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양은미 / (주)마음생각연구소 대표

[칼럼니스트-양은미]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모든 일은 행하는 원인에 따라 결과가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사람은 생각대로 행동하니까 생각에 따라 다른 행동이 나온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 비슷하게 어려운 시간을 어떤 사람은 가볍게 지나가고, 또 어떤 사람은 지독하게 고생하며 천천히 지나간다. 사고방식이 다르니 행동 방식도 다르다. 

어떤 상황에서 생각은 의식도 하기 전에 자동으로 떠오르게 되는 데 이를 ‘자동적 사고’라고 부른다. 생각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고, 합리적이거나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자동으로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자동적 사고’

“내가 뭐 그렇지. 제대로 되는 게 없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늘 나쁜 일만 생기지 뭐….”, “내가 왜 그래야 해?” 등의 문장에서 비슷하게 종종 사용하는 문구가 있다면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알게 모르게 하는 것이다.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시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게 나오면 “완전 끝이야!”, “난 공부해도 결국 안돼!”, “실패자야!” 등 부정적인 생각이 자동으로 떠오르고 걷잡을 수 없이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런 부정적 ‘자동화 사고’와 감정의 악순환은 점점 더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키운다. 그리고 이런 악순환은 인지 오류를 만들어 낸다. 

인지 오류라는 말은 상담이나 정신건강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말이지만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넘겨짚기 잘하는 사람들은 인지 오류를 범할 확률이 매우 높다. 현실에 일어나는 사실이나 상황을 자기 맘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 자각이나 상황과 사건의 의미를 왜곡하게 된다. 이런 인지 오류로 인한 ‘자동적 사고’가 습관화되면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취약하게 된다. 그리고 부정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 대인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진 제공 : ㈜마음생각연구소)

 

■ 내게 있을 수 있는 인지 오류

2016년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 국민의 건강 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 대응’ 보고서를 읽다 보니 한국 사람 중 91%가 인지 오류의 습관이 있다고 한다. 10명 중 9명은 습관적으로 인지 오류를 하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인지 오류를 측정하기 위해서 다음 5가지 질문을 하고 있다. 읽으면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항목이 있다면 손가락을 하나씩 꼽아보자.

● 임의적 추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사람들이 내 의견을 묻지 않는다면, 그것을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한다.’ 
● 선택적 추상화: ‘나는 하나를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개인화: ‘내가 다가가자 사람들이 하고 있던 얘기를 멈춘다면, 나에 대한 안 좋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이분법적 사고: ‘세상의 모든 일은 옳고 그름으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한다.’
● 파국화: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한다.’

손가락을 여러 개 꼽았다면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선택적 추상화를 제외하고 다른 4가지에 대해서 불안과 우울이 있는 사람들에게 높게 나온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고 하고 있다. 인지 오류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나의 생각이 한가지 인지 오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인지 오류들이 복합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인지 오류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불안, 우울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는 스트레스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여기 나온 인지 오류 유형만이라도 스스로 점검해보고 습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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