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윤조 에센스(오른쪽 6세대, 왼쪽 5세대, 중간 용기 변경 5세대 버전)/ 사진: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지난 3월초 아모레퍼시픽이 6세대 설화수 윤조 에센스(이하 뉴 윤조에센스)90ml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1만원 인상했다. 그런데 가정의 달을 맞아 아모레퍼시픽이 뉴 윤조에센스에 대한 견본품 물량 공세에 나섰다. 그나마 뉴 윤조에센스는 양반이다. 다른 설화수 기획세트에 대해선 거의 융단폭격 수준이다. 견본품 역시 제조시 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견본품을 증정할 거면 차라리 가격을 내리는 것이 구매 부담도 줄일 수 있고, 환경 보호도 할 수 있다.

뉴 윤조 에센스 출시 사흘 뒤인 지난 34일 기자는 취재차 백화점 설화수 매장을 방문했다. 당시 뉴 윤조 에센스는 90ml 1종류 밖에 출시되지 않았다. 가격은 14만원으로 5세대 윤조에센스(90ml 12만원)보다 1만원(7.1%) 인상됐다. 당시 판매 직원은 성분 업그레이드과 지속가능성과 한국적 미감을 고려한 용기 디자인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구매 시 견본품은 몇 개 되지 않았다. 본사가 견본품을 철저하게 관리하게 때문에 더 줄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A 모바일 쇼핑라이브 방송 화면 촬영

그랬던 아모레퍼시픽이 가정의 달을 맞아 견본품 융단포격에 나섰다. 한 모바일 쇼핑 라이브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어버이날 전날인 7일까지 뉴 윤조 에센스를 구매 시 10% 가격 할인과 함께 10종의 체험키트(견본품)을 증정했다. 설화수 공식 쇼핑몰에서는 안티에이징 베스트 셀러 KIT(견본품)을 제공 중이다.

뉴 윤조 에센스는 그나마 양반이다. 세트 구성부터 견본품 폭탄이다. 앞서 밝힌 모바일 쇼핑라이브에서는 자음수, 자음유액, 탄력크림 등 탄력 3종 세트에 5개 견본품을 추가했다. 여기에 10종의 체험키트까지 줬다. 견본품만 15개나 된다.

한 오픈마켓에서는 설화수 자음 2종 세트에 내장 판촉 견본품 5, 증정 사은품으로 제공되는 견본품 11개 등 견본품만 총 16개가 제공됐다. 설화수 탄력 3종 기획세트는 내장 판촉 견본품 5개와 증정 사은품 13(견본품) 등 총 18개의 견본품으로 구성됐다.

B오픈마켓 판매페이지 촬영

이같은 견본품 융단 폭격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컨슈머와이드의 취재에서 "샘플(견본품) 증정은 모든 화장품 기업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대표적인 프로모션 방식이라면서 가정의 달을 맞아 더 많은 샘플을 드리는 것은 그간 브랜드를 사랑해주신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감사를 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샘플이 가지는 부가가치 만큼 고객에게는 할인 혜택이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에 대한 체험 기회를 드린다는 점에서는 단순한 금액 할인 이상의 고객 만족을 드리는 프로모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의 말처럼 견본품 증정은 모든 화장품 기업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대표적인 프로모션 방식이 맞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뉴 윤조 에센스를 출시하면서 MZ세대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MZ세대는 환경을 중시하는 등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소비를 하는 가치소비의 대표 세대다. 과연 견본품 살포가 가치소비일까. 사실 견본품을 더 많이 주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 역시 가치소비일 수 있다. 견본품을 많이 받아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견본품 역시 공짜가 아니다. 본품 가격에 견본품 등 마케팅 비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환경오염도 문제다. 화장품 용기 중 특히 견본품 용기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관련 기사 참조) 여기에 쓰지 않고 버려지는 견본품들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아모레퍼시픽은 ESG 경영을 한다고 홍보한다. 견본품 살포가 ESG 경영의 일환인지 물어보고 싶다. 견본품을 주는 대신 차라리 본품 가격을 인하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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