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청년들의 취업이 여전히 쉽지 않다. 청년들이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간이 11.5개월로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미취업자 5명 중 1명은 3년 이상 취업하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청년층(15∼29세)이 첫 취업에 성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1.5개월로 전년보다 1.1개월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역대 가장 긴 기간이다. 기간별로 보면 47.7%가 첫 일자리를 잡는 데 3개월이 걸리지 않았지만 30.0%는 1년 이상 걸렸다. 특히 3년 이상 걸리는 비율이 작년 8.4%에서 올해 9.7%로 늘었다. 최종학교 졸업자 중 지난 5월 현재 취업하지 않은 사람은 129만 명으로 작년보다 2만 9천 명 늘었다. 특히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사람은 23만 8천 명으로 지난해(21만 8천 명)보다 2만 명 늘었다. 비중도 17.3%에서 18.5%로 높아졌다. 그만큼 인재 육성이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이에 기업들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직접적인 육성은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발굴부터 육성하는 것을 말한다. 간접적 육성은 장학금 기부 등을 통한 육성이다. 일부 기업은 실제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다른 일부는 취약계층 자립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서다. 통틀어 이 같은 인재 육성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자 가치소비다. 지난 7월 인재 육성에 나선 기업들을 취재해 봤다.
BAT로스만스는 환경 인재 육성에 나섰다. ‘2024 에코리그 환경 분야 아이디어 대회(이하 에코리그)’에 참가할 최종 10개 팀을 선발했다. BAT로스만스의 환경 청년 인재 육성을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 공모전은 올해로 3년째다. 올해 선발된 10개 팀은 지난 5월, 전국의 대학교 재학생 및 휴학생, 졸업 후 5년 이내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환경 문제 해결 아이디어 공모로 선발됐다. 이번 팀에는 소나무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해 머신러닝 기반의 AI 사진 분석 기술을 제공하는 ‘남산 위에 저 소나무’팀, 제주 해안의 생태계 문제 해결을 위해 구멍갈파래를 활용한 화장품을 제작하는 ‘무아르’팀 등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다양한 팀들로 구성됐다. 각 선발팀에게는 활동 지원금 200만 원이 지원된다. BAT로스만스는 참가자들의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멘토링 교육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로컬 파이널 포럼에서는 그간의 성과 발표를 통해 최종 우수팀을 시상한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총 1천만 원 상당의 상금이 제공된다.
BAT 담배 제품을 생산하는 BAT코리아제조(이하 BAT사천공장)은 지역인재 양성에 힘을 보탰다. 부산대학교와 함께 인재 양성을 위한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 ‘수퍼노바(Supernova)’를 론칭했다. 수퍼노바 프로그램은 지역 인재 양성과 취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BAT사천공장은 수퍼노바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부산대학교에 1천만 원의 발전 기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직무 교육뿐만 아니라 현직자 커리어 멘토링과 장학금을 제공받게 된다. 프로그램 이수 후에는 '두드림(Do-Dream)' 인턴십 채용의 기회도 얻게 된다. 두드림 인턴십은 제품 생산, 품질 관리, SCM, 설비 장비 및 설치 부문에서 6개월 동안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인턴십 이후 최종 평가에 따라 BAT그룹의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GGP(Global Graduate Program)'로 전환될 기회가 주어진다.
BAT로스만스가 환경 청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KT&G는 신인 뮤지션 육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 2007년부터 진행해 온 대표적인 문화공헌 프로그램인 ‘밴드 디스커버리’를 통해 지금까지 총 52개 팀을 선발해 상금과 앨범 제작, 공연기회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을 지원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2024 밴드 디스커버리’에는 총 294팀이 참가 신청했다.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윤마치’, ‘품바21’ 2개팀이 우승팀으로 선정됐다. 우승팀에게는 팀당 상금 500만 원과 싱글 앨범 제작 지원 등 총 1,600만 원 상당의 혜택이 제공된다.
