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통한 윤리적, 친환경 가치소비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시장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비건 국가 공인 인증기관은 없어

(사진:컨슈머와이드DB/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비건(vegan) 시장이 해마다 급증세다. 비건을 통한 윤리적, 친환경 가치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비건은 프루테리언(fruitarian), 비건(vegan), 락토 베지테리언 (Lacto vegetarian), 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 등 여러 종류의 채식주의 중 순수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고기는 물론이고 계란, 우유 및 벌꿀을 포함한 동물성 음식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다. 요즘 비건은 대체육, 식물성 계란, 비건 베이커리 등 식생활을 넘어 비건 의류, 화장품 등으로 확장 추세다.

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비건 시장은 2020년 기준 1740만 달러 한화로 240억 원 대 수준으로 글로벌 비건 시장이 2020년 261억 달러(약 79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윤리와 환경 문제들로 인해 육류 소비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 채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비건 수요가 늘고 있어 국내 비건 시장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된다. 실제로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건 전문 음식점 가맹점이 2020년 76%에서 지난해 391%로 급증했다. 연령별로 비건 음식점 매출액을 보면 20대가 2019년 200%에서 2022년 821%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도 202%에서 424%로 늘어났다.

문제는 비건과 관련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비건 식품의 제조 판매, 광고와 관련된 규정이 있지 않다. 때문이 비건 제품에 과장된 광고와 부정확한 표기 등이 난무하며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그 예로 지난 2019년 롯데라이는 100% 식물성 패티라는 점을 광고한 비건 버거를 출시했지만 소스에는 마요네즈, 우유, 소고기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해 비건 제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GS25도 대체육 간편식을 선보이면서 비건 인증 원재료가 사용됐다고 광고했지만 일부 제품에 쇠고기, 우유 등이 함유돼 있어 적잖은 비난을 받았다. 결국 이 두 회사는 완전 비건 제품으로 재출시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국가 비건 공인 인증기관이 없다는 점이다.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인증원을 비건 인증기관으로 승인한 적이 있지만 2019년 5월로 그 기한이 종료돼 현재는 비건 관련 국가 공인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민간 인증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들 민간 인증업체들은 활발한 인증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인증을 해주고 있는지, 유럽, 미국 등 공인 인증기관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혼선을 막기 위해선 식약처 등 정부가 비건과 관련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무분별하게 늘고 있는 민간 인증업체에 대한 관리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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