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윤경호 변호사] 지난 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간단히 설명했다. 가장 큰 차이는 운전자는 자신의 손해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반면, 보험사를 법적으로 인정되는 최고 보상액을 거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보험사는 정답을 아는 상태에서 운전자와 합의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보험사는 위 3가지 금액을 나누어 제시하지 않고 그냥 운전자에게 총액을 제시하면서 합의를 진행한다. 결혼식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에서도 각각의 금액을 알 수 없고, 총액만으로 계약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총비용 적절 여부를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보험사와의 합의에서도 법률 문외한인 운전자로서는 보험사가 제시한 금액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보험사는 자신에게 유리한 합의를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전략을 구사한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합의를 하자고 종용하는 경우, 치료가 다 끝나고 났는데도 합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경우,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운전자에게 얼마를 받으면 되냐고 먼저 물어보는 경우 등. 만약 운전자의 요구가 자신의 ‘정답’을 벗어나는 경우라면 보험사는 별다른 설득 없이 ‘소송을 하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보험사와 현명하게 합의하기 위해서는 운전자 역시 어느 정도 정답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의 법률적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만약 운전자의 나이가 70세가 넘은 노령이라면.
보통 손해액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소극적 손해’ 부분입니다. 즉, 20세가 갓 넘은 운전자에게 영구장해가 남는다면 노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인 만 65세까지 발생하는 모든 소극적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런데 운전자 나이가 많다면 이미 노동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났기 때문에 노동력 상실에 따른 소극적 손해액이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 실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동연한을 2~3년밖에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소극적 손해액이 매우 커지기는 어렵다.

만약 사정이 이렇다면 운전자는 빠른 합의를 하기보다는 계속해서 병원에서 치료받는 편이 좋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이미 기존 질병이 있을 수도 있고, 젊은 운전자보다 사고로 인한 치료 기간이나 비용이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최대한 오랜 기간 보험사가 병원비를 지급해 주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만약 이러한 치료가 계속되고, 그 치료 금액이 보험사가 생각한 ‘정답’을 초과한다면, 그때는 보험사가 참지 못하고 치료를 중단하라고 하거나 그래도 치료가 계속되면 운전자에게 ‘채무 부존재 확인의 소’라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더 이상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때는 적절하게 판단하여 합의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2. 운전자 나이가 젊고 영구장해가 예상되는 경우
이러한 경우에는 소극적 손해가 매우 커지게 되므로 충분한 치료를 받은 이후 합의를 진행하여야 한다. 영구장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6개월간 충분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영구장해가 남는다는 점과 세부적인 노동력 상실률을 파악하고 난 이후 소극적 손해액을 산정하여 보험사의 합의에 임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 소송을 할 때 어떠한 절차를 밟게 되는지 설명하겠다.

