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삶의 비타민

(사진:인터넷)
헨리 워드 비처(Henry Ward Beecher)와 오성대감 이항복(사진:인터넷)

[컨슈머와이드-이정민]  “소금을 비싸게 파는 방법을 아십니까? 소 따로, 금 따로 팔면 됩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시절 소개한 우스개다. 이 총리는 날선 질문에도 위트와 유머를 섞어가며 예봉을 꺽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머는 삶의 비타민이다. 지옥에 없는 단 한 가지가 바로 유머라고 한다. 헨리 워드 비처(Henry Ward Beecher)는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은 스프링 없는 마차와 같다. 길 위의 모든 조약돌에 부딪칠 때마다 삐걱 거린다’고 설파했다. 유머는 남자에게든 여자에게든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누가 건조한 사람에게 다가서고 싶겠는가. 그런데 요즘 날씨도 건조하고 사람들도 건조해져 웃을 일이 너무 없다. 경제도 하강 부동산도 다시 침체... 어느 한가지도 순조로운 것이 없다. 세모(歲暮)에 긍정에너지를 전염시키고자 고전 유머를 소개한다.

  오성 이항복은 어릴 때부터 해학과 풍자에 능하고, 괴변과 기지에 통달하여 어디 한군데 막히는 곳이라곤 없었다. 하루는 그가 동대문 밖에 좀 나갔다 오겠다며 친구에게 말을 빌려달라고 했다. 악동 기질이 넘쳐나는 그를 잘 아는 터라 친구는 빨리 다녀오라면서 재차 다짐을 받은 뒤에 말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오성은 그 말을 타고 한 달 동안 금강산 유람을 하고 온 뒤에야 비로소 돌려주었다. 또다시 속은 걸 알고 잔뜩 벼르고 있던 친구가 버럭 화를 냈다.
  “분명 동대문 밖을 다녀온다고 해서 말을 빌려 주었는데 어찌 한 달이나 지나서 돌려주는 건가?”
  이항복이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자네는 왜 공연히 화를 내는 겐가. 금강산도 동대문 밖에 있으니 내가 동대문 밖에 다녀온다고 한 건 틀림없지 않는가?”
  친구는 뭐라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학예가 뛰어난 김 선생은 우스갯소리를 잘하였다. 
일찍이 그가 친구 집을 방문하니, 친구가 술상을 차렸는데 안주가 단지 흔해빠진 나물뿐이었다. 
친구가 미안했는지 짐짓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살림이 가난하고 시장 또한 멀다보니 고기 한 점 구할 방도가 없네. 대접할 거라곤 오직 푸성귀 하나로 담박하니 이것이 그저 부끄러울 뿐이네."
선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집 형편을 모르는 바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였다. 뜰 아래로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한 무리의 닭 떼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어지러이 흩어져 모이를 쪼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김 선생이 슬며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입을 열었다. 
  "대장부는 천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으니, 마땅히 내 말(馬)을 베어서 안주로 삼아야겠네."
  놀란 친구가 선생의 소맷자락을 급히 잡으며 말했다. 
  "아서게, 말을 베면 무엇을 타고 돌아가시겠는가?"
  선생이 뜰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야 닭을 빌려 타고 가면 되지."
  친구가 무릎을 치며 크게 웃고는 닭을 잡아 선생을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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