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굿윌스토어 캡처)

[컨슈머와이드-복요한 기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옷이 넘쳐 나고, 온라인 몰에서 3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클릭 몇 번만 하면 옷을 간단히 구매할 수 있다. 평소 옷보는 눈썰미가 있고 어느 정도 브랜드별 인지도를 알고 있다면, 양질의 새 옷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매하니 굳이 중고옷을 구매하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다. 좋은 옷을 저렴한 가격에 건지겠다고 중고가게을 이용하는 것은 불편하고 쓸모없는 짓일 수 있다.

그러나 일부러 중고옷을 구매하기 위해 중고가게를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만의 신념을 담은 가치소비로써 중고옷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기자의 주변에도 중고옷 가치소비자가 있다. 지인 A씨 (서울, 40대 여성)다. A씨의 중고옷 가치소비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둘째로 자신의 피부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중고옷 구매를 통해 나와 다른 이들에게 이로운 가치소비가 가능해진다.

우선 중고옷 구매가 어떻게 장애인들의 일자리 제공에 기여하는 가치소비가 되는지 살펴보자.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는 중고매장 '굿윌스토어'는 중고옷을 포함해 각종 중고물품 판매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일터를 제공하고 자립을 돕는다. 굿윌스토어 매장에 가보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매대를 정리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기준 등록장애인 중 장애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62.5%에 이른다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김성희). 또 국내 전체 등록 장애인 121만5천914명 중 후천적 질환이나 사고 요인이 80% 에 이른다는 점에 비춰볼 때 (2020년 기준), 장애는 뜻하지 않은 사고나 갑작스런 질환을 통해 나 자신을 비롯한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장애인의 일자리와 치료, 복지 등을 위해 비장애인이 기여하는 행동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치소비다. 노인, 여성, 어린이를 위한 복지가 그렇게 시작했듯이 말이다.

A씨는 "장애인은 장애의 정도에 따라서 충분히 직업교육을 감당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한 몫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제대로된 일자리를 갖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다. 일자리를 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고옷을 사는 것으로 이들의 일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다면 굉장한 가치소비가 아닌가. 그래서 난 중고옷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고옷 구매가 어떻게  자신의 피부보호에 도움을 주는 가치소비가 되는지도 살펴보자. 일각에서는 옷염색에 사용되는 아조염료 및 방부제인 페놀류 등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성분과 우리 몸의 눈과 기도를 자극하는 염소는 섬유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지만  피부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폼알데하이드 등을 고려하면 '사용되고 여러번 세탁된 옷'이 건강하다고 본다(환경부/화학물질과/ 의식주와 화학물질 2011.12.30). 사용되고 여러번 세탁된 옷이란 중고옷이다. 중고옷 구매와 사용은  이렇게 내 피부보호를 위한 가치소비가 된다.

기자는 중고옷을 구매하지 않지만 A씨를 통해 중고옷 구매는 '나와 우리를 위한 가치소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중고옷의 구매는 가치소비'라고 인식하기 보다는 '남이 입다 내놓은 찜찜한 헌 옷'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가시지 않았고 기자도 같은 이유로 정작 구매하기에는 고민이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 중고시장은 단순히 '저렴한 옵션' 혹은 '자선사업의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치있는 옵션 즉 '가치소비'의 방법으로 인식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기자를 포함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스텝은 무엇일까 더 고민해봐야 할 때다. 좋은 뜻은 다수의 실천으로 나타나야 그 빛을 발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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