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제왕의 애마(愛馬)를 잡아먹은 낭인들
[칼럼] 말(馬)이야기.... 제왕의 애마(愛馬)를 잡아먹은 낭인들
  • 이정민
  • 승인 2019.02.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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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의 사정을 살펴주면 반드시 내게도 이웃의 덕을 입는 순간이 온다'
(사진제공:이정민)
(사진제공:이정민)

[컨슈머와이드-이정민] 까치의 설날이 아닌 진짜 우리 민족의 설날을 맞아 가족 친지들이 모이는 흔치 않은 시간을 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여기저기 아우성치다가도 설은 가족들이 함께하는 귀한 자리이므로  걸인의 찬이라도 나름 산해진미로 준비하려 애쓴다. 이런 명절에는 외로운 독거노인도 들뜨게 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반면 더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행복한 사람일수록 소외된  사람을 챙긴다면 훗날 덕이 곱절로 돌아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는 선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秦)나라 왕 목공(秦穆公)이 금쪽같이 아끼던 말이 도망친 일이 있었다. 급히 병사를 풀었는데 기산 근처를 떠돌던 300 명의 유랑민들이 그 준마를 삶아 먹은 뒤였다. 비천한 떠돌이에다 감히 제왕의 말을 잡아먹었으니 그들의 목숨은 곧 날아갈 판이었다. 관리들은 앞 다투어 유랑민들을 엄벌에 처하도록 건의했다. 이에 목공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고 나섰다.
 "말 때문에 사람을 해치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그보다는 말고기를 먹고 나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이 상한다고 들었다. 이들 모두에게 술을 주도록 하라.“
벌을 내리기는커녕 술을 하사하고 그들을 모두 풀어 주도록 하니 관리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진(秦)나라는 진(晉)나라와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목공은 전투 중에 도망가는 진(晉)나라의 왕 혜공을 붙잡으려고 말에 채찍질을 하며 황급히 내달았다. 그러나 부하 몇 명과 함께 추격하던 목공은 말이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땅바닥으로 떨어져 오히려 도망가던 적군에게 포위당하였다. 일단의 적군이 휘두르는 창에 찔려 상처를 입은 목공은 이제 꼼짝없이 사로잡힐 처지에 놓였다. 그 때였다. 위기일발의 그 순간, 갑자기 함성이 일더니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나타나 적군의 포위를 뚫고 목공을 구해 냈다. 죽을 고비에서 벗어난 목공은 곧바로 전열을 재정비해 혜공을 사로잡고 대승을 거두었다.

 목공은 자신을 구해 준 사람들에게 상을 내리고자 그들을 불렀다. 그러자 그들은 예전에 이미 큰 은혜를 입었다며 사양하였다. 그들은 바로 목공의 애마를 잡아먹었다가 벌을 받기는커녕 술을 하사받고 풀려났던 떠돌이 무리였다. 이리저리 유랑하던 그들 무리는 목공이 진나라를 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오던 중 마침 위기에 처한 목공을 보고는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해 냈던 것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뿌린 대로 거둔 일화다. 여유로운 명절에 여유없는 이웃을 들여다보는 마음의 따뜻함을 전해주는 사람들이 많기를 소원해 본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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