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 '준마는 늙어도 당나귀와 짝 짓지 않는다 '
[칼럼] 말(馬)이야기 .... '준마는 늙어도 당나귀와 짝 짓지 않는다 '
  • 이정민
  • 승인 2019.06.24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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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게서 배우는 지혜
(사진:이정민 제공)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이정민 제공)

[컨슈머와이드-이정민] 연예인들의 터무니없는 강연료 시비로 지자체가 궁색한 변명을 지어내느라 바쁜 모양이다. 누가 봐도 전문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들에게  귀한 혈세를 퍼 줬으니 민심이 흉흉한 것은 불문가지다. 들끓는 민심보다는 코드가 맞는 내편만 챙기다보니 불신이 가득하다. 준마인지 당나귀인지 확인도 없이 코드만 맞으면 내편이 되는 이분법적인 세상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초나라의 사마계주(司馬季主)는 거리에서 점을 치는 역술가였다. 어느 날 송충(宋忠)과 가의(賈誼)라는 초나라의 관리가 장안의 길거리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사마계주를 보았다. 두 사람은 무심코 강론을 듣다가 깜짝 놀랐다. 한마디 한마디가 이치에 어긋남이 없었던 것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두 사람이 사마계주에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식견 높은 도인이신데, 왜 이런 지저분한 저자거리에서 천한 점을 치고 계십니까?“
사마계주가 시큰둥하게 말을 받았다. 
  "지저분함과 천함은 보기에 따라 다르지요.“   
두 사람도 지지 않고 덤볐다. 
  "나라의 높은 자리에 앉아 녹을 받는 사람을 귀인이라고 하는데, 역술가는 지위가 없으니 천하다는 말씀입니다.“
  사마계주가 두 사람의 관료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들은 해와 달이 나오면 밖에서 놀고, 해와 달이 지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해와 달에 맞추어 행동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일식이나 월식, 길흉에 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이런 어린아이들은 현명할까요, 아니면  어리석은 걸까요? 이처럼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 귀한 것과 천한 것을 판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두 관료가 침을 꿀꺽 삼키며 귀를 기울이자 사마계주가 말을 이었다. 
 “현명한 사람은 바른 길을 걷고 올바른 의견을 말합니다. 세 번 간언해서 듣지 않으면 즉시 단념하지요. 남을 칭찬할 때는 보상을 바라지 않고, 비판할 때는 그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를 권해도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거절하며, 높은 봉록을 준다 해도 공이 없으면 받지 않습니다. 이것이 정말로 현명한 자들입니다."
  두 사람이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사마계주가 힘주어 말했다. 
  "공들이 말하는 귀인이나 현명한 자야말로 참으로 부끄러운 존재입니다. 굽실거리며 비위를 맞추고, 권세를 좇아 이익을 바라며, 패거리를 지어서 올바른 자를 밀어내 버리고, 지위와 봉록에만 눈이 어두워 있지요. 도대체 칼을 든 강도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출세지향의 길을 걸어 온 두 관료 송충과 가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이 빨개졌다.  
  “준마는 늙어 빠져도 당나귀와 짝을 지어 마차를 끌지 않습니다. 봉황은 제비나 참새 따위하고는 무리를 짓지 않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현명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과는 줄을 짓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사람들을 피해서 그늘에 몸을 숨기고 무리의 눈을 피해 은자가 되는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마계주는 두 사람을 측은히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충고를 하였다.
  "귀공들은 지금 지위나 명예를 구하느라 피투성이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 피투성이 속에서 인간의 현명함과 어리석음, 천함과 귀함을 알 턱이 없지요."
  송충과 가의는 얼굴을 푹 파묻고 생각에 잠겨 자리를 떠났다. 송충과 가의는 창피함을 깨달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 창피함조차 못 느끼는 위정자들이 세상을 호령하고 있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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