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최근 SPC삼립에서 5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SPC삼립 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근로자만 벌써 3명째다. 앞서 SPC삼립은 2022년 첫 사망사고 발생 이후 불매운동 등 사회적 질타가 이어지자 1천억 원의 안전 투자를 발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두 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SPC삼립은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이젠 소비자가 나서야 할 차례다.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윤활 작업 중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22년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협착 사고로 사망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샤니 공장에서 기계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했다. 이처럼 최근 3년간 SPC 계열 공장에서는 3건의 사망 사고와 5건의 부상 사고가 발생했다.
SPC삼립은 2022년 사망 사고 당시 1천억 원을 투자해 안전 경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고 때마다 소비자들은 SPC삼립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쳤지만 실제 SPC삼립 실적에는 큰 타격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이번 사망사고가 발생한 시화 공장에서 제조한 빵이 최근 열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크보빵(KBO와 삼립이 협업해 만든 빵)인 것이 알려지자 야구팬들이 불매운동에 나섰고 출시 41일 만에 누적 판매량 1천만 개를 돌파했던 크보빵은 야구팬들의 불매운동 여파로 단종되고 말았다.
과연 크보빵에만 불매운동을 해야할까. SPC삼립은 3년여란 시간 동안 안전 경영을 정착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업체는 말뿐이었다. 소비자가 불매운동을 펼치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것처럼 안일하게 경영해 왔다. 결국 추가 2명이 더 목숨을 잃게 됐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그 피해자가 내 가족일 수 있고, 내 친구, 지연일 수 있다.
이번 참에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소비자에겐 제품 구매 능력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불매할 힘이 있다. 크보빵 하나에만 집중되면 안된다. SPC삼립이 논란을 잠재우려고 크보빵을 단종시켜 버렸다. 따라서 SPC삼립 전 제품에 대한 불매로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불매운동으로 다시는 SPC삼립이 말뿐인 안전 경영으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가치소비다.
최근 버거킹, 롯데리아,노브랜드버거, 맘스터치 등 맥도날드를 제외한 햄버거 빅5가 SPC삼립에서 햄버거 번(빵)을 제공받아 오다 이번 사고 이후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거킹은 신메뉴 출시를 미뤘다. 노브랜드버거는 번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직영점 5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아웃백스테이크는 부시맨 브레드 대신 대체 빵을 제공 중이다. 이들은 아직도 이렇게 안전 경영과 거리가 먼 SPC삼립과 손절을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예전 SPC삼립과 손절했다. 손절 후에도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SPC삼립에서 빵을 제공받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이젠 기업들도 결단해야 한다. 언제까지 사람 목숨으로 만든 빵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인가. 언제까지 SPC삼립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손절이냐, 아님 공동 침몰이냐. ESG 경영을 말로만 하지말고 이젠 보여줘야 할때다. 그것이 바로 기업의 가치 실현·소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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