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이정민] 대한민국 특허청에 등록된 말 관련 상표는 2000여개에 이른다. 동물 관련 상표로는 닭과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말 관련 상표는 말 자체는 물론 말과 사람, 마차 · 편자와 같은 마장구, 말의 신화적 형상인 페가수스와 유니콘 등 다양한 상징이 쓰이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얼룩말과 말의 사촌격인 당나귀를 브랜딩한 경우도 보인다.
상표 이미지와 병행하여 쓰는 브랜드 이름도 ‘천마, 백마, 용마, 준마, 쌍마, 호마, 적토마, 三馬, 포니, 페가수스, 다크호스’ 등 매우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말 상표는 대부분 1970년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등록된 경우가 많아, 경제발전과 등록상표의 수가 비례한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명과 심볼 로고의 변경 추세에 따라 급격히 사라져 간다. 삼성증권, 씨제이, 제일모직 등 삼성의 계열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말 브랜드가 줄어드는 또 다른 이유는 기업의 폐사 때문이다. 말표 신발로 명성을 날린 태화, 말을 형상화한 멋진 심볼 로고의 동화은행 등은 아쉽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2000년대 이후에도 말 브랜드는 소기업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재창출된다. 반면 중견기업의 경우 의류와 같은 개별상품 외 기업자체의 심볼로 활용하는 사례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대신 코치(COACH)와 같은 해외의 유명한 말 관련 상품들이 세계화의 기치아래 국내로 몰려왔다.
말 브랜드의 미래는 말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 그리고 인식수준에 달려 있다. 말에 대한 문화의 그림자가 짙게 존속하는 한 말 브랜드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 언젠가 말의 문화가 희미해진다면 말 브랜드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말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이니 말의 신문화 출현 또한 기대해 본다.
㈜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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