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친환경 포장 전환에 분주하다./ 사진: 각사 제공 및  쿠팡 뉴스룸 캡처
유통업계가 친환경 포장 전환에 분주하다./ 사진: 각사 제공 및  쿠팡 뉴스룸 캡처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유통업계가 친환경 포장 전환에 분주하다. 유통업계의 친환경 소재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이전보다 자원 낭비율을 줄인 친환경 포장이 활성화 추세다. 여기에 오는 4월말부터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의 일환으로 택배 과대 포장 규제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이들의 친환경 포장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업계의 친환경 포장 전환은 기존보다 비용과 노력이 더 들지만 환경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된다. 친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소비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친환경 포장 전환


쿠팡은 일회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싱귤레이션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다. 얇은 비닐팩으로 제품을 포장해 같은 지역에 배송되는 제품끼리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배송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회성 포장재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싱귤레이션 프로세스로 쿠팡의 전체 배송 중 일회성 박스 포장 비율은 20% 미만이다. 친환경 포장 전환을 위해 제품 포장 프로세스를 연구하는 패키징 팀을 운영 중이다. 보냉팩인 쿠팡 프레시백을 개발해 신선식품 배송에 재사용하고 있다. 쿠팡은 현재 70% 수준인 신선식품 프레시백 사용률을 8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컬리는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 서비스 지역을 대전을 비롯한 세종, 천안, 아산, 청주 등 충청권으로 확장했다. 퍼플박스는 컬리가 지난 20217월 선보인 재사용 포장재로 약 47용량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크기다. 친환경 배송을 위한 가방으로 상온 28도 기준으로 냉장 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도의 상태를, 냉동 제품은 약 11시간 동안 -18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로써 퍼플박스는 기존 수도권, 동남권(부산, 울산, 대구, 창원, 김해, 양산)을 넘어 충청권에서도 확대됐다. 퍼플박스 도입으로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종이박스 약 966만개를 절감했다. 30살 된 나무 1그루에서 얻을 수 있는 펄프의 양이 59kg라는 점을 감안하면, 컬리 퍼플박스를 통해 30년생 나무 2000그루를 보호한 것과 동일한 효과다. 절감한 종이박스를 면적으로 계산하면 여의도 전체 넓이의 2.5배 수준이며, 서울숲 15개 크기와 맞먹는 수치다. 퍼플박스의 사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기존 종이박스에 사용되는 워터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 사용량도 감소했다. 이는 곧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컬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는 57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5938억 원 대비 230억 원 줄었다. 구체적으로 포장비가 560억 원에서 488억 원으로 12.9% 내렸다.

SSG닷컴의 경우 신세계백화점과 협의해 온라인몰 선물하기 전용 친환경 패키지 도입해 운영 중이다. 선물하기 전용 택배 상자는 테이프를 쓰지 않고도 상자를 봉합할 수 있다. 조립형 상자를 순서대로 접은 뒤 상자 윗면을 홈에 끼워 고정하면 봉합이 가능하다.


백화점 친환경 포장..이번 설 선물세트도


백화점 중 현대백화점은 식품관 판매 과일이나 채소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소분해 포장해주는 프레시 테이블서비스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퇴출을 순차적으로 적용 중이다. 올해 1월말이면 무역센터점을 비롯해 압구정본점신촌점더현대 서울판교점 등 4개 점포에 일회용기 사용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프레시 테이블을 무료로 이용하려면 다회용기를 미리 준비해야 하고, 가져오지 않을 경우 다회용기를 구매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프레시 테이블에서 일회용기를 퇴출시킴으로써 연간 6.2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레시 테이블에서 연 22만여 개의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사용되는데 플라스틱 1kg를 생산할 경우 2.4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할 경우 30년 생 소나무 2,258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다회용기 판매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탄소중립 생활 실천 교육 프로그램인 기후행동 1.5스쿨챌린지에 사용할 계획이다.

백화점들은 이번 설 명절 선물세트에도 친환경 포장을 적극 도입한다. 롯데백화점은 명절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했다. 100% 종이 재질로 제작한 과일바구니와 BIO SAP 식물성 아이스젤을 활용한 아이스팩은 재활용과 분리수거에도 용이하다. 특히 재활용 원단을 활용한 보냉가방은 명절 이후 백화점에 반납시 엘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회수 캠페인을 통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이후에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굿즈로 재활용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 과일 선물 세트 포장에서 플라스틱을 퇴출시켰다. 과일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고정틀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대체했다. 또한 와인선물세트 포장은 가주그 천 폴르프로필렌 등 소재에서 종이소재로 바꿨다.

기업 입장에선 기존 포장 방식을 친환경으로 교체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 비용은 더 들어가고 고객입장에선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이에 따른 매출 감소도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포장으로 바꾸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더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 포장 방식으로 교체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