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SK텔레콤(이하 SKT)이 12일부터 일명 유심 포맷, 유심 재설정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기존의 유심의 소프트웨어 중 일부를 바꿔 유심교체 효과를 낸다. 유심교체 예약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교체 또는 유심 재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유심 재설정을 선택했어도 나중에 유심 교체를 받을 수 있다. SKT는 유심 재설정은 유심교체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입자에게 안심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과연 유심 교체 예약자 중 유심 재설정을 선택할 가입자가 많이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어떤 선택이 합리적 통신 가치소비인지 따져볼 때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SKT 기자실에서 진행된 데일리 브리핑에서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은 “유심 교체 시 금융인증 기관의 재인증 등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만들게 됐다”면서 “1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보면, 유심 교체는 말 그대로 유심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반면 유심 재설정은 기존 유심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존 유심의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사용자 직접 저장 정보 중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의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 교체의 불편함을 최소화 한 것이 장점이다. 유심 교체 시 ▲주소록과 문자 백업 ▲공동인증서, 페이 앱 재발급 ▲티머니 환불 ▲금융기관 재인증 등이 선행돼야 했다. 그러나 유심 재설정은 이 같은 선행이 필요없다. 따라서 유심 교체보다 처리 시간이 단축돼 고객 편의가 향상되는 점도 장점이다. 단 유심 교체와 마찬가지로 유심 재설정 역시 대리점에서 진행해야 한다.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은 “현재 파악한 바로는 유심 재설정을 하게 되면 삼성 페이 빼놓고는 전체가 다 이런 인증 절차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일단 나왔다”면서 “삼성 페이는 인증 절차를 위해 한·두 번 정도 누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심 재설정은 셀프는 안된다. 왜냐면 유심 정보를 받아야 되기 때문이다. 현장(대리점)에서 할 수 있다”면서 “유심 재설정에 따른 부작용는 현재까지는 없다. 유심 교체와 동등한 효과다”고 덧붙였다.
유심 재설정은 기존 유심 교체 예약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따로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유심 재설정을 선택했다고 해서 유심 교체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유심 교체를 원할 시 1회에 대해 유심을 교체 받을 수 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사실 유심 보호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히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런데 유심 교체를 원하시는 가입자에 대해서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심 교체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절차들이 필요해 그 부분을 좀 더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새로운 그런 기술을 적용하게 됐다”면서 “유심 재설정은 기존에 본인의 유심을 그대로 고쳐서 쓰시는 거기 때문에 유심 부족 사태도 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SKT가 유심 재설정 도입으로 유심 교체 비용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현재 유심은 7천 700원이다. e심은 2천750원이다. 반면 유심 재설정은 0원이다.
김희섭 PR센터장은 “저희가 유심 교체 비용을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 그동안 불편을 많이 끼쳐드린 점을 사과린다. 고객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T 가입자 중 유심 교체를 원하는 경우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현재는 유심 교체, e심 샐프 개통이 있다. 앞서 지난 10일 e심 셀프 개통이 시작됐다. 오는 12일부터는 유심 재설정이 추가된다. 단 e심은 스마트폰 교체 시 새로 발급을 받아야 한다.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지난 10일부터 e심 셀프 개통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e심 개통 프로세스가 복잡했다. 이를 5단계로 줄였다”면서 “10일과 11일 한 20만 명에게 안내를 했고 이중 실제로 5천 명이 개통했다”고 말했다.
선택은 SKT 가입자 몫이다. 어떤 선택이 합리적 통신 가치소비인지 따져봐야 한다. 다행인 점은 유심 재설정을 선택했더라도 나중에 1회에 한해 유심을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