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 '말을 매는 새끼줄은 말에게 써야한다'
[칼럼] '말(馬)이야기' ... '말을 매는 새끼줄은 말에게 써야한다'
  • 이정민
  • 승인 2019.11.25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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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음마투전(飮馬投錢)의 지혜
(사진:
(사진: '초등필독 인성인문학' 내용 캡처)

[컨슈머와이드-이정민]  조국사태가 진정되었지만 국가가 반토막 났다. 둘만 모이면 진보 보수로 갈려 싸우느라 정신없다. 최근엔 전 금융위원회 유모국장의 비리로 또다시 시끄럽다. 권력은 마약과 같아서 한 번 맛보면 놓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그래도 개중엔 청렴한 인물들이 있어서 이 사회가 혼탁해져도 명맥이 유지 되는 것 같다. 모두가 권력자가 되는 순간 비리를 저지른다면 나라는 반쪽이 아니라 거덜이 날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청렴해지면 국가의 곳간이 구멍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의 불만도 사라진다.
  
조선 초기의 재상 이극배는 어진 덕으로 명망이 높았다. 그의 아우 이극돈 또한 당시대의 문신으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아우가 재상에게 말했다. 
  “아무 일이 저의 생일입니다. 집사람이 간소한 술자리를 마련하여 대접하고자 하니, 잠깐 저희 집으로 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날이 되자 조정에서 일을 마친 재상이 곧바로 아우의 집으로 갔다. 그가 아우의 안내를 받아 바깥문간에 들어가다가 삼 껍질로 만든 새끼줄을 흘낏 보았다. 그 새끼줄은 처마 밑에서 담 위에까지 한 줄로 걸려 있었는데,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었다. 상공이 걸음을 멈추고 뒤로 몸을 물러서며 물었다.  
  “이 새끼줄은 예사 줄이 아닌 것 같은데 누구에게서 얻은 것인가?” 
  얼굴이 붉어진 아우는 숨기지 못하고, 바른대로 고했다.
  “실은 말과 수레를 관리하는 사복시 관원 중에 서로 아는 자가 있어 빨래를 말리는 데에 쓰라고 보내 왔습니다.”
  공은 화를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복시의 새끼는 사복시의 말을 매는 데 써야지 어찌해서 네 집 뜰에 걸려 있느냐?”
  재상은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렸다. 이극돈은 형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전래로 내려오는 엄한 가법(집안의 법도와 규율)을 상기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마음을 닦아 정진한 끝에 재상 반열에 오른다. 

  태평어람이라고 하는 책에 ‘음마투전(飮馬投錢)’이라고 하는 고사가 있다. 영수지방에 사는 황자(黃子)라는 사람은 너무나 청렴하여 세상에 공짜를 바라지 않았으며, 자기가 타고 다니는 말이 강에서 물을 마실 때마다 물 값을 강물에 던져놓았다고 한데서 나온 고사다. 
 재상 이극배는 음마투전의 황자를 닮았다. 그는 오랜 동안 정치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사사로이 손님을 맞지 않았다. 또한 일찍이 묵자(墨子)가 그랬던 것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가무(歌舞)는 그릇된 것으로 여겼다. 후세 사람들은 조선 초기에 백성이 부유하고, 나라의 창고가 가득했던 것은 이와 같은 재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칭송한다. 

국가의 청렴도가 높을수록 대체로 국민소득도 높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대비 국가청렴도는 매우 낮다. 2018년 기준 국가청렴도는 세계 180개국 중에 43위를 기록했다. 1위는 덴마크, 2위는 뉴질랜드, 3위는 싱가포르,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가 공동으로 순위를 차지했다. 북한은 176위로 가장 청렴도가 낮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툭하면 뉴스에 오르는 고위관료나 지도층의 부정부패를 보면 과연 믿을만한 통계다. 

 

(주)한국체험교육센터 이정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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