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플라스틱 줄이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컨슈머와이드
산업계가 플라스틱 줄이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컨슈머와이드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산업계가 플라스틱 줄이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친환경 플라스틱, 재생 플라스틱 사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통한 환경보호 즉, 기업의 가치소비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 보고서(2021)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88kg이다. 같은 해 한국소비자원이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7개 이상을 소비하는 소비자는 17.7%로 나타났다. 이처럼 플라스틱은 안될 정도로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결국 우리 자신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미 국립과학원 회보(PINA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생수병 1에서 7종류의 플라스틱 입자 24만개가 나왔으며 이중 90%는 미세 플라스틱이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1밀리미터() 인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물과 공기, 토양, 음식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현대인은 평균적으로 일주일간 신용카드 1장에 해당하는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첫 번째 시작이다.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재개, 플라스틱 저감 동참

최근 재개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나섰다. '플라스틱과 작별한다'는 뜻을 담은 범국민 캠페인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환경부 주관) 동참이 그것이다. 캠페인은 . '안녕(Bye)'이라는 의미의 양손을 흔드는 동작과 함께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착한 소비를 독려하는 약속이 담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우선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이국환 대표가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에 동참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의 지명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이 대표는 영상을 통해 20228월부터 시작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배민B마트에서 비닐 완충재 대신 사용하는 종이 완충재, 배민문방구의 종이 박스 테이프, 사내 카페 이용 시 다회용컵을 제공하는 빌린컵제도 등 플라스틱 사용 줄이는 활동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다음 챌린지 주자로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를 지목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발표한 총 2천억 원 규모 사회적 투자 상생안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친환경 배달수단 전환지속가능 패키징 확대,이해관계자 참여 등을 통해 2032년까지 자체 발생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2년 대비 50% 감축하고, 친환경 배달 문화 조성 및 확산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아모레서피식 이상목 대표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의 지목을 받아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대표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공식 SNS 계정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전사 차원의 플라스틱 절감을 약속하고 고객과 함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초 '레스 플라스틱 위아 판타스틱(LESS PLASTIC. WE ARE FANTASTIC!)' 캠페인을 시작하는 한편, 제품 포장재 순환을 위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백화점, 마트, 아리따움 등의 매장에서 총 2583톤의 화장품 용기 수거올해 1월 아모레몰에서 온라인 용기 수거 캠페인을 론칭2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MOU를 통해 4월부터는 공공주택에서 화장품 유리병을 수거하는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다음 주자로는 이인영 SSG닷컴 대표와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이밖에 이성림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류진 한경협 회장, 이강덕 포항시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하윤수 교육감 등이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에 동참했다.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

챌린지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실제로 플라스틱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우선 한국맥도날드는 외식업계 최초로 100% 재생페트(rPET, recycled PET)로 만든 플라스틱 컵과 리드(컵 뚜껑)를 전국 매장에 도입했다. 지난달 전국 매장에서 선데이 아이스크림 주문 시 재생페트 컵과 리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올해 안에 모든 커피 메뉴까지 친환경 재생페트 용기로 순차 전환할 계획이다. 선데이 아이스크림 컵과 리드 1세트에는 수거된 500ml 투명 페트병 약 2.5개가 사용된다. 재생페트는 신생 플라스틱 대비 비용이 높지만 약 59%의 탄소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맥도날드는 재생페트 용기 도입 외에도 내년까지 모든 패키지를 재활용, 재사용이 가능한 소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경영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2020년에는 업계 최초로 빨대가 필요 없는 음료 뚜껑인 뚜껑이를 도입했다. 2022년부터는 전국 매장 내에서 일회용 식기류 대신 다회용기를 제공해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를 위해 앞장섰다. 지난해에는 BYN블랙야크그룹과 협업해 매장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을 충전재로 가공한 친환경 유니폼을 도입한 바 있다.이를 통해 맥도날드는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선도적인 ESG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는 지난 2020년부터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더플 캠페인을 통해 플라스틱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원더플 캠페인은 사용된 투명 음료 페트병이 유용한 자원으로 돌아오는 순환 과정을 일상에서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소비자 동참형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투명 음료 페트병 수거율이 88%에 달한다. 지난해 진행된 네 번째 시즌에서는 500ml 페트병 127만 개 분량에 달하는 총 17.6톤의 투명 음료 페트병이 수거됐다. 수거된 페트병은 식품 용기에 사용할 수 있는 재생페트(rPET) 원료로 재활용된다.

