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계가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ESG 실천에 나서고 있다./ 사진: 잇그린 홈페이지 캡처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일회용 용기 등 환경 오염 주범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배달앱 업계가 ESG 실천으로 환경 보호에 나서며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다회용 배달용기(이하 다회용기) 사용이다. 다회용기 선택은 가치소비다. 

배달 일회용용기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3월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충남대학교 환경광학과 자용철 교수 연구팀과 함께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의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7년보다 증가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65개에서 102(56.9%), 생수 페트병은 96개에서 109(13.5%), 일회용 비닐봉투는 460개에서 533(15.9%)로 늘어났다. 국내 인구 5184만 명을 기준으로 할 때 플라스틱 컵은 53억 개를 소비한 셈이다. 컵 하나의 높이를 11로 가정하면 지구에서 달 사이 거리의 1.5배에 이른다. 생수 페트병의 경우 56억 개로 병당 지름 10로 가정해 늘여서 세우면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다. 비닐봉투는 276억 개로, 이들을 20종량제 봉투라고 가정하면 서울시를 13번 이상 덮을 수 있는 양이다.

한국인 1인당으로 보면,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는 생수 PET109, 일회용 플라스틱 컵 102, 일회용 비닐봉투 533,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568개로 나타났다. 국민 1인당 연간 약 1314(19.0)의 플라스틱을 소비한 셈이다. 이를 대한민국 국민 전체로 환산하면 약 87t에 이른다.

배달앱 업계는 일회용 배달 용기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다회용기 배달 주문 서비스는 소비자가 배달앱 이용시 카테고리나 배너를 통해 다회용기 사용 음식점을 선택해 다회용기 주문을 하면 다회용기와 가방에 담긴 음식이 배달되며, 식사 후에는 사용한 다회용기를 다시 가방에 담아 집앞에 놓고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로 회수 신청을 하는 방식이다. 다회용기 공급, 회수, 수거, 세척 등은 서울시 보조사업자 '잇그린'이 담당하고 있다. 서울시와 환경부의 예산 지원에 따라 다회용기 배달 시 소비자가 내야하는 추가 비용은 없다. 다회용기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용기는 열에 강해 따뜻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음식이 스며들거나 냄새가 배지 않아 위생적이다. 여러번 재활용이 가능해 미래지향적인 소재다. 또한 한 명이 하루 한끼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온실가스 31kg 와 폐기물 39kg 등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다회용기 사용모습/ 요기요 제공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요기요다. 요기요는 지난 202110월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본격적으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돌입했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서울 강남권에 이어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로 지역을 확장했다. 지난해 4분기 다회용기 평균 주문 수는 사업 시작 1년 만에 약 7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8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땡겨요 등도 다회용기 주문 배달 시범 운영 사업에 들어갔다. 배달의민족은 5월 기준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 등 서울시 5개구 와 김포시, 화성시, 안산시, 용인시, 안성시에서 다회용기 주문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오는 25일에는 시흥시에서도 다회용기 배달 주문이 가능해진다. 쿠팡이츠, 땡겨요 등도 비슷하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1, 그렇다면 가장 이용률이 많은 배달앱은 어디일까. 잇그린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타 배달 앱에 비해 요기요가 약 1년 가까이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기에 현재 이용률이 가장 높은 상태다. 잇그린은 배달 앱별 주문 통계는 협약에 의해 공개하지 않았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다회용기 이용 음식점수도 빠른 증가세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하여 약 600개의 가게가 다회용기 서비스에 가입했다. 잇그린은 내달 500개의 음식점을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잇그린 관계자는 컨슈머와이드의 취재에서 현재 다양한 배달 앱과 연계를 시작한 지는 약 9개월 정도 되었는데, 해당 기간으로 본다면 다회용기 사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업 초기 주문 수와 비교하자면 현재 다회용기 이용률이 약 22배 정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다회용기 재이용률은 80%가 될 만큼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호응도가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회용기 사용이 낯설어서 음식점에서 초반에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낮았으나, 소비자들의 다회용기 선호도가 높아지고 매출이 높아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음식점들의 다회용기 사용 의향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다회용기 사용으로 인한 환경 보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려면 전국으로 서비스 확대가 절실하다. 때문에 배달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대한 홍보와 음식점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대안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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