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누가 영업시간을 원하는 대로 바꾸고 통보하며, 누가 고객용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고 공지하며, 누가 서비스 규범을 만들고 고객들의 민원을 관리하는가?” 이는 백화점 면세점 판매 서비스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14일 오후 1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진행한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 및 교섭 의무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서비스연맹 법률원 김주연 변호사가 법원을 향해 던진 외침이다. 백화점, 면세점이 하청 노동자의 원청임을 인정하고 이들과 교섭에 나서 함께 쉬는 휴일 도입,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 등을 하는 것이 바로 상생 가치 실현이자 소비다.
이날은 노조가 백화점·면세점 12개사(롯데쇼핑 주식회사, 주식회사 신세계, 주식회사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 주식회사 광주신세계, 주식회사 대전신세계, 주식회사 현대백화점, 주식회사 호텔롯데, 롯데면세점제주 주식회사, 주식회사 부산롯데호텔, 주식회사 호텔신라, 주식회사 신세계디에프, 주식회사 신세계디에프글로벌)를 대상으로 교섭 해태 등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행정법원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이다. 김주연 변호사와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볍원에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명확히 인정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교섭 의무를 확인할 수 있는 올바른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백화점 면세점 노조가 처음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접수한 것은 지난 2023년 9월 26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행정법원에서의 1심 마지막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2년 동안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면서 “먼저 법이 바뀐다. 조만간 국회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통과될 예정이다. 개정될 노동조합법에는 근로자와 직접 계약 관계를 맺지 않은 사업주라 하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 결정력을 행사한다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이러한 사용자 정의 조항의 개정을 포함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여당은 8월 내로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거부권으로 찬물을 끼얹을 대통령도, 악법이라 비난하는 고용노동부 장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대화 촉진법이라고 말한다. 이런 설명은 놀랍게도 백화점 면세점에서 일하는 판매직 근로자들이 놓인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노동조합법이 개정되면 이제 더 이상 회사들은 계약 관계가 없으니 교섭할 수 없다는 변명을 할 수 없다. 계약 관계라는 형식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권한과 책임이라는 실질에 맞추어 원청 사업주도 교섭에 나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법의 변화에 법원의 역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법원에서 헌법의 정신에 입각해 원청 사업주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하는 3개의 판결을 탄생시켰다. 지난 2년 사이에 또 다른 변화가 바로 이것이다. 지난달 25일 서울행정법원은 사내 하청 근로자들과 교섭할 의무가 있는 자는 원청인 하나오션과 현대제철이라는 두 개의 판결을 내놓았다. 사용자를 가리는 문제는 단체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관점에서 단체 섭을 요구하는 근로자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누구와 단체 교섭을 할 수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면서 “법과 판례의 변화와 함께 노조는 누가 영업시간에 원하는 대로 바꾸고 통보하며, 누가 고객용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고 공지를 하며, 누가 서비스 규범을 만들고 고객들의 민원을 관리하는지 법원에 다시 질문을 던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근로자들이 매장에서 일하면서 겪는 고충을 해결하고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누구와 단체 교섭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행정법원의 1심 판결을 통해서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은 자신의 소중한 고객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고객을 응대하고 자신의 상품을 판매해 주는 근로자는 남이었다. 이러한 선 긋기가 유효할 날도 멀지 않았다. 행정법원이 지금까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여 간접고용 근로자의 기본권 확장에 힘써왔던 것처럼 백화점 면세점 노조의 사례 또한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