를 침범했다. 제나라 임금은 책사 순우곤을 조나라에 보내 구원을 요청하게 하면서 황금 백 근과 마흔 필의 말, 열량의 수레를 선물로 가지고 가게 했다. 임금의 말에 순우곤은 갓끈이 끊어지도록 껄껄 웃었다. 불쾌해진 임금이 물었다. 
“아니, 무엇이 그리 우스운가. 예물에 무슨 문제라도 있단 말이오?”
순우곤이 애써 웃음을 참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어찌 감히 적다고 불평하겠습니까?” 
임금이 다그쳐 물었다.  “그런데 왜 그리 웃고 있는 거요?”  
순우곤이 대답했다.  “오늘 조정에 오다가 보니 한 농부가 밭에서 제를 올리는데 젯상엔 작은 돼지다리 하나와 술병이 놓여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농부가 하는 말이 ‘토지신이여. 이 정성을 받으시어 우리 집 곡간에 오곡이 가득 차게 하시고, 돼지와 말과 소가 우리에 가득 차고, 금과 은이 궤짝에 꽉 들어차고, 자손이 넘치게 해주십시오.’하고 말하는 걸 들었답니다. 제물은 그토록 보잘 것 없으면서 바라기는 하늘만큼 크니, 그 모습이 자꾸 생각나 이렇게 웃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고 얼굴이 붉어진 왕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황금 천근에 백옥 열 쌍, 사백 두의 말에 백량의 수레를 예물로 준비하도록 하라.”
순우곤은 그 즉시 휘파람을 불며 조나라에 갔다. 조나라는 당장 장병 십만 명과 전차 천량으로 구원병을 꾸렸다. 이 소식을 들은 초나라는 황급히 군사를 돌려 철수하고 말았다.  

순우곤은 비범한 학자이자 익살꾼이다. 그는 사물의 이치에 능통한데다 언변이 뛰어난 책사였다. <사기>에 기록된 위의 이야기를 통해 순우곤은 ‘목적을 달성하려면 그 목적의 크기에 맞는 재원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굳이 재원을 아끼려 한다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 역시 작게 수정해야 할 것이다. 

고작 말수레 열량으로 나라를 구하겠다는 제나라 임금의 소심한 시야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국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복지 운운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얕은 꾀는 더 이상 안 통한다. 과감한 경제정책의 궤도수정으로 늪으로 빠지고 있는 경제를 살리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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