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양은미 ((주)마음생각연구소 대표)

[칼럼니스트-양은미]  아기를 키울 때 아기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모습에서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신체 건강을 생각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 잘 먹고, 화장실 가서 볼 일을 편안하게 잘 보고, 푹 잠을 잘 수 있다면 건강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기 때보다는 정신건강 비중이 커지기는 하지만 일단 신체 건강을 놓고 보면 그렇다. 먹고 배설하는 일이 건강한 삶의 중요한 척도이다. 이런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우리 몸속 장기(臟器)는 장과 신장이다. 이토 히로시 박사는 그의 저서 『장기의 시간을 늦춰라』에서 장과 신장의 노화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장과 신장은 무척 고달프다. 풍족한 먹거리로 과식을 자연스럽게 하는 경우가 잦고, 봄철만 되면 해로운 황사와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고, 아이든 어른이든 하루일과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바빠졌다. 그러니 장기는 얼마나 바빠졌을까?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인생 절반을 돌아서니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은 소화 기능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고 과식을 하면 자꾸만 속이 안 좋다. 외모는 겉으로 드러나니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아는데, 속의 장기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증상이 나타나야 장기가 약해졌음을 알게 된다. 젊었을 때는 장기도 젊으니까 과중한 업무를 잘 소화해냈는데, 장기도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떨어져 이제는 예전같이 빠릿빠릿하게 일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신경 쓸 일이 많으면 갑자기 속이 안 좋아 고생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이런 생각에 갑자기 이토 히로시 박사의 『건강 100세 장과 신장이 결정한다』라는 책으로 손이 갔다. 

■ 장기의 시간

사람은 영원히 살지 못한다. 저마다 유통기한이 있다. 사람은 심장, 뇌, 신장, 장, 위 등 여러 가지 장기를 가지고 있다. 사람이 늙어감에 따라 이런 장기들도 함께 노화한다. 심장, 뇌 등의 장기가 죽으면 사람의 생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명도 끝이 난다. 이토 히로시 박사는 각 장기는 저마다 모래시계를 갖고 있고, 모래가 모두 바닥으로 떨어지면 장기의 시간이 끝난다고 비유한다. 그리고 이 장기의 모래가 떨어지는 속도를 ‘장기의 시간’이라고 말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기의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모래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모래가 바닥으로 다 떨어지면 장기의 수명이 다하는 것이므로 장기의 노화속도를 늦춰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의 제목처럼 건강하게 100세를 누리는 것은 장과 신장이 결정하기 때문에 장과 신장을 잘 돌봐야 한다. 

사람의 몸속에는 혈액이 돌아다니며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 등을 공급한다. 그래서 장기의 생명선은 혈관이다. ‘장기의 시간’을 결정하는 것은 혈액의 양이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뇌나 심장에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부족해져서 생명을 위협하는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이처럼 혈관 건강은 정말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혈액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장기는 어디일까? 아마 전문 의료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필자와 마찬가지로 뇌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장이 혈액의 30%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그 뒤를 이어 신장이 20%, 뇌와 골격근이 15%를 사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장기의 시간’은 장과 신장이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고 노화되기도 쉽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맞는 말이다. 스트레스는 외모뿐 아니라 장기도 늙게 만든다. 그래서 ‘장기의 시간’을 앞당기는 요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이다. 신장은 몸속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일과 심장을 도와 산소를 각 장기로 배분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산소가 부족하면 신장이 스트레스를 받아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렇게 되면 신장의 ‘장기의 시간’도 같이 빨라진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고혈압이나 만성신장질환에 걸리기 쉽다. 

장의 스트레스는 과식이다. 많이 먹으면 그만큼 장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니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스트레스 반응이 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그래서일까? 장수 노인들의 건강 비법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소식(小食)과, 마음건강 챙기기, 그리고 적당한 운동과 숙면이다. 장수 노인들은 이미 생활 속에서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습관을 실천하고 있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이토 히로시 박사는 장기의 시간을 늦추는 방법을 몆 가지 더 제시하였다. 뇌는 ‘감각의 컨트롤 타워’로 각 장기로부터 올라오는 정보를 전달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뇌가 안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뇌가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억과 사건을 많이 만들라고 제안한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내어 뇌를 휴식할 수 있게 하고, ‘장기의 시간’을 느리게 만든다. 아름다움을 잘 느끼는 사람이 건강 장수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맛있는 음식에 대해 감동하고, 그리고 아름다움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 나이대별 장기케어

이토 히로시 박사는 나이대별로 장기를 케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건강한 20~30대에는 장기를 단련시켜 강한 장기를 만드는 시기이다. 40대는 본격적으로 장기케어를 시작해야 하고,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장기가 병에 걸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런 40대의 관리 결과가 50대에 나타난다. 이때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장기에 이상이 없는지 조기 발견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60대는 인지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감각적인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 TV 시청보다는 라디오 청취나 책을 읽을 것이 좋다. TV나 영상은 정보가 순식간에 들어오기 때문에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문자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은 정보의 의미를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건강에 좋고, 귀로 들어오는 소리는 언어로 변환을 하는 과정과 말하는 사람의 뉘앙스까지 추측하는 등 뇌가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뇌활동으로 좋다. 70대에는 장기의 노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갑자기 기능이 멈추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좋은 기억을 쌓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 뇌라는 장기의 시간을 늦춰라

이토 히로시 박사는 대사증후군으로 발생되는 병이 도미노처럼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는 ‘메타볼릭 도미노’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과식과 운동부족이 비만을 일으키고 내장지방을 축적하여, 결과적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뇌혈관 질환 등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메타볼릭 도미노의 시작은 잘못된 생활습관이고, 이는 곧 대사증후군으로 발전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사증후군은 치매 발병의 주요 원인 질환이다. 결국, 장기케어가 치매 예방이고, 그 시작점은 좋은 생활습관이다.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100세 시대에는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서 치매가 노후 삶에 커다란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노인성 치매도 버거운데 초로기 치매(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토 히로시 박사는 장기 중에서 장과 신장에 대한 케어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필자는 40대부터는 뇌에 대한 케어도 필요하다고 추가하고 싶다. 초로기 치매는 30~40대부터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치매는 대사증후군처럼 생활습관병이다. 해마다 대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만 일단 좋은 생활습관을 통해 치매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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