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산업통산자원부가 주관한 '2025 대한민국 순환 경제 페스티벌'(이하 순환 경제 페스티벌) 마지막날인 지난 4일 행사장 내 수리상점 곰손 부스에서 반려 공구라는 책으로 세간에 주목을 받은 모호연 작가를 만났다.
모호연 저자의 반려 공구는 공구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자신의 힘으로 일상을 단단하게 돌보는 사람의 이야기다. 모 작가는 공구를 사용하고부터 일상의 불편을 그저 견디던 삶에서 벗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시도해보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그녀가 수리상점 곰손' 부스에서 열심히 망가진 우산에 새 생명을 불어 넣고 있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내도 모 작자는 우산 수리에 흠뻑 빠져 있었다. “어떻게 우산 수리를 하시게 됐는지 여쭈어봐도 될까요?”라고 여러 차례 물어보자, 모 작가가 고개를 돌려 기자를 응시했다.
“우산 수리하고 붙이고 이런 것들이 재미있다. 일단은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수리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내가 기술을 조금씩 하나씩 습득하면서 얻는 행복감 같은 게 되게 크다. 그래서 내 뜻대로 안 되는 것들이 많고 내가 쓰는 물건조차도 내 의지대로 굴러가지 않고 이렇지만 거기에는 내가 어떤 기술을 습득해서 내 시간과 기술과 노력을 써서 뭔가 달라진다는 그 감각이 너무 좋아서 우산 수리를 시작하게 됐다”고 모 작가는 대답했다.
모 작가가 우산 수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23년부터다. 수리상점 곰손이 인연이 됐다. 이후 지금껏 매주 목요일마다 우산 수리를 하고 싶은 사람들과 수리와 수리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수리상점 곰손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문화에 반대하며 끝까지 아껴 쓰고 서로는 돌보는 사람들이 모인 환경단체(모임)다. 모 작가는 이곳에서 그녀가 사랑하는 공구로 우산 수리를 하며 환경을 지키고 자신의 행복도 챙기고 있다.
모 작가는 “공구를 정말 좋아한다. 사실 우산 수리를 하게 된 것도 공구가 좋고 수리도 좋아하기 때문”이라면서 “공구가 집에 많아 봤자 쓸 일이 없다. 그래서 뭔가 공구쓸 일을 찾으러 다니자 하다가 이렇게 우산 수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산 수리, 공구가 가치소비인가라는 질문에 모 작가는 “저는 공구를 정말 좋아하고 수리도 좋아하지만 우산 수리 하기 전에는 모든 걸 다 혼자서 했었다. 그런데 우산 수리를 하면서 사람들과 수리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거나 아니면 제가 우산대를 고정할 때 다른 사람이 붙잡아준다든가 뭔가 여럿이 함께하는 것들에 재미를 알게 됐다”면서 “그리고 물건을 고치다 보면 이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된다. 이 물건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거쳐왔을까를 생각하며 사람들의 노동에 대해서 다양한 느낌을 갖게 된다. 우산의 경우도 (물론 기계가 하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우산들이 하나하나 사람들이 만져서 태어나게 됐다는 걸 생각하면 물건에 대해서 대충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결국은 인간과 인간이 물건을 통해 보이지 않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계속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부분이 저에 제일 중요한 가치이자 가치소비”라고 밝혔다.
우산 수리하면서 힘든 부분에 대해 물어보자 모 작가는 “우산이 너무 다양하고 다르다는 것이 좀 힘들다”면서 “우산살이 부러진 것은 기존에 해체했던 우산에서 같은 살(부품)을 찾거나 아니면 최대한 길이가 맞는 살(부품)을 찾아서 우산에 맞게 다시 만들어서 사용한다. 우리의 우산 수리 방식은 100% 재생하는 방식, 자원순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우산을 오래 쓰는, 잘 고르는 방법에 대해 그는 우산살이 최소한 6개 이상인 것을 구매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편의점 비닐 우산은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모 작가는 “아무리 가벼운 우산을 갖고 싶어도 구매할 때 우산살이 최소한 6개가 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접이우산 이야기다. 장우산의 경우라면 최소한 우산살이 8개는 넘어야 한다”라면서 “요즘은 우산살 5개짜리 제품 나온다. 근데 물리적으로 맞지가 않는다. 우산이 바람을 견디려면 우산살이 6개 정도는 되야 한다. 우산살 개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비닐 우산도 피해야 한다. 이 우산은 금방 망가진다. 특히 부품으로도 못쓴다”라면서 “편의점 비닐 우산을 구매하지 않는 것도 환경을 지키는 실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즘은 금속 우산대로 만들어진 우산도 너무 저품질로 나온다. 우산을 너무 쉽게 생각하다 보니 저렴하게, 품질이 좋지 않게 만들어서 빨리 고장나게 만든다. 그런 기업들의 행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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