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양은미 (주)마음생각연구소 
칼럼니스트 양은미 (주)마음생각연구소 

[칼럼니스트-양은미] 걷기가 몸과 마음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냥 걷는 것도 눕거나 소일하는 것보다 좋지만, 기왕이면 건강에 좋은 자세로 신경 써서 걷는다면 더 좋을 것이다. 게다가 그런 좋은 걷기 자세가 습관으로 붙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어느 날,필자는 회사 출근길에 잠시 카페에 들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문득 사람들의 걷는 모습을 바라보니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푹 숙이고 걷거나, 스마트폰을 안 보더라도 꾸부정하게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필자 역시 꾸부정하게 걸을 것이다. 바른 걷기 자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고, 1시간 이상 걷기 실천만 생각하고 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걷기 활동을 할 때만이라도 신경 써서 바른 자세로 걸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바른 걷기의 시작은 바르게 선 자세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복부비만은 중년기를 지나 갱년기에 이르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베둘레햄, 러브핸들 등 귀여운 이름으로 허리둘레 군살을 말하곤 하지만 허리둘레 군살은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요소이다. 허리에 군살이 늘어나면 배가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등을 젖히게 된다. 이렇게 상체를 뒤로 젖히면 요통의 원인이 되고, 복근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배에 지방이 계속 붙어서 배는 점점 더 나오게 된다. 복근이 줄어들고 배가 나오면 서 있는 자세나 걷는 자세도 흐트러지게 된다. 

신중년 이상 세대들은 학창 시절부터 무거운 가방을 메고 등교를 하면서 성장했고, 오랜 시간 다리를 꼬고 책상에 앉아 일하거나, 노트북을 메고 닌자 거북처럼 살아오다 보니 몸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 역시 그렇다. 시간이 지나 50대에 이르니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퇴행성이 진행되고 있으니 관리를 하라는 조언을 받고, 그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면 12층 집까지 한 번에 걸어서 올라올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는 저서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에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걷기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그는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바르게 서려면 "턱을 가볍게 당기고, 어깨가 굽지 않도록 가슴을 앞으로 조금 내밀고, 등과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뒤로 젖히지 말고 곧게 편다. 배를 앞으로 내밀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좌우 다리에 균등하게 체중이 실리도록 똑바로 선다."라고 조언한다. 필자가 직접 해보니 실제 배에 힘을 주고 가슴만 살짝 내밀어도 자세가 상당히 교정되는 것을 느낀다. 턱까지 신경 쓰려니 좀 힘들어서 우선 이 두 가지만이라도 걸을 때 머리에 두고 걷고 있다. 이 두 가지가 몸에 습관으로 붙으면 턱도 신경을 써보려고 한다. 

이제 두 가지가 몸에 익숙해졌다면 다음에 설명할 두 가지를 더 보태면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가 알려주는 바른 걷기 자세가 완성된다. 하나는 걸을 때 ‘골반을 앞으로 기울여서 걷기’이다. 골반을 앞으로 기울이려면 배에 힘을 주고 항문을 조이고 엉덩이를 위로 올려야 한다. 실제로 해보면 허리가 시원하다. 이렇게 골반을 앞으로 기울이는 자세로 걷다 보면 골반이 틀어진 것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고관절과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고 하니 좀 어색하더라도 골반을 앞으로 기울여 걸어보자. 지난주부터 골반을 앞으로 기울여 걷는 자세를 추가해서 걷고 있는데, 한참 걷다 보면 금방 잊어버리고 다시 흐트러진 자세로 걷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도 날마다 신경을 쓰며 걷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습관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다른 하나는 ‘팔꿈치를 뒤로 최대한 당겨서 걷기’이다. 걸을 때 팔을 최대한 뒤로 당기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되돌아올 때는 배보다 앞으로 내밀지 않는다. 팔꿈치를 뒤로 당기면 견갑골을 움직여서 상반신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여 전신으로 걸을 수 있다고 한다.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는 하체만 집중해서 걸으면 힘이 몰려 쉽게 지치기 때문에 온몸으로 걸으라고 조언한다. 

■ 거울 앞에 서서

걷고 서는 모습에서 나이가 드러난다는 말에 사람들의 걷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정말 나이가 든 사람들은 다리만 써서 천천히 걷는 경우가 많다. 팔을 움직이더라도 힘없이 팔을 앞뒤로 휘젓는다. 건강을 생각하고 더 젊게 생활하려면 바르게 걷기를 생활 습관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 집에 있는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자세를 한번 확인해 보자. 턱을 당기고, 배에 힘주고, 가슴을 조금 내밀어 자세를 만들고, 골반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는 자세도 확인해보자. 또 팔꿈치도 뒤로 최대한 당겼다가 배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다시 돌아와 보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차근차근 고쳐나가면서 바른 자세로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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