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장하영 기자] 며칠 전 지인과 함께 점심으로 프랜차이즈 중국 음식점을 갔다.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장면 한 그릇에 1만 1천 원이나 했다. 짬뽕은 1만 3천 원이었다. 이것저것 주문했더니 3만 원을 훌쩍 넘었다. 2인 3만원 시대를 실감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고공 행진하는 외식 물가에 숨이 막혔다. 집 도시락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새해 초부터 고공 행진하는 외식 물가로 곡소리가 나고 있다. 이젠 서민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자장면은 8천 원에 육박하고 있고, 김치찌게 백반은 8천 원을 넘어섰다. 이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으나 구내식당 식사 부담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커졌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이 매달 발표하는 8개 주요 외식 메뉴 가운데 지난해 인상률이 가장 높은 메뉴는 자장면, 인상액이 가장 큰 메뉴는 삼계탕으로 각각 나타났다.
서울지역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7천 원선을 넘어섰다. 자장면은 지난해 12월 7천69원으로 전년 동월 6천596원 보다 500원 올라 인상률이 7.61%로 8개 외식 품목 중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김치찌개 백반 1인분 가격은 처음 8천 원 대로 올라섰다. 식당의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1만 9천429원, 김밥은 3천323원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김치찌개 백반은 6.66%, 삼겹살과 김밥은 각각 2.09%.19% 올랐다. 이러다 삼겹살은 2만 원대, 김밥은 3천500원대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점춰진다.
인상 금액으로 보면 삼계탕이 923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냉면 가격은 731원, 비빔밥은 654원, 김치찌개 백반과 자장면은 같은 기간 각각 500원 올랐다. 칼국수는 424원, 삼겹살은 398원, 김밥은 223원 각각 인상됐다.
미친 외식 물가로 점심 시간대에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구내식당 부담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커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올랐다. 이는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있는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수치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1.9배에 달한다. 대표적 먹거리 지표인 전체 외식(6.0%), 가공식품(6.8%) 물가 상승률보다 높다.
구내식당처럼 식사비 부담을 줄일 대체제로 꼽히는 편의점 도시락 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가공식품의 세부 품목 중 하나인 편의점 도시락 물가 상승률은 5.2%였다. 전년(2.1%)의 2.5배 높아졌다.
이처럼 외식 부담이 커진 것은 지속적인 식자재 물가 상승 및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1만 원으로 점심식사하고 커피 한잔 마시던 시절은 갔다. 적어도 2만 원은 있어가 가능한 세상이 됐다. 외식비가 부담된다고 식사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2000년 대 초반만 해도 직장에 집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러한 외식 물가 고공행진 시대에는 집 도시락이 해답일 수 있다.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유통업체들은 식자재에 대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집 도시락은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만약 집 도시락을 싸는 것이 어렵다면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도 있다. 외식 절반 가격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대형마트 등에서 진행하는 할인 등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외식 물가에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행동할 때다. 내일 아침 집 도시락을 들고 회사에 출근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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