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9일 미국에서 아주 섬뜩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시판되는 생수 1병 안에 아주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약 24만 개가 들어 있었다는 연구결과다.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없다. 우리나라 생수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오염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과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생수 대신 집에서 텀블러에 물을 담아오는 등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우선 미국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자. 8일(현지시간) 베이잔 얀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연구소 교수 연구팀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을 통해 공개한 미국에서 판매되는 인기 생수 브랜드 3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L 생수 1병에서 평균 24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제품에 따라 최소 11만 개 최대 37만 개의 입자가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의 수를 따졌을 때보다 최소 10배, 최대 100배 많은 수치다. 무심코 생수 한 병을 마시면 덩달아 미세플라스틱 평균 24만 개를 몸에 축적하게 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이 물을 병에 담기 전에 정수하는데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뚜껑을 개폐할 때, 페트병이 열에 노출될 때 등에서도 입자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봤다.
생수 병 안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또 다른 이유는 공정상의 특성 때문이다.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에 따르면 플라스틱을 병 모양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유연하게 만든 뒤 고압의 기체를 쏴 모양을 잡는 ‘사출성형/블로우성형’이라는 성형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분자 구조가 분해될 수 있는데 페트병에 물을 채우면 플라스틱 입자가 그래도 물에 퍼지는 것이다.
문제는 몸에 축적되는 미세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통상 1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5mm의 플라스틱을 일컫는다. 마모되거나 태양광 분해 등에 의해 잘게 부서지며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작을수록 독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산화방지제 같은 첨가제가 다량 들어가 있는 나노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세포막을 통과해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성물질이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은 신경계나 면연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시판 생수를 마시든, 집에서 정수기로 물을 텀블러에 받아마시든 현재로선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하루처리시설 등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하천으로 유입된다. 이를 먹이로 오인한 물고기가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다시 인간이 이 물고기를 먹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물고기 외에도 토양이나 식수 등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침투하고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사용한 플라스틱 분리 배출도 중요하다. 플로깅 등 버려진 플라스틱 줍기에도 나서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이제 선택이 필수다. 작은 실천이 환경을 지키는 시작이며, 이는 곧 우리의 몸을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