자동차 업계도 인재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볼보자동차코리아(볼보)는 전문 테크니션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문 테크니션 양성 교육 과정인 ‘어프렌티스 트레이닝 프로그램(Volvo Cars Apprentice Training Program)’ 6기를 배출했다. 국내 유수 대학의 자동차 관련 학과 전공자를 대상으로브랜드 및 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는 물론 고객 서비스 역량까지 갖춘 전문적인 테크니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어프렌티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볼보의 전문 테크니션 양성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으로 통해 ▲볼보자동차만의 브랜드 헤리티지 ▲각종 첨단 안전 기술 ▲차량의 시스템 점검 및 유지 보수 교육 ▲스웨디시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한 고객 응대법 및 보증 정책 등의 커리큘럼을 이수하게 된다. 어프렌티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모든 교육을 이수한 이번 6기 수련생들은 전국 볼보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이달부터 4주간의 현장 실습 및 6개월간의 인턴십 과정을 거친 후 정식 테크니션으로 채용된다.
포르쉐코리아(포르쉐)는 예술 중 발레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탰다. 초록우산(대표 손병덕)과 손잡고 발레에 재능있는 취약계층 및 전공생들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포르쉐 터보 포 드림-발레’라는 포르쉐코리아의 첫 번째 해외 문화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포르쉐 터보 포 드림-발레’가 발레의 도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2주간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으로 지난 6월, 포르쉐는 초록우산, 댄스플래너와 함께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발레 전공자를 대상으로 15명의 발레단 장학생을 선발해 지난 7월 8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슈투트가르트 출신 무용가 및 현대무용 발레단의 마스터 클래스, 현직 무용수 멘토링, 현지 문화 체험, 포르쉐 뮤지엄에서의 프로필 촬영,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존 크랑코 스쿨 가이드 투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해외 발레 캠프를 진행했다.
GM은 미래 자동차 산업 인재 육성에 나섰다. GM한마음재단코리아가 지역사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및 인천광역시 교육청과 협력해 ‘글로벌 커리어 캠프’를 진행했다. 이번 캠프에는 인천 지역 중학생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 업무 소개, 대학생 멘토링 세션, 그룹 토의 세션 등 미래 진로를 탐색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이와 함께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해 대학생 멘토들과 향후 진로를 논의하고, GM 한국사업장 청라주행시험장의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는 등 다양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식·음료(주류) 업계는 지역인재 육성을 초점을 맞췄다. 직접 육성보다는 장학금 기부를 통한 간접적 인재 육성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재단법인 당진장학회에 지역인재 육성 장학금 1천400만 원을 기탁했다. 장학금은 2015년에 당진시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시에서 판매된 ‘처음처럼’ 소주 한 병당 30원씩 적립해 마련했다. 현재까지 10회에 걸쳐 총 9천900만 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기탁했다.
오비맥주는 자사 대표 브랜드의 ‘카스’를 생산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이천시에 지역상생과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 795만 원을 기탁했다. 이번 기부금은 이천 지역 내에서 오비맥주의 제품 판매 수익금 일부로 조성됐다. 전달된 장학금은 이천시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꿈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비 등으로 사용된다. 오비맥주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이천시에 지역인재 육성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현재까지 오비맥주가 이천시에 기탁한 누적 장학금은 약 3억 3천700만 원에 달한다.
CJ는 식품 인재 육성에 직접 나섰다. CJ가 운영하는 CJ나눔재단을 통해 취업취약계층 청년들의 직업 교육과 취업 연계를 통해 자립을 돕는 ‘CJ도너스캠프 꿈키움 아카데미'의 2024년 하반기 교육생을 모집했다. 'CJ도너스캠프 꿈키움 아카데미'는 취업취약계층 청년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위해 전문적인 직업 교육 기회와 CJ계열사 및 동종업계 취업 연계를 제공하는 CJ나눔재단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7년 사업 시작 이후 지난해까지 총 580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그 중 499명이 취업에 성공해 약 86%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 교육생은 ▲요리 과정 ▲베이커리 과정 ▲서비스매니저(식음/헬스&뷰티)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만 18세에서 34세의 청년이라면 학력 및 전공, 병역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이 중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 및 자립준비청년, 한부모가족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우대 선발한다. 특히 올해는 교육생 규모를 전년 대비 50% 증대하여 총 210명의 인원을 지원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지원 대상 연령 상한을 기존 만 29세에서 34세로 대폭 늘렸으며, 계열사 취업처를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CJ올리브영에 이어 CJ제일제당까지 확대해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전국 직업계고 3학년 재학생 및 졸업 1년 이내인 청년들도 선발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며 월 최대 60만 원의 교육 지원금을 포함해 분야별 최고 전문가의 특강, 선배 교육생·임직원 멘토링, CJ계열사 현장 실습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