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저출산과 인구 구조 변화로 1∼2인 가구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젠 1인 가구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 앞으로도 1인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가전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2050년 1인 가구 비중 39.6%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750만 2천 가구로 전년보다 33만 6천 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8.6%에서 2021년 33.4%, 2022년 34.5%로 5년간 5.9%p 증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연령대별 1인 가구 비중을 보면 20~34세가 28.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 청년층이 가장 많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65세 이상 26.3%, 50~64세 24.2%, 35~49세 20.0%, 20세 미만 0.7% 순이었다.
1인 가구로 생활하는 이유로는 본인의 직장 때문에 1인 가구로 산다는 사람이 34.3%로 가장 많았다. 본인의 독립 때문에 1인 가구를 선택한 사람은 26.2%였다. 이어 가족 사유 17.0%, 가족 사별 15.5%, 본인의 학업 4.9% 순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무엇일까.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많은 직업은 전문가로 21.5%였다. 이어 사무직 19.1%, 서비스직 13.4% 순이었다.
1인 가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50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9.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업계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유통업계는 1인 가구 맞춤·특화 매장과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전업계는 1인 가구가 사용하기 좋은 가전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1인 가구 맞춤·특화 매장..소포장 제품 봇물
1인 가구 등장은 유통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1인 가구는 대형마트에서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가까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식재료, 생필품 등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업계의 매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GS25는 올해부터 신선강화형 매장(FCS·Fresh Concept Store)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FCS는 장보기에 특화한 편의점 모델이다. 이곳은 농·축·수산 신선식품과 조미료, 통조림, 즉석식품, 냉장식품 등 장보기 관련 식품군이 일반 편의점보다 500여 종 더 많다. 지난해 말 기준 253개 매장이었던 FCS를 올해 안에 최대 1천 개까지 확대에 나선다.
슈퍼마켓도 1인 가구 소비패턴 영향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의 슈퍼마켓 브랜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1인 가구 특화 점모를 오픈했다. 이 점포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닭강정, 샌드위치, 김밥, 샐러드 등 젊은 직장인이 좋아하는 메뉴 등을 채운 델리 코너를 전면에 배치했다. 또한 반 마리 선어류와 같은 소용량 수산물, 1인용 축산물 및 밀키트 등도 판매한다. 롯데슈퍼는 최근 기존 점포를 1인 가구에 특화한 점포로 리뉴얼 오픈했다. 이 점포에는 1인 가구의 소비 수요가 높은 식품 품목 수를 40% 늘리고, 매장 면적의 90%를 소용량 채소와 가공·조리식품, 1인용 도시락, 와인 등으로 채웠다. 양사는 향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신도시 중심으로 점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커머스도 1인 가구 증가에 변화 중이다. SSG닷컴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량씩 소비하는 시장 추세에 맞춰 3일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신선식품을 내놨다.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소포장(1개씩 낱개 포장)한 기획상품으로 수도권 중심(네오센터 출발) ‘쓱배송’ 및 ‘새벽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가전업계, 1인 가구 수요 저격...맞춤형 가전
1인 가구 증가에 삼성·LG전자 등 가전업계가 1인 맞춤형 가전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양사는 1인 가구를 비롯한 소규모 가구 맞춤 가전을 선보이며 미래형 주거공간 시장도 공략 중이다. LG전자는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기술과 프리미엄 가전을 적용한 소형 모듈러 주택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주거 형태인 '넷 제로 홈(Net Zero Home)'으로 구축하고 삼성전자의 TV를 비롯한 모든 가전, 갤럭시 모바일 기기 등을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해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1인 가구용 주거 가전을 내놨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인 가구 수요를 대비해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좁은 장소에도 설치할 수 있어 1인 가구 환경에 알맞다. 또한 삼성전자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무빙 스탠드 TV 43형을 지난 2일 내놨다. 이 제품은 43형 모니터와 무빙 스탠드를 결함해 업무를 보거나 게임 플레이, 영상 시청 등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원룸 등 1인 가구 거주 공간에서 자유롭게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LG전자는 이와 같은 무빙 스탠드 TV를 몇해 전 선보인 바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신발 관리기, 여러 조리 기구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전기레인지, 와인 냉장고 등, LG전자는 1~2인 가구에 적합한 식기세척기, 크기를 줄인 안마의자 등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 가전을 선보이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쿠쿠전자 등 중견 가전업체들도 1인 가구를 위한 가전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외식 물가가 청정부지로 오르자 집밥을 찾는 1인 가구도 많아지는 추세다. 이로 인해 1인 가구가 사용하기 알맞은 소형 음식물 처리기가 1인 가구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례로 음식품 처리기 업체 스마트카라의 판매량을 보니 1인 가구가 사용하기 적당한 2L 제품군 판매량이 5L 용량보다 판매량이 약 4배 더 높았다. 특히 소형 음식물 처리기는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0% 성장했다. 음식물 처리기 다른 업체인 엣홈의 소형 음식물 처리기도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이 298% 급증했다.
1인 가구 선택 자체가 자신을 위한 가치소비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1인 가구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하는 것 역시 가치소비의 일환이다. 1인 가구 소비 시장은 기존 시장과는 다르다. 대용량보다는 소용량을 선호한다. 직접 요리보다는 간편식을 즐긴다. 주거환경도 그렇게 넓지 않다. 과연 누가 1인 가구 소비 시장을 선점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