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말(馬)이야기... '발정난 馬, 말산업의 토대'
[칼럼] 말(馬)이야기... '발정난 馬, 말산업의 토대'
  • 이정민
  • 승인 2019.02.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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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경주마 얻기 위한 말교배 산업
엄청난 교배값을 지랑하는 경주마 '매니피'(사진:한국마사회제주본부)

[컨슈머와이드-이정민] 말은 목축업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부터 제조업, 레저 관광 등의 서비스 산업 분야는 물론 3D를 활용한 각종 마구의 생산을 거쳐 경마 VR시대까지 엄청난 산업 발전을 이루어왔다. 말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아이템으로도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말산업은 1차 산업부터 4차 산업까지 새로운 산업혁명과 시대를 같이 하며 성장해 왔다. 그런데 말산업은 2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고 해서 1차 산업이 사라지지 않는 특별한 산업 발전 방식을 갖추었다. 즉 1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말의 목축업은 2,3,4차 산업이 발전해도 다른 방식으로 공존한다. 일반 산업분야는 새로운 산업발전으로 이전의 산업이 사양화 되는 경우가 많지만 말산업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어 다양한 산업발전이 가능하다.  

1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말 목축업은 말의 생산인데 특히 경주마의 생산은 매우 부가가치가 높아서 세계적인 관심 산업이기도 하다. 경주마는 일반 승용마와 달리 인공수정이 허락되지 않는다. 자연임신으로만 경주마의 혈통이 인정되기 때문에 생산의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큼 잘 보존된 유전자로 인하여 경마의 정통성이 훼손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경주마의 순혈주의를 지키기 위해 경주마 교배를 준비하는 목장주들은 말의 교배시즌이 되면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씨수말을 찾아 나선다. 경주마의 혈통이 중시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수한 경주마가 우수한 자손을 낳기 때문이다. 인간과 달리 말의 유전은 거의 백발백중이다. 즉, 우수한 아버지말이 우수한 자식말을 출산하기 때문에 우수한 아버지말인 씨수말의 몸값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씨수말 ‘매니피’는 실제로 100억원이 넘는다. 이 귀한 황제마 매니피와 하룻밤을 보내려면 목장주는 최소한 수천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대신 하룻밤의 거사로 임신이 성공하면 매니피의 자마(子馬)는 출생과 동시에 거액의 몸값이 보장된다. 목장주들이 우수한 씨수말에 목을 매는 이유다. 

교배도 씨수말의 입맛에 따라 정해진다. 아무리 아름답고 똑똑한 암말도 씨수말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암말 입장에서는 매우 자존심 상하겠지만 씨수말의 유전자가 그만큼 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수말의 정자 한 방울이 다이아몬드 값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씨수말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말의 교배기는 봄철에 주로 행해지는데 3월부터 6월 중에 시행된다. 이 기간 중에 씨수말 한 필이 상대하는 암말은 무려 80여마리다. 이 시기에 씨수말은 거의 매일 새로운 암말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남자에게 최고의 이상형은 ‘오늘 처음 만난 여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쯤 되면 씨수말은 남자들 최고의 로망일 것이다. 여기에 ‘시정마’라는 비정한 스토리가 하나 곁들여진다. 씨수말의 원활한 교배를 위해 시정마는 암말을 극도로 흥분시켜야 한다. 암말이 충분히 준비가 될 때까지 시정마는 최고의 테크닉을 발휘하여 암말을 흥분시켜야 하는데 암말이 씨수말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면 시정마는 그대로 씨수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퇴장해야 한다. 시정마 입장에서는 비정한 삶의 끝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처절한 시정마의 비애지만 그 정도로 경주마의 교배는 매우 복잡하고 잔인하며 오묘하기까지 한 말산업의 중심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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