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 마상무예 달인의 눈물
[칼럼] '말(馬)이야기' ... 마상무예 달인의 눈물
  • 이정민
  • 승인 2019.10.21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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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기다리며 쌓는 실력
(사진:
(사진:한국전통마상무예학교 홈페이지 캡처/위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없음)

[컨슈머와이드-이정민] 학생들에게 말과 관련된 진로직업 교육을 하게 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말과 관련된 새로운 직업세계를 경험했고 학생들 중 일부는 실제로 말 직업을 선택하거나 관련학과로 전공을 바꾼 경우도 있다. 취업이 어려운 시절이다 보니 직업의 귀천은 사라진지 오래고 무조건 어딘가에 취업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 인생이다. 취업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실제로 열정을 가지고 준비하는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보게 된다. 

 충주사람 박효종은 힘이 장사였다. 그는 평소에 개암과 잣, 호두나 은행처럼 단단한 열매 껍질을 두 손으로 힘껏 비벼 가루를 만든 다음 껍질을 훅 불어버리고 먹었다. 그가 젊었을 때는 기둥을 들었다 놨다할 정도로 힘이 셌다. 

  피는 속일 수 없는 일이어서 박효종의 아들 박염도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다. 말타기와 무예에 뛰어났을 뿐더러 힘이 좋아서 백 근짜리 활이라도 가볍게 당겼다. 그런데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일자무식이어서 초시에서는 반드시 장원을 하였으나, 회시에서는 매번 낙방했다. 

  그러던 박염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오로지 무예로만 시험을 치르는 별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것이다. 사람들은 의심할 것 없이 박염이 장원할 것이라 여겨 일찌감치 축하해 주었다. 
  “말타고 활 쏘는 마상무예의 기술로 보나 창검술 겨루기로 보나 상대를 제압하는 힘으로 보나 자네의 장원은 떼 놓은 당상일세 그려.”
  “아이구, 지야 그저 붙기만 해도 다행이지유.”
  박염은 애써 겸손하려 했지만 스스로도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다. 과거 날짜가 다가오자, 응시할 장정들이 말을 몰아 그에게 모여들었다. 그리고는 정성들여 새로 만든 팽팽한 줄과 강한 활을 박염이 먼저 쏘아 시험해 주도록 간곡히 청했다. 혹여 시험해주지 않을까 걱정한 사람들은 그에게 아부하여 말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박염은 연습도 할 겸 사양하지 않고 모두 활의 상태를 시험해 주었다. 
  마침내 공식 과장이 개시되었다. 순서에 따라 박염의 차례가 되자 사람들의 시선이 박염에게 모아졌다. 힘차게 말을 달려 나온 박염이 활시위를 당겼다. 그러나 시위를 떠난 살은 웬일인지 과녁에 미치지 못하고 힘없이 툭 떨어졌다. 이내 사람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두 번째, 세 번째 쓴 살도 과녁을 벗어나버렸다. 어안이 벙벙해진 구경꾼들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박염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훔쳤다. 
  응시생들의 활을 일일이 당기는 바람에 두 팔이 붓고 아파서 활시위를 제대로 당기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끝내 시험을 다 치르지도 못하고 낙방하고 말았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사람들은 말했다. 
  “천명이 없으면, 인력으로는 취할 수 없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 학원가, 도서관 등은 이미 취준생들 북새통이다. 입사를 위해서는 먼저 실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러나 실력을 갖추고 나도 합격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열 번도 넘게 낙방하는 것이 비일비재한 것처럼 한 번에 합격하기란 쉽지 않다. 합격은 박염의 사례와 같이 일정부분 운도 필요한 것이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치지 않는 열정이 있다면 운도 항복할 것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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