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이정민]  요즘  ‘보헤미안랩소디’로 대중음악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실감나는 시기다. 연말엔 보통 오페라나 콘서트를 보며 마무리하는데 이 영화 한 편으로 가성비, 가신비 최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서울 종로 낙원상가가 요즘 시험 끝난 청소년이 아닌 중년들로 붐비는 특별한 즐거움에 빠지게 된 것도 이 영화의 파급력 때문이다. 대중음악은 시대를 반영하지만 훌륭한 가요는 시대를 초월한다. 

‘노래는 정(情)을 말로 표현한 것이다. 정이 말에 움직이고, 말이 글로 이루어진 것을 노래라고 한다. 좋은 노래란 기교를 버리고, 옳고 그름도 잊고, 자연스러운 가운데 천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시경(詩經)>의 국풍은 민간 가요를 많이 실었으니, 한편으로는 덕성을 기르는 교화의 측면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아름답지 못한 풍속을 풍자하는 뜻도 있다. 민간에서 지은 가요는 모두 당시 사람들의 순수한 본성과 자연의 소리에서 나온 것으로 풍속을 따른 것이 많다.’담헌 홍대용이 정리한 노래의 의미다.

 옛 가요는 오늘날의 노래와 곡조는 다를지언정 감동을 말로 형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당대의 풍속과 감정을 드러낸 뜻이 담겨있는 노래. 그렇다면 그 가운데 말(馬)을 소재로 한 가요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까. 

 현대 가요 속에 등장하는 말은 백년설, 남인수 등이 활약하던 1930년대의 노래에서부터 2018년 BTS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등장한다. 가요 속에서 등장하는 말은 희망과 멋진 남자를 상징하는 백마, 씩씩함을 나타내는 준마,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야생마, 한가로이 노니는 망아지 등 여타 문학이나 신화에서 등장하는 말의 이미지와 유사하게 나타난다. 특별히 조랑말과 백마는 장가가는 신랑의 탈것이라는 풍속을 반영한다. 마차는 단순히 운송수단으로도 등장하지만 흐르는 인생,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과 같이 비유적으로 등장한다. 나귀는 지극히 정서적으로 표현되는데 묵묵하고 애처롭지만 언제나 변함없는 반려로 등장한다. 

 말 소재 가요의 특징은 사랑과 이별이라는 통속적인 주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당대를 살아가는 인생살이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퀸의 음악이 주는 감동처럼 진한 메시지를 전한다. 
 

㈜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