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날로 높아져 가는 인건비의 절감 등을 이유로 업종을 불문하고 각 매장에서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설치하고 운영 중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키오스크가 '누군가'에게는 원하는 것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누군가'에는 어르신들, 비문해(非文解)자들을 비롯해 기계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모든 이들 등이 해당된다. 이들에게 키오스크는 낯설어서 당황스러우며 주문할 때마다 진땀 흘리게 만드는 괴로움의 대상이다. 주문하는 동안 뒤에 다른 사람이 줄이라도 선다면 헤매는 내 모습이 쑥스럽고 미안해져서 결국 키오스크를 통한 구매를 포기하고 만다. 실제로 식음료 매장 같은 곳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발벗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키오스크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큰 것보다 오히려 소비자를 내쫓는 결과로 이어져 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비칠 것이라는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기 때문이다. 내 돈 쓰는데 당황스럽고 불편함을 느끼면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없는데 기업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겠는가.
혹시 '키오스크 사용에 불편한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고 이 문제로 기업 성장에 좋니 마니, 소비자들의 등을 돌리게 하니 마니를 논하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겠다. 단순히 우리나라의 노령 인구수와 비문해 인구 수만 살펴봐도 키오스크의 사용 불편함이 무시해도 될 만큼 소수의 문제, 그냥 내버려둬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만 18세 이상 성인 중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어려운 비문해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4.5% 로 200만 명에 이르고(2020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성인문해능력 조사), 65세 노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5%로 901만8천 명이다(통계청, 2022년 고령자 통계). 결코 기업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기업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오스크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어떤 소비자나 원하는 제품을 난관없이 구매할 수 있게 하므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장의 방법이요 소비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쓰는 돈은 기업의 가치소비다 (가치투자라고도 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내가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가치소비가 가능한 방법이다. 즉 소비자,기업 모두 윈윈(win-win)이다.

이러한 점에 눈을 뜨고 소비자의 원활한 키오스크 사용을 돕기 위해 힘을 쏟는 기업과 지자체가 있다. 기업으로는 한국맥도날드, 지자체로는 서울시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맥도날드는 키오스크 이용 등에 어려움을 겪는 정보 취약계층 성인들을 위한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한다. 자료를 공동 개발 및 교육에 힘쓴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맥도날드는 자사 매장에서 키오스크 현장실습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매장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분들께 쾌적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힘쓰고자 이번 업무협약을 기획하게 됐다. 한국맥도날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키오스크, 누군가에게는 미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위해 ▲1대1 맞춤형 교육 ▲디지털 안내사와 배움터 운영 / 디지털 약자형 키오스크 설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디지털 안내사는 직접 기차역, 지하철역, 대형마트 등을 순회하며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키오스크 활용법을 안내해 주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맥도날드와 서울시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업와 지자체가 '모든 소비자들이 키오스크를 손쉽게 쓸 수 있도록' 신경쓰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술했 듯, 키오스크의 편의성 문제 해결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가치소비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