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자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페달 블랙박스다. 전문가들은 페달 블랙박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페달 블랙박스가 급발진 사고를 예방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두발로 브레이크 밟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에 급발진 의심사고 방지 장치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방 효과가 없는 페달 블랙박스 확산 보다 급발진 의심사고 방지 장치 도입 또는 두발로 브레이크 밟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자동차리콜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 5월까지 약 15년간의 급발진 신고 건수는 모두 793건이다. 매년 평균적으로 약 50명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낸 뒤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제조사의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례는 아직까지 없다. 전문가들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는 정차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질주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급발진 의심 사고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서 발생하는 페달 오작동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시청역 급발진 의심사고 당시 운전자는 차가 급발진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결과 운전자는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치근 공개된 택시 운전자 급발진 의심사고 영상에서도 택시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페달 블랙박스에 저장된 사고 영상은 운전자가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 담겼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서울 내 사고율이 높은 14곳의 택시운수회사 155대 차량에 페달 블랙박스를 시범 장착에 나섰다. 지난 7월 발생한 시청역 사고 이후 사회적 이슈가 된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페달 오인 사고를 분석하는 한편,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방안 중 하나로 페달 블랙박스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실제 장착 필요성을 검증하기 위해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설명했다.
문제는 페달 블랙박스로는 급발진 의심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고 원인 규명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급발진 사고를 예방하는 데에 집중해야 할 때다. 급발진 의심사고는 서울 시청역 사고에서 봤듯이 인명 피해가 크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급발진 의심사고 방치장치 의무화가 시급하다. 급발진 의심사고 방치 장치는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에 탑재됐다.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시스템(PMSA)는 정차 또는 저속주행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밟을 경우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전후방 장애물이 가까운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스템이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해 브레이크를 작동, 동력을 차단한다. 이미 일본은 2019년부터 시범 사업을 시작해 내년부터 의무화한다. 우리나라도 의무 장착이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페달 오작동 안전 보조 시스템 등 급발진 의심사고 방지 장치가 의무화되려면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다. 의무화 될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급발진 의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 확산이 필요하다. 바로 양발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가속 페달은 새로 방향으로 날렵하게 돼 있어 두 발로 도저히 밟을 수 없다. 반면 브레이크 패달은 가로로 넓게 돼 있어서 양발로 밟을 수 있다. 양발로 밟으면 그 착각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설사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경우에도 결국에 차는 선다. 페달 오조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따라서 범 국민을 대상으로 양발로 브레이크 밟기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 3층 다이아몬드 룸에서 진행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설명회에서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가 “당신이 밟고 있는 것이 지금 가속 페달일 수 있다”라고 한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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