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몸집이 큰 SUV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 차등 적용 등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할 필요가 있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우리나라도 몸집이 큰 SUV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 차등 적용 등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할 필요가 있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SUV 차량의 주차 요금이 3배 인상된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몸집이 큰 SUV가 일반 차량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동시에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이라는데, 우리나라도 파리처럼 SUV에 대한 주차요금 차등 부과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시가 SUV 주차비 인상안에 대한 열린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은 5.7%로 저조했지만 투표 참가자의 54.5%SUV 주차비 인상안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1.6t 이상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SUV2t 이상의 전기 SUV의 주차비는 파리 도심에서는 한 시간에 6유로(8600)에서 18유로(26천 원), 도시 외곽지역에서는 4유로(5800)에서 12유로(17천 원)로 각각 인상된다.

파리시가 밝힌 SUV 주차 요금 인상 추진 배경은 도로 안전과 공공 공간 확보, 환경오염 때문이다. 가족용 차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UV는 지난 10년 동안 프랑스에서 7배나 증가했다. 신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SUV 비중도 40%로 늘어났다. 10년간 파리의 자동차 수는 꾸준히 감소했지만 자동차 평균 크기가 커지면서 도로나 공공장소에서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 크기가 커지다 보니 보행자와 사고가 날 때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 1990년 차량의 평균 무게는 975kg인 반면 현재는 1023kg으로 250가량 더 무거워졌다. 때문에 SUV가 일반 차량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동시에 더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SUV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SUV 신차 판매량은 802774대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RV125568대로 21.5% 늘어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외형 중 SUV가 단연 1위였다. 여기서 보듯 우리나라 차량의 크기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SUV 판매량 증가는 소비자들의 SUV 선호도가 높은 것도 있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승용차보다 SUV는 수익성이 좋다. 쉽게 설명하면 승용차를 팔 때보다 SUV가 더 이익이 많다. 때문에 최근에는 제조사들이 소비 트렌드를 앞세워 승용차를 단종하는 대신 신형 SUV를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신차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경차를 예로 들어보자 경차 풀옵션으로 1700만 원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차 SUV의 경우 2천만 원을 훌쩍 넘는다. 소형 SUV도 마찬가지다. 예전 소형 승용차는 1천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단종돼 구매할 수 없다. 대신 소형 SUV가 그 자리를 꿰찼는데 풀옵션으로 구매하려면 3천만 원은 족히 지불해야 한다.

여러 복합적인 환경 탓에 SUV 차량이 증하고 있다. 이로인해 주차장에서는 몸집이 큰 SUV 때문에 주차 공간이 협소해져 불편을 겪기 일쑤다. 201931일부터 시행된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일반형 주차 칸의 너비는 2.5m, 확장형 주차 칸은 너비 2.6m로 규정하고 있지만, 2019년 이전에 건축된 건물의 주차 칸 너비는 2.3m로 일반 중형차도 다소 협소하다. 때문에 문콕 사고, 대형차의 2중 주차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몸집이 큰 SUV가 많아질수록 그만큼 주차장이 커져야 한다. 사회자원이 투입돼야 한다.

여기에 일반 차량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동시에 더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파리시의 주장도 일리기 있다. 무게가 무겁고 몸집이 큰 차량이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연료 소비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는 전기차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전기차가 친환경차라고 생각하지만 전기는 다른 에너지를 소비해 만들어낸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전기는 화석연료를 소비해 만든다. 따라서 전기차를 탄다고 해서 완전 친환경은 아니란 소리다. 무게가 가볍고 몸집이 작을수록 전기, 휘발유 등 연료를 적게 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1.6t 이상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SUV2t 이상의 전기 SUV의 주차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아님 경유차에 부과하는 환경부담금처럼 대형 SUV 차량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어떤 차를 선택하는지는 자유다. 그러나 자유에는 당연히 책임도 따라야 한다. 선택에 부담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구매 시 몸집이 큰 SUV보다 자신의 환경에 맞는 크기의 차량, SUV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자, 친환경 가치소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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