브리타는 정수기 필터를 수거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브리타의 정수 필터 1개는 물을 최대 150L까지 정수할 수 있는데, 이는 500mL 생수병 300개를 대체하는 수준으로 1년 사용 시에는 플라스틱 15kg, 이산화탄소 112.5kg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 20219월부터는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 그린 리프 멤버십을 도입해 진행 중이다. 멤버십 론칭 1년간 약 83천 개의 필터를 수거한 브리타는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33만 개 이상의 필터를 수거했다. 시행 이후 2년 동안 1천 톤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이 절감되며 총 7천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부터 본사 사내 카페에서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해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본사 사내 카페에서 1년 동안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약 7톤 가량이다. LG유플러스의 다회용기 사용으로 약 7톤 가량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LG유플러스는 공용 유심 원칩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절반으로 줄이고 안내문과 배송봉투를 친환경 소재로 변경했다. LG유플러스는 보통 유심칩은 파손을 방지하고 휴대성 때문에 신용카드 크기의 플라스틱(유심 플레이트)에 부착되어 판매된다. 이때 실제로 스마트폰에 삽입되는 유심칩은 손톱만 한 크기로, 전체 유심 플레이트의 10% 정도다. 나머지 90%는 버려지고 있는데, 장당 약 1g 이상의 플라스틱이 낭비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원칩의 유심 플레이트를 절반으로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낮췄다. 원칩 이용 안내문과 배송 봉투도 친환경 FSC 인증을 받은 소재로 변경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원칩 판매량이 1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심 플레이트의 크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1톤의 플라스틱 낭비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친환경 인증 소재를 사용해 연간 약 5톤의 종이 쓰레기를 줄여 나무 약 90그루를 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일회용 컵 대신 개인 컵을 사용하면 400원 할인 혹은 추가 별 1개를 제공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3년간 스타벅스의 연간 개인 컵 이용량은 20201739만 건 20212190만 건 20222530만 건으로 나타났으며, 작년 건수는 약 2960만 건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까지 고객에게 제공된 관련 혜택 규모는 금액으로 환산 시 120억 원을 상회한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부터 매월 10일을 일회용 컵 없는 날로 지정해 다회용 컵 사용 권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올해 에코 페트(eco-PET)의 도입, 제품의 경량화,무라벨 제품 확대를 통한 플라스틱 사용량 줄이기에 나선다. 오는2030년까지 지속가능 PET원료의 사용비율을 50%, 2050년까지 100% 달성해 화석자원 유래 플라스틱 사용량 Zero’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지난 1월 동아오츠카는 E-자원 순환 체계를 통해 폐전기,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함으로써 총 1266t의 이산화탄소(CO2)를 감축했다.

매일유업과 롯데웰푸드도 플라스틱 사용량 줄이기를 통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선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컵커피 제품에서 플라스틱 캡과 빨대를 제거한 그린 패키지를 선보여 기존 제품과 비교했을 때 1년간 30년생 소나무 1650그루를 심는 효과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1월 파스퇴르 750ml 우유 전 제품 용기 원료에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25% 적용해 연간 50 톤가량의 플라스틱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빙그레는 3R(Recycle, Reduce, Redesign) 전략을 통해 플라스틱을 감축하고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선 대표 우유 제품의 용기 중량을 줄이고 용기 생산 과정에서 남게 되는 플라스틱을 가공 후 재사용하는 방법을 통해 연간 4천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냈다. 또한 커피 제품의 패키지를 202112월 친환경 포장재로 변경해 분리배출이 쉽게 만드는 등 포장재 개선으로 지난해 6588톤의 온실가스 저감 실적을 달성했다.

재생 플라스틱, 생분해·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 중에는 플라스틱 재사용뿐 아니라 생분해 플라스틱 사용 등 친환경 신소재도 있다. 우선 신소재를 보면, 한국제지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 그린실드가 대표적이다. 이 소재는 플라스틱(PE/PP) 소재를 재활용·생분해 가능한 소재로 대체해 매립되는 경우에도 3개월 안에 생분해되는 환경친화적이다. 원형 용기 외에도 종이컵, 트레이, 접시, 몰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LG화학이 오는 21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에서 선보이는 이산화탄소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 에틸렌 카보네이트(PEC)도 주목받고 있다. PEC는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산화에틸렌을 사용해 만드는 차세대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화장품 용기와 식품 포장재에 사용되는 PEC는 다른 플라스틱 제품과 섞어서 부드러운 필름부터 단단한 케이스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만 해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최근 핫 한 순환경제의 핵심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킨지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연평균 7.4%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약 55조 원에 이르고, 2050년에는 약 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버려지던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화학 제품으로 전환, 화석연료의 사용을 감소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열분해 사업이 블루오션으로 부상

하고 있다. 재생된 연료는 의류, 자동차 부품, 산업용 원자재, 건축자재, 잡화 등에 널리 쓰이게 된다. 특히 열분해 기술로 폐플라스틱에서 원유를 뽑아낼 수도 있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폐플라스틱 활용을 통한 순환경제를 완성하기 위해선 R&D부터 시범 프로젝트 실행, 상업화 지원 등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과 같은 친환경 기술 등 재정적 지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재활용 제품 활용에 대한 표준지침도 마련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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