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 손빈(孫臏)의 마차경주
[칼럼] 말(馬)이야기 .... 손빈(孫臏)의 마차경주
  • 이정민
  • 승인 2019.04.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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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시대엔 현자(賢者)가 정말 필요해
(사진출처:네이버지식백과)
손빈(孫臏) (사진출처:네이버지식백과)

[컨슈머와이드-이정민]  며칠 전 주식으로 큰 돈을 번 사람이 헌법재판관이 되었다. 임명이 되면 주식을 모두 팔겠다고 했다. 국민들의 질타는 그의 도덕적 해이를 말하는 것이지 주식 자체의 매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객관성이 결여된 인사가 지속되다보니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영웅까지는 아니어도 누구나 동의하고 박수치는 인물이 최소한 한 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중국 전국시대의 제(齊)나라에 전기(田忌)라는 장군이 있었다. 장군은 병법가 손빈(孫臏)을 초청해 군사와 정치문제를 자문했는데 그의 지식과 경험, 통찰력에 탄복하곤 했다. 당시에는 마차경기에 돈을 거는 경마가 성행했는데 장군 또한 귀족들과 더불어 곧잘 즐기곤 했다. 마차경주는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를 한 조로, 3개조의 수레가 각각 한 번씩 달리기 경기를 하여 그 중 많이 이기는 자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날 제나라의 왕이 장군에게 다가와 내기를 제안했다. 
“장군은 좋은 말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 말들과 한 번 겨루어 보는 것이 어떤가?”  
 장군은 자신의 말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제왕의 말에는 미치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왕이 제의한 것이니 무작정 싫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전의 날, 장군은 제일 좋은 말을 골라 내 보냈지만 연전연패(連戰連敗)하고 말았다. 자존심이 상한 장군은 밥맛을 잃었다. 그때 손빈이 웃으며 들어오더니 슬쩍 말을 걸었다.  
“이번에는 제가 크게 한번 이기게 해드릴 테니 상금을 몇 배로 올려보시지요.” 
 장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같은 말로 달리는데 어찌 이길 방법이 있단 말인가?”
 손빈은 승리의 계략을 귀띔해 주었다. 
“보아하니 쌍방이 출장시키는 각 3대의 마차는 상급과 중급, 하급으로  구분되는데 동급이라면 말의 주력에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장군의 가장 느린 마차를 제왕의 가장 빠른 마차와 겨루게 하십시오. 그리고 가장 빠른 마차는 제왕의 두 번째 빠른 마차와, 두 번째 빠른 마차는 제왕의 가장 느린 마차와 경쟁케 합니다. 그러면 결국 2대 1로 반드시 이길 겁니다.” 
장군이 그의 말대로 따랐더니 어김없이 이겼고, 내기 돈을 크게 거둬들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연전연패의 형국은 연전연승의 파죽지세로 바뀌게 되었다. 제왕은 상대적으로 좋은 말들이 왜 뒤처지는지, 장군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 견딜 수 없었다. 마침내 왕이 전기에게 필승의 연유를 묻자 전기는 손빈의 지혜라고 정직하게 대답했다. 제나라 왕과 손빈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손빈은 제나라의 군사를 다스리는 전략가로 활약하기 시작 했다. 

장군이 번번이 지던 경주를 이기는 경주로 바꿀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말을 바꾼 것도 아니고, 수레를 고급으로 바꾼 것도 아니다. 단지 경기에 출전하는 수레의 대응 순서를 바꾸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손빈의 치밀한 관찰력이 있었다. 손빈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의 대안을 제시한다. 그 덕분에 장군은 단지 자원의 투입 순서만을 바꾸고도 원하던 승리와 상금을 얻게 되었다. 손빈과 같은 현자(賢者)가 한 명 만이라도 있다면 우리의 피로한 삶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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