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말(馬)이야기....'성(姓)씨의 유래와 존중'
[칼럼]말(馬)이야기....'성(姓)씨의 유래와 존중'
  • 이정민
  • 승인 2019.03.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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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정민제공)
김홍도의 ‘과로도기도(보물 제1972호)(사진:이정민제공)

[컨슈머와이드-이정민] 요즘은 개명(改名)이 쉽다. 개명의 이유는 '이름이 촌스럽다', '어감이 안좋다', '사주에 나쁘다' 등등 백인백색으로 다양하다. 그래도 성(姓)을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부계의 성을 거의 죽을 때 까지 바꿀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모계와 부계의 성을 공동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이진 않다. 오히려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인지 흔히들 ‘내가 틀리면 성을 바꾸겠다’는 식의 단호함의 표현수단으로도 쓰인다. 그 성씨를 두고 함부로 폄훼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충청도 어떤 마을에 정(鄭)씨와 명(明)씨가 이웃하여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순박한 농민들로서 다정하기 이를 데 없어 서로 욕 친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막에서 명씨가 정씨에게 이렇게 놀렸다.
"어이, 당나귀. 집에 돌아갈 때는 나 좀 태워줘. 다리가 아파 죽겄어 아주." 
정(鄭)씨의 ‘奠’ 자가 당나귀를 닮았다고 해서 희롱한 것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놈을 봤나. 찢어진 입이라고 어딜 함부로 놀려. 저놈의  주둥아리를 확 찢어버릴까부다.“ 
정씨는 명씨를 마땅한 놀림거리를 찾지 못해 고작 예사로운 욕설만 할뿐이었다.
"허허, 그 친구 입버릇 한 번 거칠구먼. 하긴 내가 참어야지. 따지고 보면 그것도 고약한 성을 가졌기 때문 아니겠는가. 당나귀는 거시기도 커서 고집도 쎄다니께.”
정씨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놀려줄 말이 없어서 속만 태우고 있었다.
어느 날 정씨는 지나가는 탁발승(托鉢僧)을 만나 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하소연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탁발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바로 명씨집으로 가십시다."
정씨는 기대 반 걱정 반이 되어 탁발승을 명씨집으로 안내했다.
마당을 쓸던 명씨가 정씨를 보자 또다시 도발했다. 
"아이구, 이게 누구여. 당나귀 아닌가? 그래 어쩐 일인겨? 혹시 그 커다란 양물에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닌가 모르겄네“
정씨가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탁발승이 천천히 들어왔다. 탁발승이 들어오자 명씨는 빗자루를 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넌지시 물었다. 
"그래 대사님은 어떤 성을 쓰는 감유? 내 친구는 당나귀 성을 쓰는디"
"출가한 탁발승에게 속세에서 쓰던 성이 무슨 상관 이겠습니까마는, 소승의 성은 말씀드리기가 심히 부끄러운 성입니다.“
명씨는 호기심이 발동해 눈을 치켜떴다.
"아니, 무슨 성이기에 말씀허시기가 난처하다는 거유? 혹시 당나귀가 아니라 말(馬)씨 성이라도 된단 말이유? 
"그런 게 아니오라, 성의 내력이 좀 고약해서..."
"어서 그 내력을 좀 들려주시지유."
"실은 소승의 모친이 행실이 좋지 못해서 불공드린다고 절에 가서는 일정사(日精寺)의 스님과 월정사(月精寺)의 스님을 번갈아 가며 관계를 가졌더랍니다. 그래서 저를 낳게 되었다 하더군요. 그런데 어머니 자신도 내가 누구의 자식인지 도무지 헤아릴 수 없더랍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일정사의 일(日)과 월정사의(月)자를 따고 한데 어울려 명(明)가라는 성을 만들어 소승의 성으로 정했다고 하더이다."
탁발승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명(明)씨는 점점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소리조차 내기 창피했다. 그 후로부터 명씨는 길에서나 주막에서 정씨를 만나도 놀리지 않았다고 한다.

남의 성을 가지고 헐뜯는 행위는 조상을 욕보이는 것이고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는 행위다. 어떤 성씨든 존중해야 할 것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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