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패달 블랙박스가 급발진 분쟁을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이는 12일 오전 10시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 3층 다이아몬드 룸에서 진행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설명회”에서 최영석 한라대학교 스마트 모빌리티 공학부 객원교수(차지인 대표이사)가 한 말이다.
이날 최영석 교수는 사고기록장치(EDR) 주제 발표에 나섰다. EDR (Event Data Recorder)이란 자동차의에어백제어 장치ACM(Airbag Control Module)에 내장된 데이터기록장치로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이 발생하는 사고(Event)가 났을 때 에어백 전개 유무, 브레이크, 차량속도 및 핸들 조향각 등 사고전/후의 운행 정보 및 충돌 정보를 기록, 저장하는 장치다. 차량의 충돌 및 각종 안전장치의 성능평가에 활용하거나 사고 발생 시 기록된 데이터를 통하여 사고 상황을 재현하고 원인을 분석하는데 있어 중요한 증거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 12월에 자동차 제조사가 EDR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2015년 12월 19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차량 소유자에게 EDR 장착 사실 고지 및 데이터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최근 EDR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저장하는 데이터 항목과 주기를 높이는 법규 개정안이 발효됐다.
EDR···법적 신뢰성을 갖춘 장비
최영석 교수는 “EDR은 전 세계에서 교통사고 분석에 사용하는 법적 신뢰성을 갖춘 장비”라고 못 박았다.
그는 “미국 자동차 공학회 SAE에 ESR 분과가 별도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고, 국제 규격 및 전세계 공동된 장치다. 1개 자동차 회사가 ESR 기준이나 내용들을 어떻게 바꾸거나 임의로 할 수 있는 그런 사항들은 아니다.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변경하는 것 자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EDR 데이터 정확한가
최 교수는 “차에는 여려개의 제어기가 있고, 이 제어기의 데이터가 모이는 곳이 EDR이다. 한꺼번에 전부 연결이 되어 있다”라면서 “만약에 한 분이 못 받으실 수 있다. 뭔가 오류로 아니면 제가 주소를 잘못 넣어서 전체가 다 안 갈 수 있다.근데 수많은 사람한테 보낸 것 중에 한 분만이 잘못 받았다라는 오류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DR이 얼마나 정확하냐고 질문을 받는다. EDR은 처음부터 교통사고를 위해 만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함을 분석한다거나 급발진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장비가 아니다”라면서 “영상 블랙박스가 사고 상황을 그냥 보기 위한 거지 여기에 초고해상도 카메라를 가지고 확대해서 저 멀리 있는 뭔가를 찍으려는 것이 아니다. 한계가 있다. 목적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활용을 할 수 없다. 단지 EDR에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에 대한 신호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의 실수가 있었냐 브레이크를 밟았냐 안 밟았냐 정도를 판단을 하는 데는 충분하다”라고 부연했다.
EDR 오류 발생할 수 있나
최 교수는 EDR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기계 장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오류가 발생하면 오류가 발생한 대로 그대로 저장이 된다”라면서 “시스템들이 전부 연결이 돼 있다. 만약에 제어기 오작동, 또는 사고, 원인 모를 고장으로 한쪽 시스템에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데이터 하나만 바뀌어서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 것 같냐.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EDR로 결함 판독 가능할까
최 교수는 판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처음부터 결함을 판독하려고 만든 장비가 아니다. 그리고 자동차 회사에서는 이제 뭔가의 결함이 있었거나 개발할 때 쓰는 별도의 고가 장비들은 따로 있다. 그래서 이 두 개의 종류가 좀 다르다”라고 말했다.

패달 블랙박스 대안일까
최 교수는 페달 블랙박스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패널 블랙박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영상은 누구나 쉽게 이해가 된다. 보면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상의 취약점은 누구나 쉽게 이해가 되는 반면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가 있다. 지금 딥페이크로 시끄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패널 블랙박스를 권장하고 있다. 얼마 전에 입법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이 일 참 편하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행정은 참 편리하실 수 있다”라면서 “자기 돈 쓰고 마음의 평화를 가지시고 싶으신 분들은 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냈다.
이어 “영상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조작하기도 쉽다. 더 문제는 자동차 회사가 의무로 장착을 시키는 것이다. 저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라면서 “지금 블랙박스는 밖에서 막 붙인다. 각도가 틀리고 조금씩 다 다르다. 제조사도 많다. 그래서 영상을 조작하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제조사가 만들게 되면 각도와 위치를 고정한다. 그리고 스펙이 딱 정해진다. 영상 조작이 용이해진다. 그래서 만약에 제조사가 의무 장착한다면 현재 블랙박스 보다는 최소한 두 세 배 이상의 비용과 보안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이걸 타겟으로 공격하는 것들이 저는 100%로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